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이 스마트수술 시스템을 도입해 차세대 의료산업 경쟁력을 높인다.
6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전상훈 원장은 서울대병원 본원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스마트수술 시스템을 도입해 5일부터 스마트수술실 1곳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수술은 수술실 전체의 장비를 한 체계로 묶어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의료진이 스마트수술 시스템이 적용된 수술실을 이용하면 음성 인식만으로 의료장비를 사용하거나 수술실 조명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일반 수술실을 이용할 때보다 수술에 더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화상 연결로 다른 공간에 있는 동료와 실시간으로 협력할 수도 있어 수술하면서 의사소통에 소모되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 원장은 스마트수술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의료기기 회사들이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솔루션에 의지하지 않고 분당서울대병원에 적합한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에 스마트수술 시스템이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당서울대병원의 새로운 의료산업으로 추진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아직은 운영 초기 단계"라면서 "스마트수술실 운영 과정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면 스마트수술 시스템을 다른 수술실로 확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전 원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차세대 의료산업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전 원장은 분당서울대병원과 의료IT 전문기업 이지케어텍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글로벌 병원정보 시스템을 개발했다.
병원정보 시스템은 병원의 진료, 수술, 물자, 인사 등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다. 병원정보 시스템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 해외로 수출돼 현재까지 모든 수출 규모가 1천억 원을 넘어섰다.
전 원장은 원장 취임 이전부터 ‘헬스케어 혁신파크’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헬스케어 혁신파크는 분당서울대병원이 3천억 원가량을 투자해 설립한 의료산업 연구단지로 병원정보 시스템 개발의 무대가 됐다.
전 원장은 “헬스케어 혁신파크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클러스터를 조성해 투자 1조 원을 유치하고 일자리 2만 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 원장이 주도하는 차세대 의료산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본원의 실적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도 있다.
2017년 기준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의 매출은 각각 9948억 원, 6784억 원으로 서울대병원 본원의 매출 규모가 더 컸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서울대병원이 120억 원 적자를 본 반면 분당서울대병원은 수익 230억 원을 냈다.
전 원장은 2016년 6월 제9대 분당서울대병원장으로 취임한 뒤 제10대 병원장을 연임하고 있다.
2018년 5월부터 분당서울대병원의 치료 성적, 수술 합병증, 생존율 등 의료질 지표를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기존 의료계 방침에 얽매이지 않는 개방적 행보로 의료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