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사진)가 미국 사업 시작과 함께 불거진 소비자 불만에도 전략 수정 없이 정면 돌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CJ올리브영이 미국 사업에 공을 들여온 만큼 진출 초기 발생하고 있는 잡음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이 대표는 고객들의 불만을 오해라고 보고 고객 소통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14일 CJ올리브영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최근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올리브영 미국몰의 글로벌몰 복원 요구와 멤버십 체계 관련 불만에도 미국 전용 온라인몰 '올리브영US'의 사업 전략을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의 고객들 사이에서 나오는 부정적 반응을 놓고 사업 방향에 수정이 필요한 위기라고 판단하기 보다는 미국 시장 안착 과정에서 나타난 초기 적응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CJ올리브영은 실제로 미국 전용몰 전략 자체를 수정하기보다는 고객 소통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CJ올리브영은 미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내문을 내고 제품 구성과 멤버십, 프로모션 등에 대한 의견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멤버십과 포인트 이전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한 고객들에게는 개별 이메일도 발송하고 있다. 특히 포인트 소멸 논란과 관련해서는 고객 동의 절차가 완료되면 순차적으로 이관된다는 점을 설명하며 관련 문의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 전용 혜택과 신규 프로모션을 앞으로 차례대로 공개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은 불만이 쌓이면 기업이 즉각 대응하고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현재 올리브영의 대응도 전략 수정보다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 초기 혼선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현지 소비자 접점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관광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인 ‘디스커버LA(Discover LA)’에는 패서디나에 문을 연 올리브영 미국 1호점을 소개하는 협찬 게시물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CJ올리브영을 “한국 최대 뷰티·라이프스타일 유통기업”으로 소개하며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웰니스 제품 등을 홍보했다. 향후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 매장 개점 계획도 함께 알렸다.
CJ올리브영이 미국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응하는 한편 현지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기 위한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CJ올리브영은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같은 날 미국 전용 온라인몰도 출범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미국 전용몰 출범 이후 글로벌몰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상품 수 축소와 멤버십 변경, 기존 인기 제품 판매 중단 등을 이유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불만의 중심에는 글로벌몰과 미국몰의 차이가 있다.
기존 글로벌몰은 한국에서 해외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역직구 플랫폼이다. 반면 미국몰은 현지 법인을 기반으로 미국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플랫폼이다.
이에 따라 멤버십 체계도 달라졌다.
글로벌몰에서는 최근 6개월 동안 300달러 이상 구매하면 최고 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미국몰에서는 기준이 600달러로 높아졌다.
회사 측은 글로벌몰이 150여 개 국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운영된 반면 미국몰은 미국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고 등급 유지 기준이 두 배 높아진 만큼 혜택이 축소됐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수년 동안 글로벌몰을 사용하면서 늘 최고 등급을 유지해왔는데 미국몰이 문을 열면서 이 등급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볼멘소리를 내는 고객 반응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 CJ올리브영이 미국 진출과 동시에 미국에서 운영하던 글로벌몰을 미국몰로 교체 운영한 것을 놓고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올리브영 미국 온라인몰 갈무리.
CJ올리브영 관계자는 "포인트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미국몰 이관 과정에서 고객 동의 절차가 필요했던 상황"이라며 "개별 이메일 안내와 고객 응대를 통해 관련 오해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CJ올리브영은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멤버십 관련 설명과 고객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고객들 사이에서 상품 수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불만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선케어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정을 충족해야 한다. 때문에 글로벌몰에서는 판매하던 제품이라도 미국몰에서는 동일하게 판매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CJ올리브영은 한국 제품을 그대로 판매하기보다 미국 규정에 맞춘 제품 개발과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FDA가 한국 선케어 제품에 활용되는 자외선 차단 성분 베모트리지놀(MBBT)에 대한 검토 절차를 진행하는 등 규제 환경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번 논란이 주목받는 이유는 CJ올리브영의 미국 사업이 이선정 대표가 공을 들이고 있는 핵심 성장 전략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국내 H&B(헬스앤뷰티)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확보한 CJ올리브영은 최근 수년 동안 글로벌 사업 확대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왔다.
특히 미국은 K뷰티 인지도가 가장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때문에 미국 사업이 향후 CJ올리브영의 글로벌 확장 성패를 가를 핵심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출시 초기부터 미국 소비자들의 반발이 나타난 상황을 이 대표와 회사도 가볍게 보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미국몰은 이제 오픈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은 사이트"라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상품 수를 늘리고 있으며 준비한 서비스와 혜택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