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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백브리핑] '빅쇼트' 주인공이 불러온 GPU 감가상각 논란
[컴퍼니 백브리핑] '빅쇼트' 주인공이 불러온 GPU 감가상각 논란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부상하면서 관련 국내외 기업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영화 '빅쇼트'의 모델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를 예측했던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와 엔비디아 공매도 포지션(1조4천억 원 풋옵션 매수)을 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기업 주가는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일본 소프트뱅크그룹과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투자자 피터 틸이 엔비디아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며 시장은 충격을 받기도 했다.소프트뱅크의 경우 엔비디아 지분매각 대금(약 8조 원)으로 오픈AI 등에 재투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품론에 대한 역경계심리가 시장에 확산하기도 했다.하지만 여전히 거품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석들이 이어지고 있다.특히 마이클 버리가 제기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감가상각 문제가 시장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버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각) X(옛 트위터)에 "감가상각비를 과소계상해 수익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가장 흔한 회계부정 수법 중 하나"라며 대규모 AI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을 저격했다.그는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GPU칩의 내용연수를 인위적으로 늘려 수익률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과소계상된 감가상각비가 AI 버블을 꺼뜨릴 도화선이 될 수 있다며, 이들 5개 업체만 해도 2026년~2028년 감가상각비 추정치를 1760억 달러(256조 원) 과소계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감가상각비는 회사가 취득한 유형자산을 비용처리하는 회계방법이다. 예를 들어보자. 반도체 회사 A가 생산설비구축에 1천억 원을 투입했다.A가 설비구축을 진행하는 동안 지출한 금액의 상당부분은 손익계산서에서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는다. '건설중인 자산'이라는 계정 이름을 단 유형자산으로 다루어진다.설비구축이 완료되고 가동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비로소 '건설중인 자산'은 '기계장치'로 이름표를 바꿔달고 감가상각을 시작한다.감가상각은 유형자산이 사용되면서 진부화하는 정도를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므로 일반적으로는 가동시점 또는 가동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한 시점부터 손익계산서에 비용으로 반영되기 시작한다. 그러자면 이 기계장치의 내용연수 즉 회계적으로 수익창출이 가능한 기간을 정해야 한다. 예컨대 5년 정도의 가동 유효수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정액법으로 감가상각을 적용하면 5년간 매년 200억 원(1천억 원/5년)을 감가상각비로 반영하면 된다.만약 내용연수를 2년으로 잡는다면 연 500억 원, 10년으로 잡는다면 연 100억 원의 감가상각비용이 발생한다. 내용연수가 길어질수록 단기적으로 수익이 좋아보이는 효과가 생긴다.GPU는 일반적으로는 AI데이터센터 서버에 설치되고 실제 사용에 들어가면서부터 감가상각을 적용할 것이다.GPU를 취득한 시점부터 감가상각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일부 지적이 있기는 하나, 회계상 비용을 따지는 경우라면 데이터센터에서 실제 가동되어 수익창출 활동에 쓰이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보는 게 합리적일 듯하다.버리에 따르면 메타의 경우 2020년에는 GPU를 포함한 네트워크 컴퓨터 관련 자산 내용연수를 3년으로 잡았으나, 올해는 5년6개월로 늘렸다.같은 기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3년에서 6년으로, 오라클은 5년에서 6년으로 늘렸다. 아마존은 4년에서 2024년 6년으로 늘렸다가 올해 5년으로 줄였다.버리는 GPU 감가상각은 2년 정도로 보는 게 맞는데, 이들 업체들이 회계적 감가상각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인위적으로 단기이익을 늘려왔다고 주장한다.그는 월가가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의 향후 3년(2026년~2028년)간 감가상각비 추정치를 256조 원 과소추정하여 기업가치를 산출했다고 지적했다.