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서는 주요 게임사들이 잇따라 내놓은 대작의 흥행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역대 최대 호황을 누린 게임사들이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까?
 
[데스크리포트] 9월 기업 동향과 전망-게임

▲ (왼쪽부터)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권영식·이승원 넷마블 각자대표집행임원.


올해 하반기 신작 대전에서 가장 먼저 웃은 건 카카오게임즈다. 카카오게임즈는 6월29일 모바일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출시했다. 

북유럽 세계관 기반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몰입도 있는 고화질 그래픽, PC·모바일 크로스 플레이 등이 호평을 받으며 출시 후 구글 앱마켓 매출순위 1위를 유지 중이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특히 기존 인기 지식재산(IP)이 아닌 신규 지식재산 기반의 게임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사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출시 후 19일 만에 누적 매출 1천억 원을 달성했고 현재 하루평균 25억~3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8월25일과 26일 각각 신작 ‘마블 퓨처 레볼루션’과 ‘블레이드앤소울2’를 출시했다.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블레이드앤소울2는 출시 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견제할 대항마로 기대를 받았지만 막상 출시되자 리니지M·리니지2M과 과금구조뿐 아니라 이용자환경(UI) 등 비슷한 점이 많아 차별화 요소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발빠른 수습에 나서 문제로 제기됐던 과금과 게임 플레이시스템 일부를 조정하자 매출순위가 올랐다.

청소년의 심야 게임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10년 만에 폐지됐다. 앞으로는 청소년 게임시간 제한제도가 자율적 방식의 '게임시간 선택제'로 일원화된다.

게임업계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와 관련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이를 계기로 게임에 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엔씨소프트 

국내 게임업계의 맏형인 엔씨소프트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들어 이용자들의 불매운동을 시작으로 신작 ‘트릭스터M’의 흥행 실패와 그에 따른 2분기 실적 부진이 이어진데다가 최근에 내놓은 신작 ‘블레이드&소울2’ 마저 게이머들 사이에서 혹평이 쏟아졌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안에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작 ‘리니지W’로 반전을 준비 중이다.

리니지W의 W는 ‘월드(World)’의 약자다. 엔씨소프트의 최대 숙원인 해외진출을 위해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동시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마지막 리니지’라는 비장한 각오로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니지W의 가장 큰 특징은 글로벌 이용자들이 한 공간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PC와 모바일뿐만 아니라 콘솔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와 닌텐도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도 제작 중이다.

◆ 넷마블 

넷마블은 하반기에 새 게임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BTS드림(가칭)', '머지 쿠야 아일랜드'를 차례대로 출시한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넷마블의 자체 개발 지식재산(IP)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신작으로 세븐나이츠 속 영웅들이 사라진 후 혼돈의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사단 이야기를 담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세븐나이츠2’가 핵심 매출원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BTS드림은 넷마블네오가 개발하고 있는 리듬액션 게임이다. 인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캐릭터인 ‘타이니탄’를 활용한다. 

머지 쿠야 아일랜드는 다양한 오브젝트를 합쳐 새로운 오브젝트를 만들어 섬을 꾸미는 게임이다. 글로벌시장에서 주목받는 ‘머지(Merge)류’의 장르로 넷마블엔투가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넷마블은 개발 자회사를 통해 메타버스사업도 도전한다.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분 100%를 출자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 및 버츄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게임과 연계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 사업을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와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을 통해 개발 노하우를 축적한 넷마블애프앤씨가 메타버스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넥슨 

넥슨코리아는 신규 지식재산(IP) 개발과 플랫폼 확장, 인재 확보를 통해 중장기 성장발판을 다지고 있다.

신작은 속도보다 완성도를 우선으로 하는 개발 전략을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넥슨은 8월 온라인으로 진행한 '넥슨 뉴 프로젝트: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이런 방침을 공개하고 '프로젝트 매그넘', '프로젝트 HP', '프로젝트 오버킬' 등 슈퍼 지식재산(IP) 10종의 게임을 개발하는 계획을 담은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넥슨의 인재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플랫폼 확장 목적은 '재미있는 놀이 콘텐츠' 개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화상채팅과 단순한 감정표현 기능을 넘어 사람들끼리 어울려 노는 상호작용을 강화한 '페이스플레이(FACE PLAY)’ 프로젝트, 창작자와 소비자의 영역을 허물어 누구나 상상을 현실화할 수 있는 방식의 놀이 방법을 고민하는 '엠오디(MOD)'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넥슨은 인재 채용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넥슨은 올해 상반기에는 세 자릿수 규모의 신규개발본부 특별 수시채용을 진행했는데 하반기에는 채용형 인턴십프로그램 '넥토리얼'을 통해 대규모 인재를 선발한다. 

기존 인턴십프로그램과 달리 정규직 직원과 동일한 수준의 급여와 복지를 제공하고 근무기간 능력과 자질이 검증된 인재는 별도 인원 제한없이 모두 정직원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 크래프톤 

크래프톤이 올해 하반기 배틀그라운드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크래프톤은 배틀로얄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한 신작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하반기에 내놓는다. 

중국, 인도, 베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 사전 등록자가 이미 25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중국 텐센트와 공동개발했지만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는 크래프톤이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게임 유통도 직접한다.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는 기존 배틀그라운드보다 그래픽, 사용자인터페이스(UI), 전투 움직임 등이 대폭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크래프톤은 2022년에 서바이벌 호러 PC·콘솔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 오픈월드 서바이벌 게임 ‘카우보이’ 등을 차례로 출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 컴투스

컴투스가 글로벌 종합콘텐츠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컴투스는 위지윅스튜디오 주식 1127만 주를 1607억 원에 인수한다. 앞서 3월 위지윅스튜디오 주식 500만 주를 450억 원에 사들인 데 이은 추가 투자다. 

이로써 컴투스는 위지윅스튜디오 지분 38.11%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손에 쥐게 됐다.

위지윅스튜디오는 글로벌 수준의 컴퓨터그래픽/시각특수효과(VFX/CG) 기술을 갖춘 기업이다. 넷플릭스로 공개된 한국 SF영화 ‘승리호’를 비롯해 국내외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참여했다. 

여러 자회사를 통해 드라마와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과 배급·유통·공연·전시 등에도 뛰어들면서 종합미디어콘텐츠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컴투스는 앞으로 현실과 가상세계를 잇는 메타버스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 위메이드

위메이드가 블록체인기술을 기반으로 한 게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위메이드는 계열사인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위메이드맥스는 물론 계열사 라이트컨과 조이스튜디오가 개발하는 모든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계획을 세웠다.

조이스튜디오는 SF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라이즈 오브 스타즈'에 블록체인 기술을 탑재해 올해 안에 글로벌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라이트컨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신작 역할수행게임(RPG) 게임 '프로젝트G'를 내년에 글로벌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위메이드는 8월 세계에 내놓은 모바일 다중접속임무수행게임(MMORPG) '미르4'에 대체불가 토큰(NFT) 및 코인을 적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블록체인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