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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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우는 삼양식품의 헬스케어BU장 겸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전략총괄이다.
▲ 전병우 삼양식품 헬스케어BU장 겸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오너3세 경영자로서 경영권 승계를 대비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1994년 9월15일 태어났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삼양식품에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했다.
경영관리부문장과 전략기획부문장, 전략운영본부장을 거쳐 2022년 삼양애니 대표이사에 올랐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전략총괄과 삼양식품의 신사업본부장을 겸임하다 삼양식품의 헬스케어BU장으로 옮겼다.
2025년부터 헬스케어BU장 뿐만 아니라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맡아 사실상 경영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 경영활동의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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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우 삼양식품 헬스케어BU장 겸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 <삼양식품>
전병우는 2025년 9월부터 삼양식품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맡고 있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헬스케어BU장 등 기존 직책을 겸하는 구조다.
삼양식품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책임을 나누는 C레벨 형태의 조직으로 전환하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구조가 형성됐다. 전병우는 COO로서 모든 C레벨 임원을 총괄하며 마케팅도 직접 챙긴다.
삼양식품 조직도 변화하고 있다. 핵심인 불닭본부는 불닭1부문과 불닭2부문으로 나뉘었다. 새롭게 생긴 조직을 통해 불닭을 활용한 반조리식품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전병우가 주도한 라면 브랜드로 알려진 맵탱에 힘일 싣기 위한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맵부문이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전병우는 불닭본부장과 맵부문장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헬스케어 관련 투자 확대, 가시적 성과 “부족” 평가도
전병우는 2025년 들어 헬스케어 투자에 적극적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삼양식품은 2025년 상반기에만 헬스케어 기업 3곳에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기업에 14억 원, 국내 스타트업 2곳에 각각 10억 원씩 총 34억 원 규모다.
전병우가 헬스케어 사업에 전념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뤄진 변화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전병우는 2024년 말 삼양식품 불닭브랜드본부장을 내려놓고 헬스케어 관련 연구소인 미토믹스연구소장을 겸하면서 2025년 9월 기준 헬스케어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토믹스연구소는 미토콘드리아 생체 분자 연구에 중점을 둔 그룹내 연구기관이다.
전병우가 세울 만한 성과는 아직 없다. 헬스케어BU 산하에 위치한 뉴트리션사업부만 보면 2024년 매출 26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2024년 전체 매출의 0.15% 수준이다. 2025년 상반기 매출 역시 전체의 0.12% 수준에 머문다.
그룹 차원에서는 전병우에 힘을 실어 주겠다는 움직임은 강하게 포착되고 있다.
2025년 4월 삼양라운드스퀘어의 헬스케어부문장에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 출신 임원이 영입됐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만 20년 넘게 한 길을 걸어온 파이설 타히리를 부문장으로 앉히면서 화이자의 자회사인 와이어스와 헬스케어 스타트업 엘리시움헬스 등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성과물을 만들어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2024년 11월에도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만 19년 일한 박용재 실장을 전격 스카웃했다. 박용재 실장은 아모레퍼시픽에서 스마트뷰티팀장과 넥스트뷰티팀장 등을 지내고 유전체 빅데이터를 통한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에서 전략기획실장과 최고전략책임자 등을 역임한 헬스케어 전문가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박용재 실장에게 헬스케어와 건강기능식품 분야를 맡기기 위해 전략2실을 신설했다. 이후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전략2실에서 활동할 그룹장과 팀원을 채용했다.
삼양식품 역시 2025년 3~4월경 헬스케어BU 산하 미토믹스연구소의 제품개발 연구원을 비롯 사업개발 담당, 인공지능 엔지니어, 건강기능식품 마케팅 담당자 등 경력직을 선발해 인력을 배치했다.
