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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구단주의 특별한 매력은 무엇일까

오대석 기자 ods@businesspost.co.kr 2015-03-27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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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구단주의 특별한 매력은 무엇일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1년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을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5년 프로야구 시즌이 28일 개막한다.

올해는 10구단 체제로 출범하는 첫 해이기도 하다. 구단주도 10명으로 늘었다.

국내 프로야구 10구단 가운데 넥센 히어로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의 구단주는 모두 기업인이다. 기업인의 입장에서 구단 운영은 돈되는 사업이 아니다.

롯데자이언츠와 두산베어스 등 일부 구단이 흑자를 낸 적이 있지만 대부분 모기업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흑자를 내는 프로야구 구단은 사실상 없다. 프로야구구단 대부분이 밑지는 장사를 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기업인들이 야구구단을 운영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큰 목적은 기업의 홍보효과다. 기업 홍보효과를 고려하면 남는 장사라는 말도 나온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7일 주주총회에서 “회사 주요 고객이 성인 남성임을 고려할 때 야구단 운영은 마케팅 수단, 회사 이미지 제고 모두에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구단에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성적이 좋지 않거나 운영을 잘못할 경우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또 1년에 수백억 원에 이르는 운영비용을 단지 기업 홍보효과로만 설명하기에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프로야구 구단주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 삼성 라이온스, ‘재용불패’의 이미지 심어

삼성 라이온즈의 구단주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다. 이 회장은 2003년부터 삼성 라이온즈의 구단주를 맡고 있다.

그러나 삼성 라이온즈의 모기업이 삼성전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삼성라이온즈에 삼성그룹의 경영권 상속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큰 영향을 미친다.

삼성그룹의 ‘1등주의’ 스포츠 마케팅은 유명하다. 구단 지원을 통해 스포츠에서도 ‘삼성=1등’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 한다. 야구, 배구 축구 등 여러 분야에서 1등을 강조하고 있다. 배구는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7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8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야구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라이온즈는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우승하며 통합 4연패를 이뤄냈다. 이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모든 구단주들이 우승을 원하면서 구단을 지원한다. 그러나 삼성 라이온즈의 성과와 지원규모를 보면 다른 구단과 차이가 있다.

올해 삼성 라이온즈의 평균연봉은 2억9074만 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또 최첨단 재활센터인 삼성트레이닝센터와 2,3군 선수들의 경기장인 경산볼파크, 야구 기술을 지도하는 비비아크 등 성적을 내기 위한 시설투자도 국내 최고수준이다.

삼성전자는 2005년 FA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한 이후 10년째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고 있다. 대신 최고의 선수를 키우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런 ‘1등 이미지’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도 누리고 있다. 삼성팬들 사이에서 이 부회장이 관람하면 지지 않는다는 ‘재용불패’라는 신조어도 오르내린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6차전을 관람했다. 이날 삼성라이온즈는 넥센 히어로즈를 11대 1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2013년 한국시리즈 3차전과 5차전도 관람했다. 두 경기 모두 삼성 라이온즈가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야구단을 통해 소통하는 이미지도 만들고 있다. 그동안 성과주의, 수직적 기업문화가 오히려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소통을 배우다’라는 제목의 사내방송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삼성전자는 이 프로그램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4연속 우승의 원동력으로 소통을 꼽았다.

이 프로그램에 큰 틀에서 해가 되지 않으면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인터뷰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도 외부와 친밀하게 소통하는 이미지를 확립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삼성 라이온즈가 11연승을 거두자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하고 선수들에게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을 선물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구단주의 특별한 매력은 무엇일까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2014년 제3회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 구본준 박정원의 각별한 야구사랑


구단주 가운데 야구 자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사람도 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야구사랑은 각별하기로 유명하다. 구 부회장은 LG트윈스의 구단주이자 사회인 야구단 선수이기도 하다. 구 부회장은 야구 명문인 경남중학교 출신으로 경남중과 경남고의 기수별 야구팀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둘째 형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현재 KBO 총재를 맡고 있다.

구 부회장은 LG트윈스의 경기를 관전할 뿐 아니라 2군 훈련장까지 찾을 정도로 LG트윈스 야구단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1, 2군 선수와 코칭스태프 전원에게 ‘옵티머스 LTE II’를 전달해 격려하기도 했다.

구 부회장의 야구 애정이 두드러지는 분야는 여자야구다. 국내 여자야구는 프로야구에 비해 인지도나 관중 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뒤져 있다.

구 부회장은 여자야구 리그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2012년 여자 야구 수도권 연합팀과 경기를 치른 뒤 여자 야구의 열악한 환경을 전해 듣고 후원을 약속했다.

