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활동의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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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강화
▲ 김민덕은 한섬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섬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026년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상반기 중으로 상장 계열사가 보유한 자사주 소각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소각 규모는 총 3500억 원이다.
한섬은 2026년 4월1일 기준 96만753주(4.28%)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이날 종가 기준 235억 원 규모로 평가됐다.
한섬은 앞서 2024년 11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배당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해당 계획안에는 2024~2027년 4년 동안 별도기준 영업이익의 15% 이상을 배당에 투입하고 주당 최소 750원의 액면 배당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한섬은 2019년 주당 450원에서 출발해 2020년 450원, 2021년 600원, 2022년부터 2025년까지 750원을 유지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2022년 13.4%에서 2023년 19.6%, 2024년에는 36.1%까지 빠르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배당은 크게 확대된 셈이다.
다만 업황 둔화 속에서 배당성향을 높인 전략을 두고 한섬이 중장기 투자 여력을 일부 희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섬 관계자는 “한섬은 국내 증시 저평가 해결을 위한 정부의 ‘상장사 밸류업 프로젝트’에 부응하고자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해당 정책 이행과 함께 사업 수익성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지속적으로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섬 ‘타임’ 파리패션위크 공식 캘린더 등재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타임’이 2026년 3월 가을겨울(FW) 여성 파리패션위크 공식 캘린더에 등재됐다.
국내 여성 기성복 브랜드 가운데 공식 캘린더에 이름을 올린 것은 ‘타임’이 최초의 사례가 됐다.
파리패션위크는 런던·밀라노·뉴욕과 함께 세계 4대 패션위크로 꼽히며 패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서 열려 최종 관문으로 불린다.
앞서 한섬의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시스템옴므’는 2026년 봄여름(SS) 파리패션위크에 참가했다.
시스템·시스템옴므는 국내 토종 패션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2019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파리패션위크에 참가를 이어오고 있다.
한섬은 패션 행사의 참여가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위상을 높이고 유럽 시장으로 확장하는데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5년 3월 대표이사 재선임, 2년 임기
김민덕은 2025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번 재선임으로 4연임이 확정됐다.
임기는 2년으로 2027년 3월28일까지 한섬을 이끌게 됐다.
앞서 김민덕은 2021년 3월, 2023년 3월 정기주총을 통해 각각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한섬은 김민덕의 4연임을 두고 “코로나19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브랜드 가치를 강화했으며 온라인몰, 더한섬하우스, 라이브커머스 등 자체 채널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김민덕은 2020년 한섬 대표이사로 처음 선임됐다.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선임된 후 “미래 성장성 및 사업성 검토를 위해 새로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며 “이를 통해 한섬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생활방식 창조기업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민덕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재무통이다.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뒤 기획조정본부 경영전략담당 전무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했다.
한섬으로 자리를 옮겨 관리본부장 겸 영업본부장을 거쳐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5년 4분기 실적 반등에도 재고 부담 여전
▲ 한섬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한섬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1조4918억 원, 영업이익 522억 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0.4%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17.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462억 원으로 2024년보다 6.8%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11개 분기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는 반등에 성공했다.
한섬은 2025년 4분기 매출 4637억 원, 영업이익 27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4%, 영업이익은 30.1% 성장했다. 당기순이익도 236억 원으로 81.5% 증가했다.
국내 소비 회복이 실적 개선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한섬은 여전히 적지 않은 재고 부담에 놓여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섬의 매출 대비 재고자산 비율은 2022년 36.49%, 2023년 39.94%, 2024년 42.03%로 상승하다가 2025년 41.57%로 소폭 낮아졌다.
여전히 40%를 웃도는 수준으로 업계 내에서도 높은 편이다. 경쟁사인 LF는 3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재고 소진 속도도 더디다. 2023~2025년 3년 평균 재고회전율은 3회, 재고회전일수는 345일로 LF보다 약 2배 느린 수준이다.
