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SDI 주가가 4월 들어 기관과 외국인 수급에 힘입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시장은 삼성SDI가 오랜 적자에서 벗어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사업을 기반으로 올해 안에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SDI 기관 외국인 '쌍끌이' 순매수, 'ESS' 실적 끌고 '전고체 기대감' 주가 민다

▲ 4월 들어 삼성SDI 주가가 74.5% 급등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되는 전고체 배터리 기대감도 살아 있어 증권가에서는 삼성SDI 주가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삼성SDI는 전날보다 4.71%(3만2천 원) 오른 71만2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 주가는 4월 들어 이날까지 74.5%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32.43%를 크게 웃돈다.

이달 주가 급등은 벤츠 전기차 배터리 수주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20일 벤츠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수십 기가와트시(GWh), 공급 금액은 1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21일 삼성SDI 주가는 19.89% 급등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뚜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기관투자자들은 삼성SDI 주식 768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순위 3위에 해당한다. 1·2위를 '국민주'로 불리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기관의 이달 최대 관심주는 삼성SDI였던 셈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삼성SDI 주식 539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순위에서는 4위에 이름 올렸다.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세는 단순한 테마 편승이 아니라 삼성SDI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확신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은 삼성SDI의 ESS 부문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ESS란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시스템이다. 인공지능(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자, 안정적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ESS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대를 맞아 단순히 잉여 전력을 저장하는 장치를 넘어 전력 운영 최적화, 전력 품질 관리, 계통 병목 완화, 비상 전원 보완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ESS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SNE리서치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SDI는 글로벌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8위를 기록했다. 상위 7개 기업이 모두 중국 업체인 만큼 미국의 중국산 ESS 규제가 본격화될수록 반사이익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정원석 연구원은 “2026년부터 본격화되는 미국 행정부의 중국산 ESS 규제는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에게 구조적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삼성SDI의 ESS부문 영업이익은 2025년 약 830억 원에서 2028년 약 1조7천억 원까지 늘어나 중장기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SS가 삼성SDI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이란 분석 속에서, 올해 4분기 약 2년 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삼성SDI는 2024년 4분기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SDI는 ESS의 이익 기여가 크게 확대되면서 4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를 향한 기대감도 여전히 살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4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과 2027년 하반기 전고체 배터리 양산까지 고려하면 주가 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SDI 기관 외국인 '쌍끌이' 순매수, 'ESS' 실적 끌고 '전고체 기대감' 주가 민다

▲ 미국 뉴욕주에 설치된 에너지저장장치 설비 참고용 사진. <연합뉴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의 3대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전해질을 기존의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차세대 배터리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이 낮고, 주행거리를 대폭 늘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를 매각해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설에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국내 대표 2차전지주다. 2차전지 테마가 부각됐던 2021년과 2023년 80만 원 안팎의 높은 주가를 기록했으나 2025년 들어 고점 대비 80% 넘게 폭락하며 주주들에게 큰 손실을 안겼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2023년 7월 이후 약 3년 만에 70만 원 선을 회복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사상 최고가를 뛰어넘는 목표주가를 잇달아 내놨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삼성SDI 목표주가를 기존 88만 원에서 93만 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상향은 2026~2028년 매출 전망치를 높여 잡은 데 따른 것”이라며 “ESS 추가 수주가 구체화되면서 실적 가시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KB증권은 삼성SDI 목표주가를 기존 53만 원에서 60% 높인 85만 원으로 제시했다.

이창민 연구원은 “AI발 ESS 수요 증가 흐름을 고려해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보다 21% 상향 조정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