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건화물선(벌크선) 중심 사업구조를 지닌 해운사 팬오션이 미국-이란 전쟁에도 장기 운송계약에 힘입어 올해도 5천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 사장은 안정적 이익을 바탕으로 지난해까지 LNG운반선을 대거 사들인 데 이어 올해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구매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팬오션 중동사태에도 올해 영업익 5천억 돌파 전망, 안중호 LNG 이어 원유 운반사업 공격적 확대

▲ 팬오션이 철광석, LNG 등의 장기 운송계약에 힘입어 중동 사태에 따른 해운 시장 불안 속에서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사진)는 올해 초대형원유운반선을 공적적으로 매입하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팬오션>


중동 정세 불안정으로 해운 연료비와 보험료가 상승한 반면 유조선 운임은 강세를 보이는 등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 사장의 공격적 원유 운반 사업 확대가 성공할지 주목된다. 

29일 팬오션 취재를 종합하면 3월 말 기준으로 회사가 도입할 예정인 선박은 건화물선 8척, 유조선 18척 등으로 회사는 대형 원유운반선 구매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회사의 유조선 선대는 △초대형원유운반선 2척 △중형 유조선(MR탱커) 10척 △화학제품운반선(케미컬탱커) 7척 등 19척이다. 앞으로 도입 예정인 탱커선 18척을 합하면 회사의 유조선 보유량은 모두 37척으로 배로 늘어난다.

특히 회사는 2026년 6월부터 2027년 4월까지 SK해운으로부터 중고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9737억 원 규모)을 순차 도입한다. 지난해 6월 HD현대중공업에 발주한 30만DWT(재화중량톤)급 친환경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3500억 원 규모)은 2027년 7월과 8월에 인도받을 예정이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SK해운으로부터 도입하는 원유운반선은 2~4년의 장기 계약에 묶여 있어, 즉각적 이익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자산 가치 상승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유조선 시황 강세로 중고 선가 지수가 대폭 상승했는데, 30만DWT급 초대형원유운반선(선령15년)의 중고가는 2025년 말보다 약 30% 정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회사는 2025년까지 LNG 장기 운송에 투입하기 위해 LNG운반선을 14척까지 늘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LNG운반선 부문은 매출 3182억 원, 영업이익 1489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3배·4배 수준까지 늘었다. 

회사는 전체 보유 선박에서 벌크선 비중이 약 80%에 이른다. 벌크선 시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사업 구조다.

이에 따라 안 대표는 2020년 취임 이후 LNG운반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으로 선종 다변화를 추진하며, 벌크선 의존도를 낮추는데 집중해왔다.
 
팬오션 중동사태에도 올해 영업익 5천억 돌파 전망, 안중호 LNG 이어 원유 운반사업 공격적 확대

▲ 팬오션은 2019년 벌크선 사업 매출 비중이 76%에 이르렀으나 2025년 말에는 58.9%로 낮추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팬오션 본사. <비즈니스포스트> 


안 대표 취임 직전 2019년 회사의 비 벌크 선박은 총 28척이었다가 2026년 1분기에는 45척까지 늘었다. 이에 따라 벌크선 매출 비중도 2019년 말 76.0%에서 2025년 말 58.9%까지 낮아졌다. 

회사가 안정적 수익 구조를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장기 운송계약 덕분이다. 회사는 철광석, 원유, LNG 등의 장기 운송계약에 기반해 시황 변동에 비교적 영향이 덜한 수익 구조를 유지해왔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전체 선대 263척 가운데 장기 운송계약에 투입되고 있는 선박은 모두 54척이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025년 별도기준 장기 계약이 매출과 매출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6%, 71%”라면서 “장기 계약은 연간 약정된 수송량에 대해 고정 또는 원가보상 방식의 운임이 적용되고, 주요 변동비인 연료비가 보전돼 수익구조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에도 이같은 장기 계약에 기반해 실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팬오션은 2026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8498억 원, 영업이익 541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2025년보다 매출은 7.7%, 영업이익은 10.0% 각각 증가하는 것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 이후 제품 수요가 촉발되며 선복 수요가 늘었고, 시장 내 가용 선복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유조선 운임 상승세는 유지되고 있다”며 “다만 5월 이후 원유 수급에 차질이 발생해 정유 시설 가동률이 낮아지면 운반 수요 자체가 감소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