은행과 보험사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선 승리 이후 시장금리 상승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1일 은행과 보험사 주가는 전날보다 평균 3.3% 정도 상승했다. 이들이 상장된 코스피 지수가 전날보다 0.91%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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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
은행(은행지주사 포함)의 주가 상승폭을 종목별로 살펴보면 신한금융지주 3.64%, KB금융지주 1.31%, BNK금융지주 4.71%, DGB금융지주 1.81%, JB금융지주 1.94%, 우리은행 2%, IBK기업은행 1.87% 등이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장중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도 장중에 52주 신고가를 넘어섰지만 막판 매도세의 영향으로 종가는 전날보다 0.43% 떨어졌다.
보험사의 주가 상승폭도 삼성생명 4.74%, 한화생명 6.20%, 동양생명 6.87%, 미래에셋생명 5.9%, 삼성화재 1.36%, KB손해보험 3.68%, 롯데손해보험 1.61%, 한화손해보험 5.46% 등에 이르렀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정지출 확대방침에 따라 시장금리(10년 만기 국채수익률)가 오르고 있는 점이 은행과 보험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투자자들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승리연설에서 “미국 도심과 도로, 교량, 공항, 학교 등 인프라에 관련된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연설 직후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미국과 연동돼 크게 상승했다.
트럼프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장기 국채를 더욱 많이 발행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랗게 되면 국채가격이 떨어지는데 국채수익률은 가격에 반비례한다.
은행은 대출금리를 책정할 때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만큼 시장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주요 이자이익인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도 늘어난다.
보험사도 시장금리가 오를수록 이전에 확정된 고금리로 보험상품을 팔아서 생긴 역마진 부담이 줄어든다. 보험사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장기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점을 감안하면 운용자산이익률도 오를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와 관계없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뜻을 내비친 점도 은행과 보험회사 주가의 강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이자이익과 보험사의 투자이익은 기준금리와 연계된다. 미국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줄어 은행과 보험사에 호재로 작용한다.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일 연설에서 “연준은 대선 이전에 가던 방향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으며 다른 연준 이사회 구성원들도 비슷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