한섬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외형 확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타임’, ‘마인’ 등 핵심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해외 브랜드를 발굴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지주회사 ‘현대지에프홀딩스’ 직속 체제로 전환 추진
한섬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중간 지주사인 ‘현대홈쇼핑’을 거치지 않고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직접 지배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6년 2월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던 현대홈쇼핑을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제58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보유하고 있던 현대홈쇼핑의 지분 57.36%에 더해 현대홈쇼핑 자사주(6.6%)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확보했다. 이어 신주를 발행해 기존 주주에게 교부하는 방식으로 주식교환을 진행했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현대홈쇼핑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고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이후 현대홈쇼핑은 투자·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되며 투자부문은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합병되는 구조 개편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섬을 비롯한 현대퓨처넷, 현대엘앤씨 등 현대홈쇼핑의 자회사들은 지주사 직속 체계로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사장은 제5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지배구조를 일원화해 그룹 체계를 더욱 견고히 하고 계열사별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 핵심 상권에 플래그십 매장 열어 거점 마련
김민덕은 서울 핵심 상권에 대형 매장을 열며 브랜드를 집약적으로 노출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섬은 2026년 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콘셉트스토어 ‘더한섬하우스’를 개점했다.
더한섬하우스는 2019년 전남 광주에 처음 선보인 매장으로 당시 한섬이 전개하는 여러 브랜드를 한 공간에 결합한 ‘복합 매장’ 형태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섬은 이후 2020년 제주, 2021년 부산에 이어 이번 서울 대치동까지 출점하며 네 번째 매장을 마련했다. 회사에 따르면 광주·제주·부산 등 점포 3곳은 2025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더한섬하우스의 4개 매장 모두 광역 상권 내 주거 밀집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점 역시 대형 학원가와 중산층·상위층 주거지가 맞물린 대치동 생활 상권에 위치해 있다.
실제로 서울점은 개점 이후 30일 동안 목표 대비 120%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객단가 상승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해당 매장은 영업면적의 절반가량을 식음료(F&B)와 뷰티 스파, 문화 강좌 등 체험 공간으로 채운 것이 특징이다. 특히 카페와 커뮤니티 공간, VIP 라운지 등을 마련해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잠금(록인)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섬 관계자는 “더한섬하우스는 백화점이 없는 광역 상권의 공백을 공략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서울점 역시 지역 내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출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25년 11월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자체 여성복 브랜드 ‘타임’의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타임서울 매장은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모두 1858㎡(약 562평) 규모로 조성됐다. 한섬이 운영하는 매장 1300여 곳과 플래그십 매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한섬은 차별화된 공간과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 고급화에 속도를 내며 국내외 고객들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한섬은 2018년 ‘더 캐시미어’를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시스템’과 ‘무이’, ‘EQL’, ‘톰그레이하운드’, ‘키스’ 등의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화장품 자회사 ‘한섬라이프앤’ 자본잠식에 합병 결정
한섬이 2025년 1월 화장품 자회사로 있던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했다.
합병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로 이뤄졌으며 합병 이후 한섬의 주주 자격이 변경되지 않았다.
한섬은 한섬라이프앤을 합병 이후 경영지원본부 산하 경영전략담당 가운데 ‘뷰티사업팀’으로 두고 있다.
이번 흡수합병은 경영효율화 제고를 위해 2024년 10월 결정됐다. 신속한 의사 결정과 적극적 투자를 통해 뷰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는 의지를 밝혔다.
김민덕은 2021년부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뷰티사업을 육성해왔다.
김민덕은 2025년 3월 주총을 통해 “한섬라이프앤과의 합병 이후 뷰티 사업의 지속적으로 확대해 내실있는 미래 성장 기반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한섬라이프앤은 2021년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론칭했다.
오에라는 기능성 피부 관리 제조 기술을 보유한 스위스 화장품 연구진과 협업으로 개발한 원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제품 가격대는 20만 원대부터 최고 120만 원대에 이른다.
다만 합병 당시 한섬라이프앤이 자본잠식 상태였다는 점에서 한섬의 재무 여력에 부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섬라이프앤은 2021년 이후 적자가 누적되며 2024년 자본이 마이너스(–) 65억 원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상태였다.
△협력사 대상 ESG경영 컨설팅 지원, 패션기업 가운데 최초
한섬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로 여겨지는 ‘공급망 지속가능성 실사지침’ 준수를 위해 선제적으로 협력사 ESG경영 컨설팅에 나섰다.
한섬은 2024년 7월 중소기업 맞춤형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국내 패션기업 중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 컨설팅을 자체 개발해 제공하는 것은 한섬이 최초였다.
첫 컨설팅 대상은 20년 이상 한섬의 주력 브랜드 타임·시스템·더캐시미어 등의 니트 제품 가공을 맡고 있는 중소 협력사로 결정했다.
한섬은 본사 경영개선팀 주관으로 전문 미화업체와 협력사의 작업 현장을 점검하고 청소하는 ‘클리닝 데이’도 진행했다.
