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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LG가 구자두, 조선족 장학생 이름 차명계좌 혐의로 집행유예 받아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9-07-17 11: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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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LG가 오너2세인 구자두 LB그룹 회장이 외국인 장학생들의 차명계좌로 개인자금을 관리하다 해지한 혐의로 재판에서 유죄를 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범LG가 구자두, 조선족 장학생 이름 차명계좌 혐의로 집행유예 받아
▲ 구자두 LB그룹 회장.

구 회장은 1999년부터 2012년까지 25억~50억 원의 개인자금을 상호저축은행 등에 개설한 차명계좌에서 운용했다.

차명계좌는 모두 281개로 구 회장이 장학금을 준 외국인 유학생들의 명의로 개설됐다.

구 회장은 다수 명의의 차명계좌를 운용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2012년 이를 해지했다. 

이 과정에서 해지전표에 외국인 유학생들의 이름을 쓰고 인장을 찍는 방식으로 39장의 전표를 위조했다. 이어 위조 전표를 상호저축은행 직원에게 제시해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판사는 “피고인이 조선족 동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이유로 불법 차명계좌를 개설했다가 해지하기 위해 사문서위조와 행사에 이르러 죄질이 불량하다”고 말했다.

다만 박 판사는 “범행이 상호저축은행 파산에 따른 위험을 예금자보호법을 통해 분산하기 위한 경제적 이해관계 추구 과정에서 감행된 점,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고령에 폐질환을 앓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4월 경찰로부터 구 회장의 차명계좌 의혹을 넘겨받고 조사를 진행했다.

구 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4남이다. 구자경 LG 명예회장,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그의 형이다.

1932년 태어나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워시본대에서 학사, 뉴욕시립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59년 럭키화학(현 LG화학) 관리과장으로 LG그룹에 발을 들였고 1960년 금성사(현 LG전자)관리과장도 맡았다.

1962년 동남아 통상사절단을 수행해 홍콩의 바노사에서 라디오 200대 주문을 받는 등 LG의 첫 수출에 물꼬를 트는데 기여했다. 부산 연지동 공장에 럭키치약 광고판을 세우는 등 광고개념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금성통신·반도상사·금성반도체·금성사 등에서 사장을 지냈고 희성산업과 LG유통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주요 계열사를 두루 이끌었다.

2000년부터 LG벤처투자(현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을 맡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했다. 1999년 계열분리한 LG화재(현 LIG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그룹에서 떨어져 나왔다.

구자두 회장의 장남 구본천 대표가 이끄는 LB인베스트먼트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바이오벤처기업 툴젠, 모바일게임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 등에 투자하며 국내 대표 벤처투자회사(VC)로 자리잡고 있다.

구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과 사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구본천 대표가 이 전 의원의 장녀 이성은씨와 결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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