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6.3 지방선거' 두 달 앞인데,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이 보이지 않는 이유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6.3 지방선거' 두 달 앞인데,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이 보이지 않는 이유
오는 6월3일로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이번 선거에선 전국의 시장·도지사, 구·시·군의 장, 시·도·구·군 의회 의원(지역구 및 비례대표), 교육감을 동시에 뽑는다. 인천 계양구을, 경기도 평택시을과 안산시갑, 충남 아산시을, 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갑 지역에선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이미 각 당별로 이번 지방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공모하고, 최종 후보를 정하기 위한 경선 등을 진행하느라 분주하다. 치열한 권력 다툼, 날선 말싸움, 밥 그릇 챙기기 등 선거를 앞둔 정치판의 민낯도 적나라하게 보여진다.각 당별로 어떤 내용의 정책 비전과 공약이 제시되고, 어떤 구호(캐치프레이즈)가 외쳐질지도 관심거리다.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있다는 얘기다.야당과 야권의 '공격수' 역할이 중요하다.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다. 뭔가가 빠진 것 같다. 간이 덜 된 느낌이랄까.무엇보다 각 당 차원의 '이런 걸 하겠습니다'가 없다. 각 당별로 '우리 후보를 뽑아주시면 이런 걸 하겠습니다' 내지 '이런 걸 할 테니 우리 후보를 뽑아주세요'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선거 공약 내지 비전 형태로 내놓기 전 이슈 선점을 위해 밑밥을 까는 모습도 안 보인다.지난 지방선거 때와 비교하면, 윤석열 정부에서 이재명 정부로 바뀌었다. 따라서 여야도 바뀌었다.여당과 야당은 이른바 포지션이 완전히 다르다. 각 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놔버리면 안 되지만, 전술은 바뀔 수 있다. 선택과 집중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 아니 달라지는 게 맞다.아무튼 각 당별로 차별화한 무언가가 나와줘야 하는데,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제1 야당으로 공격수 역할을 해야 할 국민의힘이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안타깝다.야당과 야권의 공격이 없으니 여당은 방어에 나설 필요가 없고, 그러니 유권자들은 맥 빠진다.이는 2022년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와도 비교된다. 당시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였다.특히 당시는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지나 안정화 단계로 전환되는 시점이었다. 당시 여당 국민의힘은 소상공인 온전한 손실 보상, 국민의 건강한 일상 회복, 주택 공급 확대, 시장 기능 회복을 통한 주거안정 실현, 경제 활력 제고, 성장 인프라 구축, 안전하고 질 높은 양육환경 조성, AI 교육으로 미래형 인재 양성, 청년의 꿈을 응원하는 희망의 사다리를 놓겠습니다, 살고 싶은 농산어촌을 만들겠습니다, 국토 공간의 효율적 성장전략 지원, 원전 산업 강화 통한 탄소중립 추진, 경제 안보 확립, 보편적 문화복지로 대한민국 품격 향상 등의 정책을 내놨다.야당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강화 및 사각지대 없는 손실 보상, 무주택자·1주택자 지원 및 부동산 불로소득 억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산업·디지털·에너지 일자리 대전환, 보건·교육·복지·일자리 등 꼼꼼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청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모든 분야에서 차별 없는 성평등 사회 실현, 노동이 존중받는 차별 없는 일터 조성, 수도권과 지방이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지방분권, 소멸 위기 극복, 살맛 나는 농산어촌 만들기, 한반도 평화 정착, 국익 우선 외교, 스마트 국방, 국민주권 정치.사법 개혁 및 제고 기반 조성 등을 제시했다.일부 겹치기도 하지만, 각 당별 포지션과 가치 철학에 기반해 차별화된 정책과 구호들이 다양하게 내세워졌다. 당연히 야당의 공약과 비전이 공격적이고 폭넓고 두터웠다.하지만 이번에는 야당에서 이런 모습이 안 보인다. 아니, 그러지 못하는 상태다. 그래서 맥 빠진 모습으로 이번 지방선거가 치러질까 걱정이다.물론 아직 선거까지 60여 일이나 남았으니 기다려보라고 할 수도 있다.비행기는 양 날개로 난다. 정치 역시 여당(여권)과 야당(야권)이 양 날개 구실을 잘 해줘야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래야 선거 때 각각 추구하는 가치에 기반을 둔 담론이 만들어지고 공약과 정책이 제시된다.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고, 나라와 사회 발전은 물론 시민 권익에 도움이 되는 아젠다가 성겨지고 동력도 생긴다.요즘 정치판을 보면, 한쪽 날개가 제 구실을 못하는 모습이다. 제1 야당 국민의힘이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쌈박하게 내란 세력을 떨치고 거듭나 앞으로 나아가라는 주문이 많지만,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발을 빼지도 못하는 모습이다.지지도가 떨어지고, 당선 가능성도 떨어진다. 앞장서는 사람이 없고, 그 틈을 타 '소인배'들이 악다구니를 벌이며 밥 그릇 챙기기를 하는 악순환도 벌어진다.정치는 선거를 통해 민심과 연결되며 힘을 얻는다.지금 상태로면, 이번 지방선거는 야당과 야권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어, 비행기가 한 쪽 날개 없이 기울어진 모습으로 나는 꼴로 치러질 수도 있다. 이런 상태로는 균형이나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길 기대하기 어렵다.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지역 주민으로서, 소비자로서, 유권자로서 걱정이다.'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같은, 아주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해서 보면 유권자이자 소비자 걱정은 더 극명해진다.