2024년 하반기 협력사를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안전보건공단에서 제공하는 ‘소규모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지원 가이드’ 등을 활용한 교육도 시행했다.
협력사 가운데 적극적으로 ESG경영 개선 활동에 나서는 업체를 대상으로 무이자 대출·안전설비 구매자금 등을 지원하기 위해 연간 80억 원 수준의 예산도 편성했다.
매년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앞서 한섬은 2024년 6월 ESG경영 활동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최초로 발간했다.
한섬은 이번 보고서에서 ‘Our Hopeful Future, Your Beautiful Life’라는 구호 아래 추진해온 다양한 ESG경영 활동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제품 기획부터 폐기 단계까지 가치사슬 전 단계에 걸친 친환경 프로세스를 적용한 경과와 안전 경영, 지역사회 기여 및 협력사와 상생 협력 성과, 윤리·준법 경영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한섬은 2024년을 시작으로 앞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외부 전문 기관 인증을 거쳐 신뢰성과 공정성을 갖춰 나가기로 했다.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키스’와 독점 유통 계약
한섬은 2024년 5월 미국의 스트리트 패션(길거리 유행 패션) 브랜드 ‘키스’와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맺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 ‘키스 서울’을 열었다.
이는 캐나다 토론토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에 이은 다섯 번째 글로벌 매장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두고 있는 키스 브랜드가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불리는 성수동을 매장 위치로 선정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봤다.
해당 브랜드는 여러 브랜드 제품을 모아 놓은 편집숍에서 출발했다. 뉴욕 퀸즈 출신의 로니 피그가 2011년 론칭했다.
4층 규모로 만들어진 키스 서울은 본거지인 뉴욕 매장보다도 규모가 크다.
한섬에 따르면 키스 서울의 누적 방문객은 개점 3개월 만에 10만 명을 넘었으며 목표 매출도 20% 초과 달성했다.
△창업자 정재봉 회장 경업금지 종료, 패션회사 대표로 컴백
한섬의 창업자인 정재봉 회장이 2024년 4월 ‘사우스케이프(주)’ 대표이사로 복귀됐다.
사우스케이프(주)는 정 회장이 설립한 골프 리조트 이름을 딴 골프웨어 브랜드 ‘사우스케이프’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2월 설립됐으며 정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골프 리조트 운영사 ‘(주)사우스케이프’로부터 패션 사업 부문을 인수해 패션 사업을 하고 있다.
두 회사는 법인명은 같으나 주식회사를 의미하는 ㈜를 앞과 뒤에 각각 다르게 둬 골프 리조트 운영사와 패션 회사로 구분했다.
㈜사우스케이프는 2023년 3월 패션 사업 부문을 134억 원에 양도하면서 인수 법인과의 관계를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회사의 이사진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배우자인 문미숙 감사와 두 자녀 정형진씨, 정수진씨 등이 모두 올라있다.
사우스케이프㈜의 대표에 선임된 정 회장은 패션 사업 운영에 집중하기 위해 골프 리조트 운영사 대표직을 사임했다.
1941년생인 정 회장은 2012년 현대홈쇼핑에 한섬을 매각한 이후 경업금지 조항에 따라 패션 사업을 운영하기 어려워지자 한섬 매각에 상당한 후회르 했다고 한다.
△한섬과 SK네트웍스의 ‘인수합병 신경전’, 결국 현대백화점 품으로
한섬은 2017년 2월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 전체에 대한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최종 인수 금액은 3천억 원이었다.
해당 인수계약으로 한섬은 자회사인 ‘한섬글로벌’과 ‘현대지앤에프’ 법인을 통해 SK네트웍스 패션사업 부문이 보유한 총 12개 브랜드를 운영하게 됐다.
당시 SK네트웍스 패션사업의 브랜드는 타미힐피거·DKNY·CK·클럽모나코·까날리·아메리칸이글 등 수입브랜드와 오브제·오즈세컨·세컨플로어·루즈앤라운지·SJYP·스티브J&요니P 등 국내 브랜드를 산하에 두고 있었다.
한섬은 SK네트웍스와 인수를 두고 오랜 신경전을 벌여왔다.
양쪽의 신경전은 한섬이 현대백화점에 인수되기 전인 2010년 8월 시작됐다.
