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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당 사유화' 논란 직면,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부메랑되나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19-12-0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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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나경원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막으면서 당 사유화 논란이 거세다.

황 대표를 향한 자유한국당 내 반발이 다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표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6608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황교안</a> '당 사유화' 논란 직면,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부메랑되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8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황 대표의 지지기반인 '친박·친황' 의원들과 황 대표에 반발하는 의원들 사이에 당 사유화 논란의 파장이 얼마나 커질지에 따라 다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막고 원내대표 선거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월권을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4일 의원총회를 열고 재신임 여부를 물으려 했다. 사실상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해 총선까지 원내대표로서 당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하지만 황 대표는 3일 저녁 청와대 앞 천막농성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나 원내대표가 4일 의원총회에서 재신임 여부를 묻지 않으며 일단 최고위원회의 의결에 승복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당내에서는 황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원내대표의 선출과 재신임 여부는 의원총회의 권한인데 황 대표가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원내대표의 임기를 끝냈다는 것이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태흠 의원조차 4일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저도 나 원내대표를 안 좋아하지만 초등학교만 졸업해도 당헌당규를 읽어보면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를 뽑는 것이 맞다”며 “이래서야 국회의장이 함부로 국회법을 해석해 국회를 이끌어 가는 것을 비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황 대표가 원내대표 불신임 결정을 내리기 전에 진행한 당직자 변경조치도 당 사유화 논란을 키웠다.

황 대표는 2일 당직자 35명에게 일괄 사표를 받았으나 김세연 의원이 당의 정책연구기관인 여의도연구원의 원장직에서 물러난 것 외에는 대부분의 당직자가 유임됐다. 사무총장에는 ‘친황’으로 꼽히는 초선의 박완수 의원을 앉히기도 했다.

황 대표의 당직자 인사를 놓고 사실상 당을 강하게 비판하며 쇄신을 요구했던 김세연 의원을 찍어내고 ‘친황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김세연 의원은 황 대표의 원내대표 불신임 결정을 놓고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충격적이고 당의 말기 증상”이라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대표 임기 연장의 해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당의 지배구조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세연 의원 외에도 국회에서나 입장문,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 방송 출연 등을 통해 황 대표의 행위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의원은 장제원 의원, 홍일표 의원, 정진석 의원, 김용태 의원, 김영우 의원 등이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황 대표 비판에 가세하면서 원내대표 선거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홍 전 대표는 "나경원 의원의 연임 불가 결정에 대한 당내 반발의 본질은 나경원 의원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황 대표의 과도한 전횡에 대한 경고이고 그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원내대표 선거에서 그것이 폭발할 수도 있다"고 적었다.

이뿐만 아니라 황 대표의 월권 논란이 더욱 커지지 않도록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원내지도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선거는 9일 치러진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 종료일인 10일에 맞춰 선거가 치러지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이례적으로 하루 빨리 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선출되는 이번 원내대표는 당연직으로 공천관리위원회 최고위원이 돼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므로 다른 때보다 계파 사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7일 마감된 후보자 등록 결과 5선 심재철 의원, 4선 유기준 의원, 3선 강석호 의원, 재선 김선동 의원 등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유기준 의원과 김선동 의원은 친황으로, 심재철 의원과 강석호 의원은 비황으로 분류된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후보들은 당내 친황, 비황 계파 논란을 의식한 듯 러닝메이트가 되는 정책위원회 의장후보 선택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기준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박성중 의원을 선택했다. 박성중 의원은 지역구가 서울 서초을로 '비박계' 의원으로 분류된다.

비황으로 분류되는 심재철 의원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는 김재원 의원이다. 김재원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청무수석을 지낸 대표적 친박 의원이다.

강석호 의원도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장우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선정했다. 초재선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김선동 의원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는 비례대표 초선인 김종석 의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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