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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 '친환경' 분야 공급과잉에 해외로, '녹색쓰나미'로 에너지전환 빨라져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10-02 1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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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 '친환경' 분야 공급과잉에 해외로, '녹색쓰나미'로 에너지전환 빨라져
▲ 중국 장쑤성에 위치한 전기차 제조사 '리오토'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차량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기업들이 자국 내에서 태양광을 비롯한 친환경 제품 생산에 공급 과잉 문제를 겪자 직접투자를 통해 해외로 빠르게 발을 넓히고 있다. 

중국이 에너지 전환에 성과를 보인 점을 볼 때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기후연구단체 ‘클라이밋 에너지 파이낸스(CEF)’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 기업들의 해외 친환경 산업 직접투자(ODI) 금액이 약 1천억 달러(약 132조 원)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해외 직접투자 금액은 약 1029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 기업들은 약 130여개 해외 기업들과 청정 기술 거래 계약을 통해 자금을 제공하기로 협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놓고 CEF는 중국발 ‘녹색 쓰나미’가 세계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이 자국 에너지 전환에 투입한 금액은 약 6760억 달러(약 895조 원)으로 독보적 세계 1위였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청정 기술 제조업 육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미국과 비교해도 약 2배 많았다.

CEF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 직접투자를 확대하는 주요 목적이 높아지는 서방권의 무역장벽을 우회하는 일과 함께 국내 공급 과잉 문제의 대응에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는 것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기술 이전, 합작 연구, 공장 건설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로 해외 기업과 밀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중국 기업들이 지정학적 분쟁과 관세 장벽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회피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략수단으로 여기진다.

시장분석업체 와일리레인의 팀 버클리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남은 제품을 수출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국이 보유한 기술과 공학, 공급망 및 재무 능력 등 다양한 것들로 수출 품목들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엔(UN) 통계상 글로벌 친환경 산업 투자 규모가 지난해 2% 줄어든 것과 달리 중국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3년 기준 세계 친환경 산업 투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자본 '친환경' 분야 공급과잉에 해외로, '녹색쓰나미'로 에너지전환 빨라져
▲ 2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5주년 경축 연설을 진행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 <연합뉴스>
중국이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브라질, 헝가리, 모로코, 태국 등 국가들의 친환경 산업 성장세도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쑤양 동 CEF 연구원은 블룸버그를 통해 “중국 기업이 다른 곳에 생산 시설을 건설하면 투자 대상국의 기술, 전문성, 자본, 경험은 물론 현지 노동 시장을 확대하고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게 된다”며 “중국이 자국의 과잉공급 상황을 다른 나라에 풀어 세계적 에너지 전환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국발 녹색 쓰나미에는 중국 정부도 한몫하고 있다.

앞서 12일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24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에서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들과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양자간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향후 3년에 걸쳐 아프리카 국가들에 3600억 위안(약 67조 원)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지원되는 금액 가운데 일부는 녹색 개발 프로젝트의 일부로 친환경 에너지 개발 산업에 투자된다. 

국제환경단체 카본브리프에 따르면 당시 시 주석은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태양광, 수력, 풍력 및 기타 재생에너지 자원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에너지 효율 기술, 신재생에너지 산업, 저탄소 및 녹색 산업 등과 관련된 아프리카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추진할 구체적인 실행 계획들을 담은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10여 개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발 해외 직접 투자는 이제 서방권 국가들과 견줄 만한 수준에 달했다고 평가했다.

베티 왕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해외 직접 투자 방식는 규모 면에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최대 국제 투자국가인 미국과 일본과도 비견될 만한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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