이후에도 경력 7~15년의 건강기능식품 사업전략 그룹장의 경력 상시 모집 공고를 내는 등 헬스케어 분야 인재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병우표 신사업으로 ‘헬스케어’ 주도
삼양식품은 2024년 5월1일 전병우가 이끌던 신사업본부를 없애고 헬스케어BU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삼양식품그룹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바라보고 추진해온 헬스케어 사업과 관련한 방향성이 정립되고 있다는 것을 보보여줬다.
삼양식품의 이런 움직임을 놓고 ‘식품과 기술의 융합’이라는 그룹의 비전과 연계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앞서 2023년 9월 비전선포식에서 문화예술 기반의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와 과학기술 기반 ‘푸드케어’를 양대 축으로 하는 사업비전을 밝혔다.
웰니스 트렌드에 맞게 개발한 식품을 자체 플랫폼을 통해 확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각각 콘텐츠 커머스 구축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한 맞춤형 식품 개발, 신규 단백질 소재 개발 등이 제시됐다.
전병우가 삼양애니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도 헬스케어에 전념하기 위한 것으로 읽혔다.
삼양식품은 헬스케어BU를 출범하면서 삼양라운드스퀘어 안에 꾸려졌던 노화방지 및 디지털헬스 연구조직도 이관받았다.
전병우는 삼양식품 헬스케어BU 신설과 동시에 헬스케어BU장을 맡았는데 건강기능기능식품 조직을 신설하면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24년 10월 내놓은 식물성 단백질 브랜드 ‘잭앤펄스’가 그의 첫 결과물로 꼽힌다.
△삼양애니 대표이사 사임, 실적 부진에 승계 전략 변화 추측도
전병우는 2024년 3월 말 삼양애니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2022년 7월 삼양애니 대표에 오른 지 1년8개월 만이었다.
삼양애니는 삼양라운드스퀘어가 2021년 12월 콘텐츠와 캐릭터 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로 삼양라운드스퀘어의 100% 자회사다. 전병우가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해 설립한 회사로 파악된다.
전병우의 사임에 따라 삼양애니는 전문경영인인 정우종 대표의 단독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했고 이제 회사의 틀을 갖춘 만큼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더 이상 전(병우) 상무의 관여가 필요하지 않다고 결정했다”며 “전병우 상무의 사임은 개인적 이유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애니는 2023년 7월 정우종 대표를, 11월에는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김학준 대표를 영입해 본격적으로 콘텐츠사업을 전개했다.
일각에서는 삼양애니가 2년 연속으로 순손실을 낸 것이 전병우의 삼양애니 대표 사임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왔다.
삼양애니는 2022년 매출 15억 원, 순손실 7억 원을 봤고 2023년에는 매출 39억 원, 순손실 6억 원을 냈다.
삼양애니의 이같은 실적부진이 오너경영인으로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전병우의 경영 능력 입증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선에 대해 삼양라운드스케어는 “삼양애니 실적을 보면 적자가 전혀 부담되는 수준이 아니다”며 “삼양애니 사업으로 승계에 영향이 있지도 않고 만약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는 콘텐츠 사업은 시작도 안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상무 승진으로 ‘3세 경영’ 다지기 들어가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은 2023년 10월31일 계열사 대상으로 직급을 개편하고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전병우는 당시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도 겸직하게 됐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전병우가 그룹의 혁신 경영을 주도해 지속적 성과를 내는 등 공적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병우는 2023년 7월 기업 이미지(CI) 리뉴얼을 추진했고 9월 비전선포식에서 과학과 문화를 융합해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직속 조직으로 라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맵탱’ 브랜드 제품을 기획한 뒤 디자인과 광고 등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도 승진의 명분이 됐다.
일각에서는 삼양라운드스퀘어가 일부러 임원직급을 축소해 전병우의 승진 밑그림을 그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당시 임원 체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직급을 개편했다. 기존 임원 직급인 이사와 상무, 전무 등의 단계에서 이사를 없애고 비임원 직급인 상무보를 신설했다.
임원 직급이 통합·축소되면 책임 강화 등의 차원에서 기존 임원의 현 직급이 1단계씩 격상되는 경향이 있는데 전병우가 이런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상무로 승진했다는 해석이다.
