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 코스피 5000에 '3차 상법 개정' 탄력받나, 장동혁 단식 중단도 긍정적 작용
- 코스피가 장중 '꿈의 지수'로 불리는 5천 선을 돌파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재명 정부는 2025년 7월3일 1차 상법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이어 같은 해 8월 2차 상법개정안도 처리했다. 코스피 5천 돌파 및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의 단식 마무리가 겹치면서 3차 상법 개정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장 대표의 단식으로 여권은 숨고르기를 해왔다.22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5천선을 돌파해 5019.54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들을 초대해 오찬을 함께했다.이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을 두고 여러 논의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코스피 5000 특위의 최대 현안인 3차 상법개정안(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조속한 처리에 뜻을 모았을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5000 특위는 그동안 3차 상법 개정에 역점을 둬왔다.앞서 코스피 5000 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이 지난해 11월25일 대표발의한 3차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취득 후 1년 내 소각 의무화 △자사주 권리·활용 제한 △자사주 자본성 명확화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여기에자사주로 교환 또는 상환 사채 발행 금지, 합병·분할·분할합병의 경우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 금지 등도 포함돼 있다.현재 3차 상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위원회에 회부돼 계류 중이다. 여당이 다수 의석을 갖고 있어 법안 처리에 물리적 장애는 없다.재계가 일부 반대하고 있지만 주식 시장 활황에 여론은 상법 개정에 호의적이다.재계는 이미 3차 상법개정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많은 기업들은 발빠르게 자사주를 소각하거나 처분하고 있다.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자료를 보면 2025년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신규 상장사를 제외한 479곳에서 모두 80개 기업이 2025년 한 해 동안 자사주 20조9955억 원어치를 소각했다. 같은 기간 108개 기업이 3조1273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처분했다.특히 자사주를 바탕으로 교환사채(EB)을 발행하는 흐름도 주목된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를 바탕으로 한 교환사채 발행을 금지하고 있어 일부 기업들이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전 미리 '선수'를 친 것으로 보인다.자사주 교환사채는 기업이 보유한 자기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상환 시 자사주를 넘기는 방식을 일컫는다.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2025년 9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자사주로 교환사채를 발행한 사례는39건으로 1조 1891억 원 규모다.2023년에는 연간 25건, 2024년에는 연간 28건이었던 데 비해 급증한 수치다. 2025년 8월25일 2차 상법개정안이 통과된 만큼 2025년 9월의 이례적인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은 3차 상법 개정을 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자사주는 주주들이 낸 자본을 바탕으로 기업이 영업이익을 창출한 뒤 이를 배당이나 투자 대신 주식 매입에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활용 방식에 따라 경영진이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돼 왔다.이런 논란의 연장선에서 기업이 자사주를 기초로 교환사채를 발행할 경우 주주 이익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의 성격을 지닌 자사주를 자산처럼 활용해 자금 조달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만기 도래 시 자사주가 특정 투자자에게 이전되면서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거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이와 별도로 재계는 3차 상법 개정 추진에 대해 보완입법을 요구하고 있다.경제 8단체는 이번달 20일 3차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특히 이들은 기업이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사주에 대해서는 소각 의무를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경제 8단체는 "비자발적 취득 자기주식은 정부가 장려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경우가 많다"며 "향후 석유화학 등 구조개편이 필요한 산업에서 M&A 중 취득한 자기주식을 반드시 소각해야 한다면 사업 재편 속도가 늦어지고 산업경쟁력 저하도 우려된다"고 말했다.단체들은 이어 "특정 목적 취득 자기주식도 처분 과정에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면 처분 절차 시 주총 결의를 받도록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이렇듯 국회 밖 논의가 뜨거운 데 견줘 국회에선 그동안 속도가 붙지 않았다.통일교 특검 등으로 여야의 대치 정국이 길어진 탓이 제일 컸다. 3차 상법개정안은 애초 이날 국회 법사위 소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장동혁 당대표의 단식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이 전면적 상임위 보이콧에 나서 상정이 불발됐다.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8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국민의힘장동혁 국민의힘당대표가 22일 건강 악화로 서울시 관악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어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다만 장 대표가 이날 단식을 중단하면서 야당의 상임위 보이콧이 계속될 동력이 떨어졌다. 이에 3차 상법개정안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국회 법사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데다 여당이 표결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의석을 갖추고 있다.이 대통령의 공개적인 주문 역시 개정안 처리에 직접적으로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현안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코스피 상황과 관련하여 더 공정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며 "사법개혁안 처리도 중요하지만 상법 개정안을 포함한 민생법안 처리도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한편 3차 상법개정안 통과와 별도로 배임죄 완화 논의 역시 본격화할 전망이다. 경제 8단체가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여권 역시 그동안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카드로 배임죄 개편 논의를 꺼내왔기 때문이다.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21일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겨레 월례 정책조찬회 '새 시대를 여는 아침'에서 "빠르면 올 1분기 안에 배임죄를 폐지하고 대체입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