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보다 앞으로 금리인상 속도가 국내증시에 더욱 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14일 “현재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올릴 속도”라며 “연준이 정책적인 태도(스탠스)를 바꾸는 여부 등이 연말 국내증시의 ‘안도랠리’를 좌우할 핵심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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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
연준은 14일(현지시각)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는데 이때 기준금리를 0.25~0.50%에서 0.50~0.75%로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가격을 토대로 금리인상확률을 추산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13일 기준으로 연준에서 12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을 95.4%로 점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이사회 의장은 이번 정례회의 직후에 기자간담회를 열어 앞으로의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하는데 국내 금융시장의 눈길은 이쪽에 더욱 쏠려 있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은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더욱 명확해진 뒤 통화정책에 관련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며 “이번에는 기존의 비둘기파적인 태도(스탠스)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연준 위원들이 추정한 적정 기준금리를 나타내는 점도표를 9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미국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옐런 의장이 10월에 고압경제 현상을 용인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금리를 천천히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고압경제는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 물가가 오르는 것을 뜻한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트럼프 당선인의 재정지출 확대정책 등에 영향을 받아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더라도 연준에서 비교적 저금리인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이 이번에도 고압경제의 지속 여부를 밝힐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며 “이번에도 고압경제를 언급한다면 트럼프 당선인의 등장으로 금리가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옐런 의장이 시장의 예상처럼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뜻을 내비칠 경우 국내증시도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안도랠리’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외국계 투자자금의 이탈이 예상보다 줄어들고 오히려 국내증시에서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는 실제로 최근 6거래일 연속으로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 11월에 매도우위를 나타낸 것과 다른 모습이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준은 금리를 올리는 데 신중한 태도를 지키고 있어 기존의 완만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며 “달러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내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정국불안이 연말 국내증시의 상승세를 제한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여기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시기는 일러도 내년 1분기 말”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그때까지 이어져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