이사 직급을 폐지해 임원의 결재 단계를 줄였다는 점을 조직 혁신의 성과라고 볼 수도 있지만 상무보 직급이 신설된 만큼 전체 직급의 단계 수는 그대로라는 점이 그 근거로 꼽혔다.
▲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이 2023년 9월14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 열린 '삼양식품 비전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병우는 2023년 9월14일 서울 종로 누디트익선에서 삼양라면 출시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선포식에 직접 나서 경영전략을 설명했다.
전병우가 대중 앞에 모습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오너3세 승계를 본격화하기 위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병우는 당시 삼양애니 대표이사와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운영본부장(CSO)을 겸하고 있었다. 어머니인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기조연설에 이어 전병우는 키노트 발표자로 무대에 올랐다.
그룹의 경영 전략 로드맵과 탄소 저감과 관련해 20여분 동안 발표했다.
전병우는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새 CI(기업 이미지)에 담긴 스퀘어(Square)와 라운드(Round)의 의미를 짚으며 과학기술 기반의 ‘푸드케어(Food Care)’와 문화예술 기반의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등 두 축을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병우는 “다양한 제품을 연구·개발해 원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소비자들이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100년 전 햄버거, 30년 전 에너지 음료, 70년 전 라면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새로운 식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경영 참여 확대, 삼양애니 중심 신사업 추진
전병우는 삼양식품 이외의 계열사 경영에도 본격 참여하기 시작했다.
전병우는 2022년 7월 삼양식품그룹이 콘텐츠와 캐릭터 등 비식품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설립한 삼양애니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삼양애니는 삼양내츄럴스(현 삼양라운드스퀘어)의 100% 자회사로 2021년 12월 세워졌는데 사실상 전병우가 주도해 설립했한 회사다.
삼양애니는 설립 이후 삼양식품그룹의 신사업인 마케팅와 이커머스 사업 등을 도맡았다. 구체적으로는 불닭 브랜드의 캐릭터인 ‘호치‘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과 아마존 내 삼양브랜드관 운영 등을 담당했다.
전병우는 삼양애니 수장에 오른 직후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인 샌드박스의 운영사 더샌드백스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삼양애니는 파트너십 체결로 삼양식품 브랜드 및 콘텐츠 지적재산(IP)을 활용해 대체불가토큰(NFT) 상품을 기획하기로 했고 샌드박스에 삼양식품 랜드를 조성했다.
그룹 차원의 지원도 있었다.
삼양애니는 2023년 6월 말 정우종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정우종 공동대표는 P&G와 현대자동차 마케팅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고 2019년에는 디즈니에서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출시와 브랜딩을 담당했다. 2021년에는 샌드박스네트워크에 영입돼 최고사업책임자(CBO)를 지냈다.
메타버스 콘텐츠 진출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우종 공동대표를 영입하자 전병우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삼양식품은 이와 관련해 사업 본격화를 위해 전문성은 물론 사업을 총괄한 경험이 풍부한 점을 감안해 여러 글로벌 기업에서 마케팅과 브랜드 전문성을 쌓아온 점을 고려한 영입이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병우는 2022년 말 삼양내츄럴스에서도 전략기획부문장을 맡게 되면서 당시 기준으로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 삼양내츄럴스 전략기획부문장, 삼양애니 대표이사 등 3개 직책을 겸임했다.
△초고속 임원 승진, 3세 경영에 속도 빨라져
전병우는 2020년 6월 삼양식품에서 이사로 승진하며 경영관리부문장에 임명됐았다. 삼양식품에 입사한 지 약 9개월 만에 임원을 달았다.
경영관리부문은 기획실과 전략실을 아우르는 조직으로 경영 분석과 프로세스 개선, 국내외 사업방향 구축 업무 등을 총괄한다.
전병우는 이전까지 해외전략부문장 부장으로 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해외 매출 확대에 성과를 내자 이를 명분으로 삼아 오너3세 경영수업에 속도를 낸 것으로 읽혔다.
