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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증권 윤경은 전병조 각자대표 재신임할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1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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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증권 사장 인사를 놓고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에서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윤경은 사장과 전병조 사장의 임기가 12월 말 끝난다.

KB증권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규모에 비해서는 덩치 값을 못 하고 있는 데다 경쟁사보다 뒤쳐져 있어 두 사람의 연임을 놓고 여러가지 얘기가 나온다. 

◆ KB증권 각자대표 유지될까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을 놓고 윤종규 회장이 각자대표체제를 유지할지, 유지한다면 두 사람이 모두 연임할 지 혹은 한 사람만 남을지, 두 사람이 모두 바뀔지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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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1월 KB증권이 출범할 당시 기존 CEO들의 재신임을 선택했다.

현대증권 출신의 윤경은 사장과 KB투자증권 출신의 전병조 사장이 각자대표를 맡는 방식이다. 출범 초반 조직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선택이었다. 각자대표체제를 통해 경쟁을 유도해 출범 초반 효율성을 극대화해 보자는 생각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에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각자대표체제로 연임에 성공했다.

현재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대형증권사 가운데 각자대표체제를 선택한 증권사는 KB증권이 유일하다.

처음 각자대표가 도입됐을 때 KB증권 안팎에서는 개성 강한 CEO들의 '불안한 동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윤 사장과 전 사장은 겉으로 드러나는 큰 불협화음 없이 KB증권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분야를 확실히 나누긴 했지만 한 회사를 이끄는 입장에서 두 사람이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은 당연히 필요하다”며 “윤 사장과 전 사장이 각자대표체제를 향한 불안한 시선을 알고 있는 만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도 조직의 화합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KB증권에서 각자대표체제가 도입된 뒤 KB금융그룹의 다른 계열사에서도 각자대표체제가 도입됐다”며 “각자대표체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올해 초 KB자산운용운에도 각자대표체제를 도입했다. 조재민 대표가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부문을 맡고 이현승 대표가 부동산 등 대체자산부문을 맡는 방식이다.

◆ KB금융 정통파 출신 사장으로 올까

다만 KB증권 실적은 윤 회장에게 그리 만족스럽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KB증권은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1~3분기에 순이익 기준으로 신한금융투자에 역전당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24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종규</a>, KB증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8227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경은</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8087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전병조</a> 각자대표 재신임할까
윤경은 KB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전병조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KB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2112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나 증가했다.

그러나 신한금융투자의 1~3분기 순이익이 23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3% 늘면서 KB증권을 200억 원 가까이 앞섰다.

KB증권의 수익성 지표도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 좋지 않다. 3분기 KB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36%에 그쳤다. KB금융그룹에서 자기자본 2천억 원 이상 계열사 가운데 KB생명(3.42%)에 이어 두번째로 낮다.

이런 상황에서 윤 회장이 두 명의 사장을 모두 교체할 가능성도 충분히 떠오른다.

만약 윤 사장과 전 사장 가운데 한 명만 연임한다면 올해 실적이 기준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각자대표체제는 개별 부문의 경영사안을 독자적으로 결정해 각자의 성과를 가늠하는 것도 비교적 손쉽다.

부문별로는 살펴보면 윤 사장이 이끄는 사업부 가운데 위탁/자산관리부문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점이 눈에 띈다. 이 부문의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391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290억 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윤 사장이 이끄는 사업부 가운데 S&T(Sales & Trading)부문은 상반기 19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 사장이 이끄는 기업금융부문은 상반기에 실적이 악화됐다. 순이익이 2017년 상반기 1057억 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599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반면 전 사장이 총괄하는 글로벌부문에서는 미미하지만 성과가 나고 있다. 미국 법인과 홍콩 법인은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 사장이 인수에 공을 들인 베트남 마리타임증권(KB증권베트남조인트스톡컴퍼니)도 상반기에 순이익 7억 원을 냈다.

다만 두 사람이 맡고 있는 사업부의 규모가 애초부터 크게 다르고 증권업 자체가 업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두 사람의 실적을 놓고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적을 빼고 봤을 땐 전 사장이 다소 유리한 위치에 선 것으로 평가된다. 전 사장이 KB금융그룹의 기존 계열사인 KB투자증권 사장이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회사가 통합되면 인수된 회사의 CEO가 유임해 화학적 결합을 챙기다가 어느 정도 안정됐다 판단되면 인수주체 측의 내부 인사로 교체되는 일이 종종 있다”며 “증권업계에서도 미래에셋대우 등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사장도 기획재정부 출신의 금융관료로 2013년 KB금융그룹에 합류한 점을 감안하면 완전히 내부 인사로 보기는 어렵다.

KB증권이 이제 KB금융그룹 계열사로 완전히 자리잡은 만큼 KB금융지주 출신이 사장으로 선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종규 회장이 KB금융그룹의 색깔을 강화하기 위해 KB금융지주나 KB국민은행 출신의 내부인사 가운데 증권업 경험이 있는 사람을 다음 KB증권 사장으로 앉힐 수도 있다는 얘기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계열사 사장 인사가 12월인 만큼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업무능력, 경영방향 등 다양한 측면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보통 12월에 계열사 사장 인사를 한꺼번에 실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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