사진은 마이클 버리가 제기한 GPU 감가상각 문제의 게시글.이 같은 주장에 공감하는 분위기도 있으나, 반박도 만만치는 않다.GPU 개발주기가 빨라진다 해도 새 GPU를 2년~3년만 사용하고 폐기한다는 것은 현재 여건에서는 비현실적이라는 이야기다.혹자는 GPU 신제품 개발주기가 거의 1년 단위로 짧아지고 있어. 구제품 시세는 1년이면 반값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한다.그만큼 감가상각 내용연수도 단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꼭 그렇게 해야 할 일은 아니다.예를 들어보자. K씨는 푸드트럭 사업을 하기 위해 3천만 원을 주고 새 트럭을 구매했다.그는 이 트럭을 5년 정도 영업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푸드트럭을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연간 기준 600만 원을 트럭 감가상각비로 반영하면 된다.트럭을 구매한지 1년이 지난 시점에 신형트럭이 출시되어 구형트럭 중고시세가 반값이 된다한들 K의 감가상각비에는 영향이 없다. K는 중고트럭을 사고파는 판매상이 아니라 푸드트럭을 활용하는 사업자이기 때문이다.K에게 트럭은 판매용 재고자산이 아니라 영업용 유형자산이며, 5년 사용이 가능하다면 그 기간에 맞춰 감가상각을 반영하면 그만이다.다만 푸드트럭 사업을 접고 트럭을 시장에 내다팔려고 한다면 현재 K의 장부에 기록된 회계상 트럭 가액(취득가액에서 누적감가상각액을 차감한 잔액)이 중고시세보다 높을 경우 처분손실을 입을 수는 있을 것이다.푸드트럭을 사용하던 중 사업 자체의 수익성이 떨어졌거나 트럭수명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증거가 발견된다면 감가상각기간을 줄여야 할 수도 있다. 잔여기간 감가상각 부담이 커질 수는 있다.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전무(국가AI전략위원회 위원)는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GPU 감가상각 연장은 기술적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엔비디아가 최근 들어 신제품 출시 주기를 과감하게 단축하면서 구형 GPU는 금방 가치가 떨어진다는 식의 주장 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업계에서는 '너무 이른 시점의 신제품보다는 일정 기간 안정화 된 제품을 선택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GPU의 활용 주기가 과거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AWS(아마존웹서비스)의 제품군을 보면 A100, H100, H200이 모두 최근 분기에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는가 하면 네오클라우드업체 코어위브(CoreWeave)에서는 H100이 여전히 품귀 상태라는 것이다. 구글은 7년 전 TPU 제품조차 여전히 100% 가동 중이다.이 전무는 'GPU가 워낙 고가의 자산이기에, 이를 최대한 오래 활용하기 위해 전 세계의 엔지니어들이 성능을 짜내는 최적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감가상각 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결코 회계상의 왜곡이 아니라, 기술적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 판단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신제품'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활용 능력'이며 진정한 경쟁력은 새로운 칩을 얼마나 빨리 들여오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오래 써먹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이 전무는 설명했다.해외 리서치 전문가들은 GPU가 얼마나 오랫동안 수익성을 유지하며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QF리서치는 "이미 회계적 감가상각적용이 종료된 반도체 팹도 여전히 가동상태에 있으며 이익을 내는 경우가 많다"면서 "GPU 역시 시장가격, 운영비용, 가동률 등을 반영한 실제 수명주기가 회계상의 감가상각비보다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예컨대 GPU 임대단가의 하락속도 같은 것이 가치평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신형 GPU의 등장으로 구형 GPU 임대단가가 떨어진다면 이는 대량의 GPU가 투입된 클라우드사업의 수익성 악화를 뜻하므로 구형 GPU의 가치손상을 반영해야 한다.그러나 이 역시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가치 평가를 통해 GPU가치손상액을 산출하는 것이지, 구형 GPU 시세하락이 곧 손익계산에 비용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한편 GPU 감가상각 논쟁을 일으킨 마이클버리는 오는 25일 새로운 사실을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그가 AI거품론을 더욱 확산시킬 재료를 들오나올지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김수헌MTN 기업&경영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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