삼양식품은 당시 언론을 통해 “오너일가 부재에 따라 불가피하게 장남 승계 일정이 빨라졌다”며 “아직은 리더십을 갖추기보다 경영 수업에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젊은 나이에 실무 경험이 적다는 점을 거론하며 오너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3세 경영의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럼에도 전병우는 2021년 전략기획부문장을 맡았으며 2022년에는 전략운영본부장에 자리하는 등 3세 경영은 한층 속도를 냈다.
△해외사업본부 입사해 경영수업 시작
전병우는 2019년 9월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소속 부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애초 대학을 졸업한 뒤 해외 기업에 입사해 경험을 쌓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회사 내부 사정으로 계획보다 빨리 입사했다.
전병우가 입사한 시기는 아버지인 전인장 회장이 50억 원대의 회사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돼 삼양식품의 ‘오너 부재’ 리스크가 부상한 시기였다. 어머니인 김정수 사장 역시 전인장 회장과 같은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다.
전병우가 발령받은 해외사업본부는 삼양식품이 당시 비중을 높이던 부서였다. 삼양식품은 2019년 2분기부터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을 내기 시작했다.
- 비전과 과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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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과 과제▲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이 2023년 9월14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 열린 '삼양식품 비전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삼양식품은 라면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낸다. 그 중에서도 불닭볶음면이라는 브랜드의 흥행이 삼양식품 전체 실적을 좌우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양식품이 전 세계적인 불닭 브랜드 제품의 인기 호조에 힘입어 연달아 분기 실적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구조가 건강하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단일 브랜드에 기대 매출을 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상황을 마주할 때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병우가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미래 먹거리로 헬스케어를 낙점하고 이를 이끄는 총사령관 역할을 맡은 것은 이같은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그룹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전병우는 2023년 9월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선포식에 공식 등장해 20분가량 발표하면서 “식물성 단백질 사업이 기후변화와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양한 응용 제품 연구를 통해 원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소비자에게 더 쉽게 수용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병우는 삼양식품 헬스케어BU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가정간편식 등으로 사업영토를 확대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글로벌 파마 임원을 영입하는 등 전병우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헬스케어BU에서 수년 안에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배양하는 데 성공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성공한다면 어머니인 김정수 부회장의 뒤를 이어 삼양라운드스퀘어를 이끌어갈 오너3세 경영인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평가
식품업계 오너3세 가운데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만 25세에 삼양식품 부장으로 입사해 1년 만에 이사에 올랐다.
미국 명문대학교인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했다. 외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고 글로벌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삼양식품을 이끌어갈 오너3세 경영인으로서 아직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전병우가 ‘불닭보다 더 매운 맛’을 콘셉트로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흥행을 잇기 위해 2023년 8월 내놨던 국물라면 ‘맵탱’의 경우 시장에서 아직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전병우는 맵탱과 관련해 제품 기획부터 출시, 마케팅 등 모든 과정을 주도했다. 맵탱의 성과를 전병우의 첫 경영 성적표로 바라보는 시각이 생긴 이유다.
초기 성과는 좋았다.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 개를 넘었다.
삼양식품은 당시 “매운 라면을 소비하는 것이 일상화하면서 매운맛의 다양성을 추구한 콘셉트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맵탱은 스트레스 해소와 해장, 기분전환 등 각 상황에 적합한 매운맛을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화끈함, 칼칼함, 깔끔함, 알싸함, 은은함 등 5가지로 매운맛을 세분화해 적절히 조합한 제품이다.
맵탱은 삼양식품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다.
