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 추이를 살펴본 뒤 6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연준은 트럼프 정부의 과도한 재정적자 때문에 통화정책이 제약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것”이라며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를 조정하는 3월 중반까지는 답을 얻기 어려운 만큼 현실적으로 금리인상은 6월에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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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
미국 의회에서 2018년도 예산안의 윤곽이 드러나는 6월 이후에 정부 정책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만큼 그때까지 연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3월과 5월, 6월에 각각 열린다.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됐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트럼프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전에 판단하기 어렵다”며 “연준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만큼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기업의 설비투자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가깝게 다가서는 것을 확인한 뒤에 천천히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2월 금리동결이 결정된 뒤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13.3%, 5월 34.3%, 6월 46.7%로 예측했다.
미국 통화정책과 관련된 구체적인 단서는 2월 중순에 예정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의회 통화정책 보고'와 22일에 발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재닛 옐런의장은 14일과 15일 미국 상하원 의회에서 반기 통화정책 및 경제전망을 주제로 연설할 것”이라며 “해마다 이 연설이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의 분기점으로 작용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첫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된 단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 금리인상이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보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연준의 통화정책기조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금융시장은 옐런 의장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와 환율문제가 금융시장의 주된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미국 제약회사 최고경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일본, 독일 등 대미무역 흑자규모가 큰 주요국가들을 환율조작국이라며 비판했다.
아베 일본 총리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반발하면서 트럼프발 ‘환율전쟁’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3원 떨어진 1146.8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당분간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