전례로 볼 때, 대선(대통령 선출)과 총선(국회의원 선출)과 지방선거(지방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및 교육감 선출) 등 전국 단위 선거는 이동통신 요금 인하, 저가 요금제 출시, 사업자 간 경쟁 활성화 등을 통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때가 많았다.어떤 형태로든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공약이 내걸렸고, 관련 정책이 추진됐다. 어차피 당할 거,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선수를 치기도 했다. 마케팅 전략을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으로 포장해 내놓으며, 생색을 부리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요구가 불거지면 '아~ 선거철이구나' 했고, 선거 단골 공약이나 비전으로 이동통신 요금 인하가 꼽히기도 했다.보통은 야당이 공격수로 나섰다. 소비자 단체를 등에 업고 '깃발'을 치켜들었다.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에 따른 고유가와 고환율로 물가가 오르며 시민 시름이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경기가 침체하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통신요금은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LTE와 5G 등 새 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출시할 때마다 '이동통신은 장치산업이라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든다'며 요금을 높게 책정했다.이 논리대로라면 감가상각에 따라 원가가 낮아지는 흐름에 맞춰 요금이 떨어져야 한다.통신서비스 회계기준에 따르면, 통신장비 감가상각 기간은 장비별로 6~7년이다. 기준대로라면 현재 운용되는 이동통신망 가운데 3세대(WCDMA)와 4세대(LTE) 망은 감가상각 기간이 끝나 원가가 제로(0원)이고, 5세대(5G) 역시 감가상각이 끝났거나 거의 끝나가는 상태다.물론 통신망 유지보수와 장비 교체 비용은 든다.실제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올해 이동통신 3사 합산 영업이익은 5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KT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05% 증가한 2조4691억원에 달했다. KT는 '일회성 부동산 분양 수익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KT 2026년 영업이익은 2조1766억원으로 점쳐진다.LG유플러스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4% 증가한 8921억원에 달했다. 2026년 영업이익은 1조1120억원으로 전망됐다.SK텔레콤 2025년 영업이익은 1조732억원이다. 이 업체는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가입자 이탈, 고객 보상안 시행,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납부 등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SK텔레콤 2024년 영업이익은 1조8234억원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2026년 영업이익은 1조9800억원으로 전망됐다.전적으로 국민 호주머니로 챙기는 영업이익 치고는 과도하다는 평가가 많다.더욱이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이동통신 사업자들로부터 '호갱'(호구+고객)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쌓여있다.지난해 2월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관계자들이 5세대(G) 이동통신 원가자료 1차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이동통신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마침 지방선거가 열리니, 이동통신 월 정액요금 인하를 통해 물가 지수를 낮추고 서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통신요금은 유가 등과 함께 물가의 중요 부분을 차지한다.제1 야당 국민의힘이 나서줘야 한다. 하지만 조용하다. 며칠 전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이동통신사들의 5G 커버리지 문제를 제기하길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깃발'을 드나 싶었는데, 후속 행보가 없다.전례로 볼 때, 소비자 단체나 시민단체 측이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하는 차원에서 이동통신 서비스 원가 공개 얘기를 들고나올 법도 한데, 이 부분 역시 조용하다.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야당이 받아주고 끌어갈 것이란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국민의힘 꼴로 볼 때 확신이 안 선다.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피해 보상 요구 등 다른 건들도 유권자들의 감성을 건드리기 좋은 소재인데 소환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물론 아직 좀 이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겉으로는 권력투쟁과 밥 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국민을 위해 준비할 건 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제1 야당이고, '썩어도 준치'라는 말도 있잖은가.제발 그랬으면 좋겠다.참고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뒤 진행한 유권자 의식조사(3차) 결과를 보면, 지지 후보.정당 선택 시 '정책․공약'(29.4%)을 가장 많이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 정당'(26.5%)과 '인물·능력·도덕성'(25.9%)은 그 다음이었다.비례대표의원 선거에서 지지 정당을 선택하는데 고려한 사항으로는 '정당의 정견·정책'(38.4%), '지지한 지역구 후보자와 같은 정당'(28.1%), '비례대표후보자의 인물·능력'(19.3%) 순으로 나타났다.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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