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둔촌 재건축 조합이 15일 임시총회에서 23개 안건을 모두 가결해 사업이 다시 궤도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다시 궤도에 오른다.
둔촌주공 재건축 임시총회에 상정된 모든 안건이 조합원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됨에 따라 사업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업단은 17일부터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고 사업비 대출 연장도 문제없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공사재개를 위한 임시총회를 열어 23개 안건을 의결하고 새 조합장을 뽑았다.
총회 안건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공사재개 합의문 의결, 공사도급 변경계약 체결 의결, 상가대표단체 취소 의결, 조합 임원(조합장, 감사, 이사) 선출 등 23건이다.
이날 임시총회에 상정된 안건에 대한 찬성율이 대부분 95% 이상일 정도로 조합원들은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조합원들이 사업재개를 강력히 원한다는 것으로 읽힌다.
특히 공사비가 기존 3조2천억 원에서 1조1천억 원가량 늘어 4조3677억 원 규모가 되는 내용의 제3호 안건, ‘공사도급 변경계약 체결 의결의 건’도 찬성률 94.9%로 가결됐다.
이 안건은 공사비 증액에 따라 조합원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사업을 조속히 재개하는 것이 낫다고 조합원들이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 동북고등학교에서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의 임시총회가 15일 진행되고 있는 모습(왼쪽)과 학교 옆 계단에 그늘을 찾아 앉아서 총회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 <비즈니스포스트> |
임시총회 참석율도 이례적으로 높았다.
이날 임시총회에는 6150명의 조합원 가운데 3884명이 직접 참석했다. 총회안건에 관해 이미 5500명이 넘는 인원이 ‘서면결의서’를 제출해 직접 총회에 참석할 필요는 없지만 조합원들이 직접 총회를 찾은 셈이다.
서면으로 의사를 표현한 조합원까지 합하면 안건에 투표한 인원은 5738명으로 전체 조합원의 85%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시총회에서 모든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조합은 15일 이내에 시공사업단과 공사도급 변경계약을 체결하고 한국부동산원에서 공사비 검증이 완료되면 해당 내용을 계약에 반영하게 된다.
시공사업단과 조합은 지난 8월11일 작성한 합의문에 따라 한국부동산원에서 공사비 검증을 마치면 이를 계약서에 무조건 반영하기로 합의했다. 결과는 12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의 임시총회가 15일 오후 1시부터 동북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조합원들이 총회장에 가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이날 찬성율이 가장 낮았던 안건은 상가대표단체 관련 건으로 나타났다.
제6호 안건 ‘상가대표단체 승인 및 수행업무 추인의 건 취소 의결의 건’, ‘제7호 안건 조합·시공사업단 합의문에 따른 조합·상가재건축사업관리사 합의서 추인 의결의 건’이 각각 찬성률 93.4%, 92.9%를 보였다.
이는 상가 조합원들의 반대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전 상가 대표단체인 '둔촌주공 상가 재건축위원회'(상가 재건축위)는 지난 2012년 PM업체인 리츠인홀딩스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첫 조합장이 해임된 이후 두 번째 조합 집행부가 구성되면서 2021년 7월10일 총회에서 상가재건축위의 상가대표단체 자격이 취소됐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상가 재건축위와 계약을 맺고 있었던 건설사업관리사(PM)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당했다.
PM(건물사업관리)사인 리츠인홀딩스와 계약을 원상복구하는 제7호 안건과 관련해 둔촌주공 상가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단체인 통합상가위원회는 지난 9월30일 일부 안건 상정금지 가처분신청서를 내면서 이번 총회에 반발했다.
다만 법원이 14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총회는 열리게 됐다. 통합상가위원회는 가처분 신청을 위해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했고 앞으로 법적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갈등의 불씨가 살아있는 셈이지만 공사재개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 이번 총회 안건이 모두 의결됨에 따라 시공사업단은 17일부터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날 새 조합장으로는 박승화 둔촌주공 정상화위원장이 단독으로 출마해 선출됐다. 조합은 새 조합 집행부가 출범한 만큼 더욱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상화위원회는 둔촌주공 조합원들이 전 조합 집행부를 신뢰할 수 없다며 지난 4월22일 발족시킨 단체다.
사업비 대출 연장도 무난히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은 지난 8월 말 7천억 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을 갚기 위해 유동화증권(ABSTB)을 발행했다. 이 증권의 발행기간은 66일로 만기는 이번 달 28일 돌아온다.
조합은 일반분양이 시작돼 계약금이 들어오면 유동화증권을 갚는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시공단 관계자는 “17일 공사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며 “사업의 빠른 진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