삼양식품은 맵탱이 출시되기 전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불닭볶음면에서 냈다. 불닭볶음면의 계속된 판매 확대 덕분에 삼양식품이 성장한 것도 사실이지만 단일 브랜드에 의존도가 과도할 경우 위험이 크다는 불안감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삼양식품은 맵탱의 초기 판매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2023년 10월5일 넷플릿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린 모델 겸 배우 정호연씨를 맵탱 모델로 선정했다. 정호연씨가 출연한 광고는 ‘맵(MEP)다는 건, 단순한게 아니야’란 카피로 매운맛에도 다채로운 맛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2024년 4월25일에는 배우 이이경씨를 맵탱의 새 광고 캠페인 전속모델로 발탁하면서 “건강한 이미지와 뛰어난 표현력을 지닌 이이경이 다채로운 매운맛을 구현한 맵탱의 브랜드 이미지와 잘 어울려 모델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맵탱은 출시 이후 1년 동안 월 평균 판매량 250만~300만 개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제품이 두각을 나타내기 힘든 라면 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준수한 판매량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불닭볶음면과 양대산맥을 이룰 만한 브랜드로서 안착하는 데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삼양식품은 2024년 말 맵탱 소용량 컵라면을 출시하는 등 맵탱 브랜드 상품군을 확대했다. 하지만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판매량이 두자릿수 이상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삼양식품이 불닭 상품군에서만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내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전병우가 주도한 신사업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는 평가가 나왔다.
헬스케어 사업도 아직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만 한 상황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헬스케어BU장을 맡은 뒤 2024년 10월 시장에 내놓은 식물성 식품·스낵 브랜드 잭앤펄스(현 펄스랩)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
애초 건강기능식품 신제품과 식물성 냉동 간편식 등으로 헬스케어 영역 확대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2025년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며 단백질 간식 위주로 브랜드 정체성이 재정립됐다.
펄스랩이 소속된 삼양식품 뉴트리션사업부의 매출은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의 0.12%에 머문다.
LA타임스는 2024년 3월5일 불닭볶음면 신드롬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김정수 부회장과 전병우를 조명하며 “전(병우) 상무는 불닭볶음면을 한국의 참신함을 통해 자신만의 음식 장르로 변화시키는 임무를 맡았다”며 “전(병우) 상무는 자신의 전략을 ‘먹는 것’과 ‘오락’의 합성어인 ‘이터테인먼트’라고 부르는데 이는 불닭의 바이럴을 재현하려는 욕구를 포착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양식품그룹의 CI(상징마크) 재단장 작업에 참여했다. 디자인 컨설팅 회사 펜타그램의 영국 런던지사를 방문해 업체 선정과 CI 리뉴얼 협업을 위해 의견을 개진하는 등 역할을 했다.
- 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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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양식품 본사. <삼양식품>
전병우는 개인회사 ‘비글스’를 통해 삼양그룹을 지배하게 됐다.
비글스가 설립된 시기는 2007년 1월이다. 자본금 5천만 원의 농수산물 도소매업체로 등록했다. 전병우가 지분 100%를 전부 소유한 개인회사였다. 당시 전병우의 나이는 13세였다.
비글스는 삼양식품 오너일가의 지분 승계와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회사다. 그룹의 ‘비밀곳간’이라고도 불리며 일감 몰아주기와 내부자 거래를 통해 몸집을 키운다는 의혹이 많았다.
이를테면 비글스는 설립과 동시에 삼양식품그룹의 알짜 회사인 테라윈프린팅(삼양식품 포장재 공급업체)의 지분 50%를 쥐면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았다. 설립 3년 만에 매출 195억 원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배경 때문이었다.
심지어 비글스의 등기부등본에 기재된 본점 소재지는 사우나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페이퍼컴퍼니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었다.
비글스가 2009~2010년경 그룹의 지주사격인 내츄럴삼양(현 삼양라운드스퀘어) 지분 26.9%를 장외에서 매입했을 때도 말이 많았다. 비글스가 2009~2019년에 매출로 각각 6억 원가량씩 냈던 것을 감안하면 지주사 지분을 매입하는 데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내츄럴삼양 지분을 비글스에 판매한 매도자는 개인·단체 정도로 파악된다. 결국 지분 매입 덕에 비글스는 단숨에 지주사 2대 주주에 올랐다.
