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 CJ제일제당 성적표에 묻어난 위기, 윤석환 '생존 위한 체질개선' 서막 올린다
-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체질 개선에 칼을 빼들었다.수년 동안 이어진 실적 부진이 생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사업 곳곳을 수술대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겉으로 성과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착하기보다는 철저하게 내실을 강화하는 쪽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윤석환 대표는 이날 모든 임직원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토대로 글로벌 식품 사업을 중심으로 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윤 대표는 '우리에게 '적당한 내일'은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최고경영자 메시지에서 근본적 혁신을 공식화했다. 사업구조와 재무구조, 조직문화 전반을 재점검하겠다는 것이 뼈대다.윤 대표가 취임 이후 4개월이 지나서야 이러한 결단을 내린 것은 회사의 진짜 문제를 파악하는 데 시간을 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2025년 순손익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2007년 회사 이름이 현재의 이름으로 바뀐 뒤 처음이다.CJ제일제당은 2025년 자회사 CJ대한통운을 제외하고 CJ피드앤케어를 포함한 기준으로 매출 17조7549억 원, 영업이익 8612억 원을 거뒀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0.6%, 영업이익은 15.2% 줄었다.해외 식품 사업에서 매출 5조9247억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음에도 전체 실적은 부진했다. 바이오 사업의 실적 악화와 국내외 식품 사업에서의 원가 부담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사업부문별로 보면 식품 사업은 매출 11조5221억 원, 영업이익 525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4년보다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3% 감소했다. 바이오 사업은 매출 3조9594억 원, 영업이익 2034억 원으로 매출은 5.4%, 영업이익은 36.7% 줄었다.이 같은 흐름은 갑작스러운 악재라기보다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는 지적이 많다.CJ제일제당은 2022년 대한통운을 포함해 매출 30조 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후 실적은 꾸준히 뒷걸음질했다. 매번 실적 발표 때마다 국내 식품 내수 부진과 바이오 사업 경쟁 심화를 반복적으로 언급됐지만 사업 구조의 본질적 변화는 제한적이었다.CJ제일제당의 방향타를 새로 잡은 윤석환 대표로서는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사업부문 대표 출신인 윤 대표는 CJ제일제당 사업에 이미 정통한 것으로 평가된다.윤 대표가 제시한 전략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그가 밝힌 '사업구조 최적화'는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한 사업에 대해 과감히 결단하고 승산이 있는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근본적 재무구조 개선' 역시 비핵심 자산을 강도 높게 유동화해 성장 사업에 투입할 투자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방향으로 요약된다.CJ제일제당은 2025년 순손익이 적자전환하는 등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윤 대표가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 담긴 문구를 보면 체질 개선을 향한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 확실하게 엿보인다.윤 대표는 메시지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미명 아래 수익성이 보이지 않은 사업들까지 안고 있었다", "'남들도 하니까' 식의 마케팅 비용, 실효성 없는 R&D(연구개발) 투자까지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 "'좋은 CEO'가 되기보다 회사를 살리는 '이기는 CEO'가 되겠다"와 같은 말을 썼다.사실상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기조를 깨고 회사를 수술대에 올려 도려내야 할 부분은 미련없이 도려내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셈이라고 여겨진다.업계에서는 윤 대표가 CJ제일제당의 핵심 성장축으로 해외 식품 사업을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국내 식품과 바이오 사업에서는 비용 절감과 구조 조정에 나서고 필요하다면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글로벌 식품 사업에 자원을 재배치할 것으로 관측된다.CJ제일제당은 2025년 실적 발표 자료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수익성 중심의 운영체계로 전환하고 글로벌 해외 식품 등 고수익·고성장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최근 해외 식품 사업의 흐름은 긍정적이다. 미주와 일본, 중국, 유럽, 오세아니아 등 진출한 주요 지역 전반에서 GSP(글로벌 전략 품목)를 중심으로 매출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2021~2025년 GSP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16%를 기록했다.CJ제일제당은 2026년 이후 해외식품 GSP 중기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지역 다각화를 제시했다. 올해 하반기 완공을 앞둔 헝가리 신공장을 중심으로 스웨덴과 스페인 등 구매력이 높은 우선 순위 전략 국가에서 영향력을 넓히기로 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