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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장비 공급부족 심화, 미국 반도체기업 투자 확대에 삼성전자 불리해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11-09 11: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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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장비 공급부족 심화, 미국 반도체기업 투자 확대에 삼성전자 불리해져
▲ ASML이 공급하는 EUV 반도체장비 공급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UV장비를 활용하는 인텔의 반도체 생산공정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미세공정에 주로 사용되는 네덜란드 ASML의 EUV(극자외선) 반도체장비가 이른 시일에 본격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EUV장비 공급 부족으로 전 세계 반도체기업의 물량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기업이 가세하며 삼성전자의 장비 확보에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내고 ASML 주식에 ‘비중 확대’ 의견을 새로 제시했다.

글로벌 반도체업황 침체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ASML은 반도체장비의 꾸준한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마이크론과 인텔, 대만 TSMC 등 주요 고객사가 미국에 공격적 시설투자 계획을 내놓은 점을 반영해 ASML의 사업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에 신설되는 여러 반도체기업의 생산공장에 ASML의 EUV장비 도입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ASML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는 EUV장비는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기술 발전과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에 필수로 쓰인다.

최근 삼성전자와 TSMC, 인텔이 미세공정 중심의 기술 경쟁과 생산라인 구축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EUV장비 수요가 급증해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ASML의 연간 EUV장비 생산량이 제한적인 데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공급망 차질까지 겹쳐 단기간에 공급 물량을 늘리기 분명한 한계가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론을 필두로 기존에 EUV장비를 사용하지 않던 메모리반도체기업까지 물량 확보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공급 부족은 더욱 심각해질 공산이 크다.

메모리반도체 역시 시스템반도체와 마찬가지로 EUV기술 기반의 미세공정을 도입하면 생산 효율과 성능을 높일 수 있어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1β(베타) 미세공정 기반 D램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1β 공정은 EUV장비를 활용하지 않는 마이크론의 마지막 기술에 해당한다.

현재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마이크론의 미국 뉴욕주 반도체공장에는 EUV장비를 활용하는 차세대 D램 공정이 중점적으로 활용된다. 해당 공정기술은 이르면 내년 중순부터 도입된다.

마이크론이 미국 정부의 메모리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정책에 따라 400억 달러(약 55조 원)의 투자 계획을 내놓은 점을 고려하면 필요로 하는 EUV장비 대수도 상당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EUV장비 공급부족 심화, 미국 반도체기업 투자 확대에 삼성전자 불리해져
▲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업체가 그동안 서로 ASML의 EUV장비 물량 확보 경쟁을 벌여왔던 상황에서 이제는 막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기업도 맞서야만 하는 셈이다.

마이크론을 필두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D램 미세공정 경쟁에 가세하면서 EUV장비 물량 확보를 위한 노력에 더욱 힘을 싣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ASML의 EUV장비 품귀현상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반도체 파운드리기업들의 시설 투자 계획에 중장기적으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에서 공격적 투자 확대로 선두기업인 TSMC를 추격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었는데 EUV장비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도체 시설 투자 경쟁이 시스템반도체에 이어 메모리반도체로 확산되면서 삼성전자도 파운드리와 메모리 시설 투자에 모두 EUV장비 수급과 관련한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인텔과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기업은 ASML과 장비 공급 협상에서 한국이나 대만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최근 ASML의 반도체장비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면서 ASML이 실적에 큰 타격을 받고 있어 미국 정부와 규제 완화에 관련한 논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ASML이 미국 반도체기업에 EUV장비를 더 활발하게 공급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하면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ASML의 반도체장비 중국 수출과 관련해 네덜란드 정부와 소통을 확대하며 직접적으로 압박을 더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최근 인텔과 마이크론의 미국 반도체공장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EUV장비 공급과 관련한 내용도 충분히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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