이때 ‘전병우→비글스(개인회사)→지주사(내츄럴삼양)→상장사(삼양식품)‘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지주사 지분을 들고 있는 비글스가 삼양식품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비글스가 구설수에 오르게 된 시기는 2011년 무렵부터다. 보유하고 있던 삼양식품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이용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비글스는 2011년 두 차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행사해 70억~80억 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결정, 나가사끼짬뽕 판매 호조 등의 호재 덕분에 삼양식품 주가가 치솟자 삼양식품 주식을 연달아 매도한 덕분이다.
이를 두고도 논란이 있었다. 삼양식품은 2011년 12월 1일 나가사키짬뽕이 이마트에서 농심의 신라면보다 판매가 많다는 보도자료를 냈는데 이후 주가가 폭등하면서 비글스가 보유하고 있던 삼양식품 주식 13만4690주를 팔아 40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
하지만 나가사키짬뽕 5개묶음 제품이 신라면 5개묶음 제품보다 매출이 앞선 것에 불과했을 뿐 신라면 전제품 매출을 앞선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통계 오류 논란에 이마트와 농심으로부터 항의도 있었지만 삼양식품은 사과하지 않았다.
삼양식품이 의도적으로 주가부양을 위해 과장된 보도자료를 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
삼양식품은 오히려 당시 언론에 “주식을 사고 파는 행위는 정상적인 기업활동으로 봐야 한다”며 주가 부양 의혹을 부인했다.
비글스가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었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2009년 6월 150억 원 규모로 발행된 것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회사채와 워런트(신주 인수권)를 결합한 상품으로 당시 나우아이비캐피탈 등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인수했다.
이들은 2009년 8월경 워런트 부문만 따로 떼어 전병우에게 매각했다. 전병우는 이 과정에서 보유 주식 3만 주를 담보로 4억5천만 원을 빌려 워런트 75억 원어치를 매입했다. 이 권리를 비글스에 넘긴 뒤 비글스가 신주인수권부사채 행사 및 신주 매도 등을 진행하며 차익을 남긴 것이다.
비글스라는 회사의 이름은 2016년 3월 SY캠퍼스로 바뀌었다가 2021년 3월 아이스엑스로 한 차례 더 변경됐다. 아이스엑스는 2022년 5월 내츄럴삼양이 이름을 바꾼 삼양내츄럴스(현 삼양라운드스퀘어)에 흡수합병되면서 ‘오너일가→삼양라운드스퀘어→삼양식품‘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2024년 말 기준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주주구성을 보면 김정수 부회장이 32.0%, 전인장 회장이 15.9%, 전병우가 24.2%, 자기주식이 27.9% 등의 분포를 보인다.
- 경력/학력/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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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2020년 6월 이사로 승진하며 삼양식품 경영관리부문장을 맡았다.
2021년 삼양식품 전략기획부문장으로 임명됐다.
2022년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이 됐다.
2022년 7월 삼양애니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23년 6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삼양애니 공동대표이사를 맡았다.
2023년 9월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으로 일했다.
2023년 10월 상무로 승진하면서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겸임했다.
2024년 5월 삼양식품 헬스케어BU장에 임명됐다.
2025년 6월말 기준 삼양식품 헬스케어BU장 겸 헬스케어BU 미토믹스연구소장을 겸하고 있다.
◆ 학력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 가족관계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이 어머니다.
삼양식품 창업주인 전중윤 명예회장이 할아버지이며 아버지는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이다.
◆ 상훈
◆ 기타
의무경찰로 병역을 마쳤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할 때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과 관련한 논문을 썼다.
2025년 2분기 말 기준으로 삼양식품 지분 4만4750주(0.59%)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가치는 2025년 10월2일 종가 기준 675억 원 규모다.
-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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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이 2023년 9월14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 열린 '삼양식품 비전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100년 전 햄버거, 30년 전 에너지 음료, 70년 전 라면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새로운 식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다.” (2023/09/14, 서울 종로에서 열린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선포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