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달라진 증권 위상에 지주 회장 후보 '컷 통과', 신한투자 이선훈 그룹 존재감 주목
-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종 압축후보군(숏리스트)에 올랐다. 숏리스트에는 4명의 후보가 포함됐다. 증권 관련 계열사 대표의 후보 포함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 받는다.신한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대표가 지주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은 12년 만이기도 하다.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신한투자의 높아진 계열사 내 위상을 상징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그룹 내 입지에 관한 전망까지 돈다.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숏리스트에는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등 내부 후보 3인과 외부 후보 1인이 포함됐다.지난 2013년, 당시 기준으로 전현직 신한금융투자(신한투자증권의 전신) 대표가 나란히 지주 회장 선출을 위한 숏리스트에 올라 화제가 됐다.강대석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와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얘기다. 이후 12년 동안 증권 계열 대표의 숏리스트 포함은 없었다.이선훈 대표의 경우 특히 은행을 거치지 않은 순수 증권가 출신으로선 처음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12년 전의 후보 강 대표와 이 부회장은 각각 한국외환은행과 산업은행 등 은행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이선훈 대표는 2024년 신한투자증권으로 자산관리부문 겸 자산관리그룹 부사장으로 돌아와 올해 신한투자증권 경영관리 총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이 대표는 앞서 1999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해 2022년 SI증권 대표이사를 맡으며 신한그룹을 떠나기도 했다.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가 회장이 될 가능성은 낮을 것 같다"면서도 "증권사 대표가 지주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신한투자의 높아진 위상을 증명한 것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이러한 배경에는 신한투자의 실적 성장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신한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005억 원을 내며 1년 전보다 44.4% 성장했다.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258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증가했다.최근 신한카드가 실적 악화에 빠져있는 가운데 증권의 성장세가 신한금융의 비은행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이 같은 비은행 계열사 간 위상 변화는 이번 지주 선거에서도 반영됐다.숏리스트에 신한카드 대표가 빠진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14년 만이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의 맏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그동안 은행장과 함께 회장 후보에 올랐는데 이번에는 제외됐다"고 짚었다.신한투자증권 대표가 신한금융 회장 숏리스트에 오른 것은 12년 만이다.이 대표가 취임 이후 이어가고 있는 내부통제 노력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이 대표는 지난해 1300억 원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운용손실 사고 이후 '위기관리·정상화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았고, 이후 대표에 올라 내부통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올해 금융당국이 해당 사고와 관련해 '기관경고' 제재를 내리면서 신한투자증권은 발행어음 결격사유를 피하게 됐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모험자본 공급 기조와 신한투자증권의 내부통제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로 본다"며 "이 대표로선 이번 숏리스트 진입이 앞으로 계열사 내 입지를 더욱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