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작년 수준으로 복귀 불가" 전망, 스마트폰 부품 원가에 40% 넘어

▲ 모바일 제품에 쓰이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2025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자연히 스마트폰과 PC, 태블릿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모바일용 메모리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열풍이 주도한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은 이미 이전으로 돌아가기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조사기관의 분석이 나온다.

이는 결국 스마트폰과 PC, 태블릿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중저가 제품의 시대가 사실상 종말을 맞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시장 조사기관 IDC는 13일 보고서를 내고 “메모리반도체 물량 부족에 따른 공급망 차질은 2027년까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8년부터 메모리반도체 단가가 다소 하락할 수 있지만 이전 수준의 가격으로 복귀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예측도 이어졌다.

메모리반도체 부품 원가가 전자제품 제조사들에 비용 부담을 키우는 상황은 사실상 ‘뉴 노멀’로 자리잡아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의미다.

IDC는 결국 “중저가 PC와 태블릿의 시대는 이제 완전한 과거의 일이 됐다”며 “부품 원가 상승이 완제품 판매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글로벌 PC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11.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태블릿PC 출하량도 연간 7.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IDC는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제조사들이 메모리반도체 원가 부담에 생산을 줄이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전자제품 시장 위축을 주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은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에도 설비 투자를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집중하며 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폭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HBM의 수익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메모리 가격 "작년 수준으로 복귀 불가" 전망, 스마트폰 부품 원가에 40% 넘어

▲ SK하이닉스의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전시장 홍보용 사진.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물량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빅테크 기업들에 우선적으로 배정되는 사례가 늘어나며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확보하는 일은 더 어려워졌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분기 D램 가격이 직전 분기보다 50%, 낸드플래시 가격은 90% 상승하며 스마트폰 제조사들에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1분기에 200달러(약 30만 원) 이하 저가형 스마트폰에서 메모리반도체 평균 원가는 전체 부품 가격의 4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400~600달러 사이에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메모리반도체 평균 원가도 D램은 14%, 낸드플래시는 11%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2분기에는 이 비중이 각각 20%, 16%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800달러 이상에 판매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는 2분기 기준 평균적으로 D램이 23%, 낸드플래시가 18%의 부품 원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2분기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부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합산 비중은 20% 안팎에 그쳤는데 1년만에 두 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결국 이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원가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지도록 해 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중저가 스마트폰에 의존이 큰 업체일수록 출하량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스마트폰 가격 인상은 사실상 불가피해 보인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가는 약 150~200달러 상승할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제품의 일부 사양을 낮춰 내놓으며 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한 부분에서 원가를 절감하려는 노력도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