두 기업은 2010년 8월 공시를 통해 처음 “인수·합병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는 소식을 밝혔다. 이후 “M&A가 타결 직전까지 갔다”거나 “사실상 딜이 무산됐다”는 등의 소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1년간의 긴 협상 끝에 SK네트웍스는 2011년 9월 조회공시를 통해 “한섬과 SK네트웍스는 보유지분매각 협의에 대한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곧이어 SK네트웍스는 “타임 등 한섬의 국내 브랜드 6곳의 중국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내 브랜드 독점권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됐다.
당시 한섬과 SK네트웍스의 협상이 결렬된 것은 인수가격을 둘러싼 이견 때문이었다.
양쪽은 인수가격을 두고 1천억 원의 의견 차를 보였다. 이밖에 정재봉 한섬 회장의 경영권 보장, 부동산 계열사인 ‘한섬피앤디’ 분리매각 문제 등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특히 정재봉 회장과 문미경 감사 부부의 ‘경영 의지’가 워낙 강해 협상이 어려웠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로도 한섬을 탐내는 패션 기업들이 많았다. 이로 인해 M&A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결국 현대백화점그룹이 2012년 4200억 원을 들여 한섬을 인수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정재봉 회장과 직접 담판을 통해 최종 결정에 이르렀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이 된 한섬이 입장이 바뀌어 2017년 3월 SK네트웍스 패션사업 부문을 최종 인수함으로써 두 기업간 M&A 신경전은 마침표를 찍었다.
△한섬의 지배구조
한섬은 창업자 정재봉 회장(현 사우스케이프 대표)이 1987년 6월10일 설립한 국내 대표 패션기업이다. 2012년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에 매각됐다.
여성 및 남성 의류 등의 제조와 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하며 ‘타임(TIME)’, ‘타임 옴므(TIME homme)’, ‘시스템(SYSTEM)’, ‘SJSJ’ , ‘마인(MINE)’, 랑방 컬렉션, 덱케 등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한섬은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사로 그룹에는 상장사 13곳과 비상장사 11곳이 포함돼 있다. 연결대상 종속회사로는 한섬상해(상무)유한공사, 한섬파리 등 2곳이 있다.
2026년 4월 기준 한섬의 최대주주는 주식 908만7140주(40.50%)를 들고 있는 현대홈쇼핑이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는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다.
△한섬이 걸어온 길
1987년 5월 창업자 최재봉 회장이 주식회사 한섬을 설립했다.
1996년 7월 한국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2005년 9월 중국 상하이에 한섬상해(상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2012년 2월 현대백화점 계열사 현대홈쇼핑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2012년 3월 현대백화점 기업집단에 신규 편입됐다.
2012년 11월 패션익스체인지를 흡수합병했다.
2013년 8월 Handsome Paris를 설립했다.
2017년 2월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했다.
2018년 11월 한섬라이프앤을 설립했다.
2019년 1월 한섬글로벌을 흡수합병했다.
2019년 10월 현대G&F를 흡수합병했다.
2020년 5월 한섬라이프앤(옛 클린젠코스메슈티칼)를 인수했다.
2025년 1월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했다.
- 비전과 과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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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과 과제김민덕은 패션기업 한섬의 DNA를 바탕으로 글로벌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이 2026년 3월24일 서울시 강남구 한섬빌딩에서 열린 제3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섬>
업계 전문가들은 한섬을 설립했던 정재봉 회장이 디자인 중심의 독특한 사업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온 힘을 쏟았던 것을 한섬의 성공 요인으로 분석했다.
정 회장은 당시 디자인 차별화가 패션 브랜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으며 한섬 브랜드가 초기에 성공을 거둔 데에는 ‘업의 본질’에 대한 창업자의 치열한 고뇌가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현대백화점 그룹에 인수된 뒤 한섬은 든든한 유통 기업을 모기업으로 두고 글로벌 시장 개척, 화장품 및 온라인 등 새로운 사업 영역 개척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에 매출 규모는 성장했으나 브랜드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민덕은 2026년 경영 기조로 ‘선택과 집중’을 내세우며 핵심 브랜드인 타임과 시스템의 글로벌 브랜딩 투자를 확대하고, 스포츠·남성 등 신규 카테고리에서 유망 브랜드를 육성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사업 운영 효율화, 브랜드 가치 제고, 고객 접점 경쟁력 강화,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네 가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기존 사업 구조 전반의 재정비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한섬은 타임의 플래그십 스토어 ‘타임 서울’과 프랑스 파리 라 사마리텐 백화점 팝업, 패션쇼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초기 성과를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단순 해외 진출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자체를 글로벌 기준으로 끌어올리는 브랜딩 전략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브랜딩은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해 단기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려우며 신규 브랜드 육성 역시 시장 안착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 평가김민덕은 한섬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코로나19 이후 침체에 빠진 한섬 내 구조적 변화를 주도했다.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왼쪽)가 2022년 10월19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육성 및 동반성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현대백화점에서 기획조정본부 경영관리팀장과 경영전략 및 지원담당,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치며 기획통이자 재무통으로 평가받았다.
