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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6월] 대통령 이재명 '대동세상' 꿈을 위해 먼저 해야 할 일
[데스크리포트 6월] 대통령 이재명 '대동세상' 꿈을 위해 먼저 해야 할 일
#1. 2017년 4월3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선 19대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마지막 더불어민주당 현장 경선이 열렸다. 당시 성남시장 이재명은 3위로 낙선했다.경선 결과가 나온 뒤 대부분 민주당 당원은 현장에서 빠져나갔다. 그렇게 텅 빈 고척돔에서 이재명은 몇 안 되는 지지자들 앞에 나서 이렇게 목 놓아 외쳤다.'비록 소수여서 지금은 당장은 발길을 되돌리지만, 우리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는 변화된 세상 속에서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제대로 된 '대동세상' 공동체를 향한 꿈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예기(禮記)에 적힌 동양적 이상사회이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이기도 했던 그 대동세상을 향한 꿈을 이재명은 그 뒤에도 계속 잊지 않고 있었다.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던 2025년 6월4일 새벽 이재명은 여의도에 모인 수많은 청중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어우러져 함께 살아가는, 공평하게 기회를 함께 누리는 억강부약의 대동세상을 우리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2.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꿈인 대동세상을 향해 갈 길은 아직도 너무나 많이 남았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대동세상 이전에 먼저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부터 만들어 나가야 한다.지금도 여러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들은 죽어 나가고 있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고, 거대한 콘크리트에 깔려 죽고, 펄펄 끓는 쇳물에 빠져 죽고, 기계에 몸이 끼여 죽는다.세상에는 수많은 죽음이 있고 그중에 슬프지 않은 죽음은 단 하나도 없다. 하지만 가장 슬픈 죽음은 일하다 목숨을 잃는 일이다.사랑하는 가족들에게 했던 '다녀올께'라는 작은 약속조차 지키지 못한 영혼만큼 가여운 존재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 지켜지지 못한 약속은 남겨진 가족들에게도 죽음 이상의 상처로 남는다.산업재해로 인한 수많은 죽음 가운데서도 특히 슬픈 죽음은 반복되는 죽음이다. 잘못된 시스템으로 사람이 죽었으면 그곳에서는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인재로 인한 죽음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사고가 아니라 사회적 살인에 다름 아니다. 최근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어난 50대 노동자의 죽음이 바로 그렇다.#3.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최근 발생한 노동자의 죽음은 같은 곳에서, 같은 신분의 노동자가, 같은 이유로 죽었다는 점에서 다른 산업재해보다 특히 심각하다.2018년 12월11일 입사 3개월밖에 되지 않은 하청업체 비정규직 20대 노동자 김용균 씨가 혼자 작업을 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변을 당했다.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숨진 한전 KPS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충현(50) 씨의 작업 현장에 국화꽃이 놓여있다. <연합뉴스>비용 절감이라는 명분 속에 야간에 혼자 작업하다 도와줄 이가 없어 다음 날 새벽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회적 공분이 일며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다.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도 꾸려져 '2인1조' 작업을 포함한 권고 사항을 내놨다. 혼자 일하다 죽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제대로 된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결국 2025년 6월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50대 노동자 김충현 씨가 기계에 옷이 말려들어 목숨을 잃었다. 고 김충현씨는 서부발전에서 정비 업무를 위탁받은 한전KPS의 하청직원이었다.노동계가 연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현장에는 동료도 감독자도 없었다. 누군가 옆에서 옷이 말려들어 가는 순간 정지버튼만 눌렀어도 최소한 죽지는 않을 수 있었다.#4.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국가의 존재 이유 중 가장 큰 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막을 수 있었는데 부주의나 무관심으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엄정하게 책임을 묻자'고 말했다.물론 이 회의는 과거 일어났던 세월호 참사나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태원 참사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하지만 부주의와 무관심에서 일어나는 인재라는 점에서 산업재해 사망 역시 안전사고와 같은 방식으로 다뤄져야 한다. 특히 나라가 관리하는 공기업에서 일어나는 반복되는 사망사고는 더욱 엄격한 잣대로 봐야 한다.다행스럽게 이 대통령은 강훈식 비서실장을 지난 6일 김 씨의 유족과 사고 대책위원회 관계자에게 보내 진상조사요구안을 직접 수령하도록 하며 사고의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이 대통령이 유세 과정에서 '리더가 관심을 가지면 사고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은 일을 또렷하게 기억한다.일하다가 죽는 사람이 없는 사회는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대동세상으로 향하는 여정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산업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일만 줄일 수 있다면 이 대통령은 자신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박창욱 건설&에너지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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