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헤지펀드 방한해 LG화학 압박, "저평가 탈피 위해 지배구조 개선해야"

▲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이 시장에서 크게 저평가돼 있다고 바라본다. <팰리서캐피탈>

[비즈니스포스트] “LG에게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긍정적 사례를 만드는 리더십을 보여줄 엄청난 기회이기도 합니다.”

영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탈의 제임스 스미스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직접 한국을 찾았다. LG화학의 기업가치 저평가 문제를 이유로 주주제안을 내놓은 가운데 LG화학과 LG그룹을 상대로 주주총회를 앞두고 압박수위를 높였다.

13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교육원에서는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 본 한국 대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 : LG화학을 중심으로’ 세미나가 열렸다. 

제임스 스미스 팰리서캐피탈 CIO를 비롯해  이 헤지펀드 주요 관계자가 직접 자리를 찾아 직접 마이크를 잡고 자신들이 LG화학에 건넨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지주사 ㈜LG가 LG화학 대주주로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팰리서캐피탈이 제안한 주주제안에 찬성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제임스 스미스 CIO는 “우리는 ㈜LG와 LG화학의 주주까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며 “㈜LG 차원에서 변화에 찬성하며 한 걸음 나아간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팰리서캐피탈에 따르면 LG화학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은 71%에 이른다. 이를 토대로 LG화학이 전기화 시대의 핵심 기업 LG에너지솔루션 지분 79%를 가지고 있지만 저평가 문제가 심각하다고 바라봤다.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의 만성적 부진 및 전례 없는 NAV 할인율은 수용 불가능할 정도의 시급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회사 측이 이를 문제로 인정하거나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바라봤다.

또한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의 이사회가 지나치게 학계 위주로 구성돼 경영 경험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LG화학 이사회에는 독립이사로 조화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천경훈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현주 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이영한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등이 자리하고 있다. 

팰리서캐피탈은 전문성을 갖춘 교수진의 필요성은 있지만 학계 출신으로 이뤄져 기업 경영 및 리더십 경험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사회 의장을 맡은 조화순 교수도 정치외교학이 전공인 만큼 경영 측면에서 경험이 부족하다고 바라봤다.

LG화학 주주총회에는 이에 따라 팰리서캐피탈의 주주제안 안건으로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 △선임독립이사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이 제안됐다.

세부 주주제안으로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을 주요 재무제표로 공시 △경영진 보상 계획에 주식연계보상 도입 및 NAV 할인율 및 자기자본이익률(ROE) 추가 핵심성과지표(KPI)로 연계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 규모 확대 등을 제시했다.

팰리서캐피탈이 주총 안건으로 제안한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이 가결되면 세부 주주제안 3개도 함께 다뤄지는 구조다.

LG화학에서는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을 두고 선례가 부족해 시장 관행 발전에 맞춰 충분한 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시행 보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이에 팰리서캐피탈은 권고적 주주제안이 제공하는 주요 이점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기 위한 시도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 주주제안이 법률적 검토 아래 설계됐다고 바라봤다.

최영익 법무법인 넥서스 변호사는 “권고적 주주제안은 이사회가 결정에 따라 어떤 행위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검토하고 시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일반적 전통 주주결의사항처럼 어떤 행위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선임독립이사 선임 의무화를 두고는 기존 독립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돼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팰리서캐피탈은 선임독립이사는 다른 개념으로 독립이사를 대표하고 주주 핵심 소통창고로 기능해 언제나 필요하다고 맞선다.

LG화학 주주총회는 오는 31일 열린다. 이날 LG화학 주가는 한국거래소에서 전날보다 2.78% 하락한 29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약 21조 원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LG화학 주가가 오늘 30만 원이 깨졌는데 시총 20조 원 수준으로 국내 굴지의 기업이 미국 주요 투자업계 기준으로는 스몰캡 기준에 이른다”며 “거버넌스를 보는 입장에서는 심각한 여러 문제를 안고 있고 구광모 LG 회장과 새 CEO, 이사회가 이제는 책임을 지고 해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