김민덕은 2021년 3월과 2023년 3월, 2025년 3월 정기주총을 통해 연임에 각각 성공하며 4연임됐다.
외형 및 내실 성장을 이뤄내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한섬은 김민덕이 재무구조 개선과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김민덕은 2022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그룹과 주주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후 실적 저하가 오긴했지만 2025년의 경우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며 4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상승세로 전환했고,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
또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에 주력하는 등 성과를 낸 점과 회사가 당장 리더십 교체 보다는 안정적으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김민덕의 4연임이 확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 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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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업체에 갑질” 두 차례 국민청원 올라
▲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큐엘'(EQL) 플래그십 스토어 '이큐엘 그로브'(EQL GROVE) <한섬>
한섬은 과거 대표와 회사가 직원들과 하도급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처벌을 촉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오며 논란을 겪은 바 있다.
2018년 10월28일 청원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내 갑질 한섬 김형종 대표를 처벌해달라’는 글이 게시됐다. 1524명이 참여한 청원은 11월27일 마감됐다. 다만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 추천을 받지 못해 채택 없이 종결됐다.
국민청원에는 김형종 한섬 대표의 직원 대상 갑질, 인격 모독 및 폭언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어 같은해 1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섬과 관련 두 번째 ‘갑질 논란’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한섬의 임가공 수급사업자(하도급업체)들이었다. 이들은 한섬이 하도급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정상 제품과 공정 과정이 동일한 아웃렛 출고 상품의 낮은 임가공 단가, 십수년 간 동결된 도급 대금 등 한섬의 갑질을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들은 한섬이 보복할 수 있다는 위험 때문에 업체명과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꺼렸다.
청원자 A씨는 언론 보도를 통해 “그 동안 당장 먹고 사는 게 급했던 하도급업체들이 한섬을 상대로 불만을 꺼내기 어려웠다. 우리(하도급업체)끼리 주고받은 말이 한섬으로 전해질까 봐 그 동안 쉬쉬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 경력/학력/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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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1990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했다.
▲ 김민덕 한섬 사장(가운데)이 2022년 5월31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프랑스 니치 향수 전문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Liquides Perfume Bar)의 플래그십 매장 앞에서 다비드 프로사드 ‘디퍼런트 래티튜드’ 대표(왼쪽), 배우 이제훈씨와 함께 개장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니치 향수는 고가의 프리미엄 향수를 말한다. <한섬>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경영관리팀장 상무로 근무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경영전략담당 전무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했다.
2017년부터 한섬으로 이동해 관리본부장 겸 영업본부장(부사장)을 맡았다.
2019년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9년 11월 한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5년 3월 4연임에 성공했다.
◆ 학력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 가족관계
◆ 상훈
◆ 기타
김민덕은 2025년 한섬에서 보수로 12억6천만 원을 수령했다. 급여 10억2900만 원, 상여 2억2천만 원, 기타 근로소득 1100만 원을 합한 금액이다.
-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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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했다. 올해는 패션 사업의 기본으로 돌아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거둔 성과는 주주와 나누겠다.” (2026/03/24, 제3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가운데)가 2024년 12월13일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총동문회가 수여하는 제15회 한양경영대상을 수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세상과 고객이 변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를 반영하여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늘 새롭게 도전해 나가겠다. 지난 30여 년간 성장시켜 온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지켜나가면서 한국 최고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2024/12, 한섬 누리집 CEO메시지에서)
“한섬 핵심 경쟁력인 우수한 품질과 차별화된 디자인 역량, 업계 최고 수준의 고객 케어 서비스를 기반으로 올 한 해를 국내 대표 패션기업을 넘어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한걸음 더 도약하겠다.” (2024/03/25, 제3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고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각 온라인몰을 전문화하겠다. 더한섬닷컴은 국내 최고의 브랜드로 구성된 프리미엄 패션몰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H패션몰은 전면적인 사이트 리뉴얼을 통해 해외 패션 전문몰로서 성장을 가속화 하겠다.” (2020/03/24, 제33기 정기주주총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