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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에 시달리는 참전유공자, 참전명예수당 금액 현실화 목소리 커져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3-06-06 13: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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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지급하는 참전명예수당이 참전유공자의 생활고를 해결하기 부족해 참전명예수당 액수 현실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자치단체에서 추가로 지급하고 있는 참전명예수당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지급시점과 액수에서 지역별 편차가 발생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가난에 시달리는 참전유공자, 참전명예수당 금액 현실화 목소리 커져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왼쪽)이 6월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출범 현판식'에서 6.25 참전 유공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정치권에서는 가난에 시달리는 보훈대상자 예우를 강화하기 위해 참전명예수당, 보훈예우수당과 같은 경제적 보상이 확대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는 5일 ‘서울시 참전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참전명예수당을 기존 10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참전유공자를 위한 경제적 지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참전명예수당은 2000년 생계보조지원금 개념으로 신설돼 65세 이상의 생계가 곤란한 참전유공자를 대상으로 월 6만5천 원을 지급했다. 2002년 현재의 참전명예수당 개념으로 전환해 지원 대상을 넓히는 대신 1인당 지원 금액은 월 5만 원으로 줄었다.

그 뒤 △2015년 18만 원 △2016년 20만 원 △2017년 22만 원 △2018년 30만 원 △2020년 32만 원 △2022년 35만 원 △2023년 39만 원으로 올랐다.

과거에 비해 많이 오르기는 했으나 국가유공자의 생활고를 해결하기엔 부족한 액수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이던 2021년 12월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국가 유공자의 수당을 35만 원에서 70만 원까지 2배 인상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8월 참전명예수당을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50만 원까지만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참전명예수당의 지역별 격차 문제도 심각하다.

전국 17개 시·도 지방자치단체는 관련 조례를 마련해 관내 대상자에게 별도의 참전명예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대한민국6·25참전유공자회가 5일 공개한 ‘지방자치단체별 참전명예수당 지급현황’에 따르면 수당 지급이 시작되는 나이와 지급액이 자치단체별로 모두 제각각이다. 참전유공자는 같은 전쟁에 참여했더라도 자신이 지금 어디에 사는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과 나이가 다르다.

지방자치단체의 참전명예수당 지급 시작 나이를 살펴보면 나이제한을 두는 곳과 나이제한을 두지 않는 곳으로 나뉜다. 

울산 기초자치단체, 경기 고양, 경기 과천 등에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수급 나이 제한을 65세 이상으로 한 것과 달리 80세 이상 참전자에게만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액수를 합산해 계산하면 가장 많은 액수를 지급하는 곳은 강원도 화천으로 46만 원이다. 강원도가 월 6만 원, 화천군이 월 40만 원을 지급한다. 가장 적은 곳은 전북 익산·전주로 참전유공자는 한 달에 8만 원(도 2만 원+지자체 6만 원)을 받을 수 있다.

강원 화천과 전북 익산·전주의 참전명예수당 금액 차이는 월 38만 원이다. 익산·전주에 거주하는 참전유공자는 화천에 거주하는 사람에 비해 1년에 456만 원을 덜 받게 된다.

국가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 한 국가유공자들은 가난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발표한 ‘2021년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보훈대상자 가구의 소득계층별 규모를 시장소득을 적용해 추정한 결과 전체의 46.3%인 30만7970명이 중위소득 30% 미만의 빈곤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참전유공자의 연간 평균 개인 소득은 2149만 원으로 보훈대상자 분류 가운데 가장 낮았다. 참전유공자의 64.2%는 소득이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일을 하고 있는 국가보훈대상자는 34.6%였다. 이들이 종사하고 있는 직업은 단순노무(22.2%), 서비스종사자(15.9%) 순으로 저소득, 저숙련 일자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보훈대상자 취업자 가운데 43.7%가 5인 미만 사업장, 32.5%가 5명~49명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을 하고 있는 인원 대부분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보훈 위상 강화를 기조로 내세우며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승격시키고 보훈예산 6조 원 시대를 연 만큼 국가유공자를 향한 경제적 지원 강화, 일자리 지원 정책 마련 등이 조속히 마련해야 된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가보훈처는 현충일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국가보훈부로 승격됐다.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에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임명됐다.

정부의 보훈 중심 기조 아래 국가보훈부의 예산은 올해 6조 원이 넘었다. 2022년과 비교해 4.8% 증가했다.

국가보훈부가 지급하는 보상금과 각종 수당 또한 2008년 이래 최대 폭인 5.5% 올랐다. 7급 상이자 보상금과 일부 6·25전몰군경자녀수당은 각각 9%, 20.5% 인상됐다.

다만 보훈예산은 여전히 전체 국가 예산 638조7천억 원의 1%도 되지 못한다. 

보훈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비율이다. 호주, 캐나다, 대만은 국가 예산의 평균 2.5%~3% 수준이며 미국은 4.4%에 이른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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