구 부회장은 2012년과 2013년 LG배 전국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2014년 LG컵 국제대회를 개최했다. 대회를 위해 LG트윈스 시설도 제공했다.

구 부회장은 2012년 여자야구대회 개막식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자야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 여자야구인들의 열정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며 “야구 사랑이라면 나도 LG도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두산 베어스의 구단주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소문난 야구광이다.

박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에 다니면서 학내 야구 동아리에서 2루수로 뛰기도 했다. 박 회장은 한 시즌에 20회 정도 베어스 경기를 관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경기도 이천에 2군 연습장 베어스파크를 연 것도 박 회장의 의지가 영향을 미쳤다.

◆ 야구로 사랑받는 김승연

국내 최고 인기 종목인 프로야구 구단을 소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 프로야구 구단은 10개밖에 없다. 그것도 기존 8개 구단에서 엄청난 진통 끝에 늘어난 것이다. 프로야구 구단을 소유하는 것만으로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

회사보다 구단주 자체가 더욱 부각되는 경우도 있다. 회사의 상황이나 야구 외적인 비난여론과 상관없이 구단 운영에 따라 이미지 높이기에 성공하기도 한다.

대표적 사례가 뉴욕 양키스의 전 구단주였던 ‘더 보스’ 조지 스타인브레너다. 그는 1974년 닉슨 대통령의 불법 선거운동 자금 스캔들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구단주 자격이 정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그러나 그는 뉴욕 양키스를 세계 최고의 구단으로 만들어 뉴욕시민들의 존중을 받았다. 뉴욕 양키스는 그가 구단주를 맡았던 35년 동안 6번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11번의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야구팬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구단주로 꼽힌다. 김 회장은 야구에서만큼은 의리있는 구단주, 쓸 때는 쓰는 화통한 구단주로 통한다.

김 회장은 팬들의 요구를 잘 들어준다. 2011년 이글스의 간판타자인 김태균 선수가 일본에서 국내로 복귀할 때 팬들과 김 선수를 놓치지 않기로 약속했다. 김 회장은 김태균 선수를 연봉 15억 원이라는 최고 대우로 데려왔다.

김 회장은 지난해 말에도 김성근 감독을 선임해달라는 팬들의 요청에 화답했다. 또 지난해 FA 시장에서 투수 3명을 영입하는 데 87억5천만 원을 투자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나긴 했지만 측근인 김충범 회장 비서실장을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구단에 힘을 실어주었다.

한화이글스가 지난 3년 동안 꼴찌를 차지해도 김 회장이 비난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이유다. 일부에서 “이제 야구만 잘 하면 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프로야구 구단주의 특별한 매력은 무엇일까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11년 경기 관람 후 한화 이글스 코치진을 격려하고 있다.

◆ 양날의 검, 신동빈 롯데구단으로 타격


그러나 구단을 소유했다고 항상 이미지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대중의 관심이 많은 만큼 부담도 크다. 잘못 운영할 경우 돌아오는 비난여론도 그만큼 거세다.

대표적 예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신 회장은 롯데자이언츠 구단주다. 6촌지간인 신동인씨가 구단주 대행을 맡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자이언츠 선수들의 인권침해와 관련해 비난여론에 휩싸였다.

롯데자이언츠는 지난해 선수단이 원정경기를 다닐 때 숙소 호텔 쪽에 CCTV 자료를 요구해 선수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롯데자이언츠는 호텔을 예약할 때 CCTV 녹화자료를 제공하는지를 따져 계약했으며 일과가 끝난 뒤 선수들의 출입기록과 동행자까지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최하진 롯데자이언츠 대표와 배재후 롯데자이언츠 단장이 지난 11월 함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최 대표는 CCTV 사찰을 지시한 당사자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팬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신 회장의 구단운영 방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애초 롯데그룹이 야구단을 지나치게 기업적 관점에서만 바라봤다는 것이다.

팬들의 비난이 신동빈 회장을 향해 쏟아지자 롯데그룹은 전격적으로 사장과 단장을 교체했다.

신 회장은 이창원 롯데그룹 정책본부 홍보팀장을 롯데 자이언츠 사장에 임명했다. 사실상 마지막 자리라는 인식이 있는 롯데 자이언츠 사장에 중역을 앉힌 것은 이례적이다.

야구계의 한 관계자는 “이창원 사장을 임명한 것은 롯데그룹 차원에서 이번 사안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이창원 사장은 소통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만큼 팬과 구단 사이의 소통과 화합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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