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도요타 아키오 미국 전기차 시장 정면대결, 현대차 '앞선 기술' vs 도요타 '브랜드 파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이 2024년 10월27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맞붙는다.

아키오 회장은 지금까지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는 전략 펼쳤지만, 올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전기차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지난해 테슬라에 이어 판매 2위에 오를 정도로 앞서가는 상황이지만,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 판매 2위인 도요타가 본격적인 전기차 판매 확대를 내걸고 있어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그동안 다져온 전기차 기술력을 앞세워 판매량을 늘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와 도요타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요타는 지난해까지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차 판매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판매한 1053만6807대 가운데 친환경차가 499만4894대로 47%를 차지했다. 친환경차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은 4%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도요타가 오는 4월 뉴욕 국제오토쇼에서 3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랜더EV'를 공개하고, 현지 생산과 판매에 들어간다. 하이랜더EV는 도요타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첫 전기차다.

미국 켄터키주 조지타운에 위치한 공장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가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판매키로 하면서, 현대차그룹으로서도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맞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9만9553대를 판매하며 2위에 올랐다. 1위는 58만9160대를 기록한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다.
 
현대차 정의선·도요타 아키오 미국 전기차 시장 정면대결, 현대차 '앞선 기술' vs 도요타 '브랜드 파워'

▲ 도요타는 오는 4월 뉴욕 국제오토쇼에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랜더EV'를 공개하고, 하반기부터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에 들어간다. <도요타>


도요타·렉서스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를 2만2009대 판매했다. 도요타가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는 준중형 SUV 'bZ' 1종이고, 렉서스는 중형 SUV 'RZ' 1종 뿐이다.

도요타가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차 판매에 집중하는 동안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라인업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은 기술력을 앞세워 도요타의 브랜드 파워와 경쟁할 것으로 관측된다.

E-GMP를 기반으로 한 현대차그룹 전기차 라인업은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세계 자동차 시상식에서 수많은 수상을 기록했다.

전기차 개발에 꾸준히 공을 들인 만큼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해 온 도요타와 비교해 기술력과 상품성에서는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E-GMP가 2021년 출시된 준중형 SUV 아이오닉5에 처음 탑재된 만큼, 점차 구형 플랫폼이 돼 간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도요타가 전기차로 내놓을 하이랜더는 미국에 2000년 내연기관차로 출시돼 현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모델이다. 2000년 4월 뉴욕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하이랜더는 지난해 미국에서 5만6208대가 판매됐다. 파생형 준대형 모델인 그랜드 하이랜더는 13만6801대가 팔렸다.

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와 기아 EV 라인업이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꾸준히 높여왔다. 하지만 도요타의 미국 소비자 인지도가 워낙 높아 본격적인 전기차 판매에 들어가면 현대차와 기아 입장에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지난해 10월1일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종료됐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과 도요타의 전기차 할인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2월과 3월 북미 시장에서 아이오닉5를 최대 6천 달러, 아이오닉9을 최대 1만 달러까지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도요타도 자체 할인 프로모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