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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한숨 돌린 박인규, 대구은행 '채용비리'로 궁지에 몰려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3-13 16: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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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더욱 궁지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사임으로 은행권 채용비리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검찰이 대구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을 놓고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을 향한 압박수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 검찰, ‘대구은행 채용비리’와 ‘금감원 인사청탁’으로 박인규 정조준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지검은 대구은행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른 시일 안에 박 회장을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비자금 한숨 돌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5785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인규</a>, 대구은행 '채용비리'로 궁지에 몰려
▲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지검은 대구은행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른 시일 안에 박 회장을 소환조사하기로 했다.<뉴시스>

대구은행은 2016년 신입직원 채용과정에서 3건의 채용비리 정황이 적발됐다. 박 회장이 대구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는 만큼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금감원 등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2016년 채용과정에서 은행 임직원과 관련된 지원자 3명의 인성 점수가 합격기준을 밑돌았지만 간이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줘 인성전형을 통과시켰다. 이 지원자들은 모두 최종합격했다.

합격자 가운데 박 회장 운전기사의 자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회장의 책임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단순히 채용비리를 묵인한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채용비리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부산은행 채용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박재경 BNK금융지주 사장과 강동주 BNK저축은행 대표이사 등 최고 경영진급이 구속된 만큼 박 회장이 느끼는 압박감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채용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혐의 여부와 관계없이 바로 물러나기로 하면서 지난해 불거진 박 회장의 금융감독원 인사청탁 논란도 면밀히 들여다 볼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이병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이 이 전 부원장보에게 인사청탁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7월 금감원 민원처리 전문직원 채용에 대구은행 출신 직원이 합격할 수 있도록 이 전 부원장보에게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원장보는 지난해 11월 금감원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와 사문서 변조·행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인사청탁과 관련해 두 사람 사이에 대가성 금품이 오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아 조사방식이나 처벌 여부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단순한 인사추천 등도 지위와 관계에 따라 부당채용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는 만큼 검찰 조사가 강도 높게 재개될 수도 있다.

그동안 인사추천 자체는 문제되지 않고 청탁에 따른 점수조작 등이 있을 때만 문제 삼겠다는 기준도 최 원장의 사임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직자들을 울리는 채용비리는 이번 기회에 철저히 뿌리뽑아야 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가 더욱 강경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박 회장에게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박인규, 검찰수사 대비하고 있지만 금감원 지배구조 검사 부담

검찰은 박 회장의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대구지검은 대구지방경찰청이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박 회장의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혐의를 특수부에 배당해 수사를 시작했다.
 
비자금 한숨 돌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5785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인규</a>, 대구은행 '채용비리'로 궁지에 몰려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박 회장은 2014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대량으로 구매해 판매소에서 수수료 5%를 공제하고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파악한 상품권 규모는 33억 원가량이고 박 회장 등이 조성한 비자금은 31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서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에 신청한 박 회장의 구속영장은 두 번 반려돼 박 회장은 한 고비를 넘었지만 이제부터는 검찰의 본격적 수사가 시작된 셈이다.

박 회장은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와 관련된 검찰수사를 앞두고 법무법인 등을 통해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지주 새 사외이사에 법조계 인사들이 새로 추천되면서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한 채비를 갖췄다는 말도 나온다.

대구지방법원 판사 출신인 이담 법무법인 어울림 대표변호사가 DGB금융지주 새 사외이사로 추천됐고 이재동 법무법인 대구 대표변호사와 구욱서 법무법인 다래 고문변호사 등도 대구은행 사외이사로 각각 신규추천됐다. 이들은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선임된다.

그러나 금감원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를 면밀히 살피고 있는 만큼 채용비리 등 검찰 수사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은 오히려 박 회장을 더욱 궁지로 몰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이 금융회사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조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역할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것과 달리 사외이사를 최고경영진의 ‘사법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이 2월에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이사회 의장에서 각각 사퇴하며 금감원의 기조에 발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유일하게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고 있어 ‘제왕적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금감원의 주요 점검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자금 조성 혐의와 채용비리, 지배구조 등으로 검찰과 금감원의 칼날 앞에 서있다”며 “검찰과 금감원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박 회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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