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마사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이 일자리정책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마사회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김 회장에게 마사회의 일자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강석진 자유한국당 의원부터 마사회의 일자리정책을 문제 삼았다.
강 의원은 “마사회는 현재 300명의 단기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는데 기획재정부의 가짜 일자리정책에 따라 정부에 잘 보이려고 하는 것 아니냐”며 김 회장을 몰아 세웠다.
김 회장은 “기관 입장에서 정부의 지침을 거부할 수 없다”며 “단기 일자리가 당장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에 강 의원은 “마사회가 정부 정책을 그렇게 잘 따르려고 하는데 실제 일자리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제목만 있을뿐 아무런 정보를 담고 있지 않은 마사회의 채용포탈 페이지들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10장가량 제시했다.
김 회장은 “홈페이지 문제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후에 상황을 파악해 다시 보고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성찬 자유한국당 의원은 마사회가 일자리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마사회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일자리 증원 1위에 올랐는데 이는 순엉터리”라며 “기존부터 금토일만 일하던 비정규직 56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뒤 그들이 실제 일하는 시간을 곱해 1919명을 새롭게 증원했다고 가짜 통계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1919명은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늘어난 정규직 숫자”라며 “일자리를 뻥튀기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그렇다면 마사회가 2018년에 직접 사업을 통해 창출한 일자리 270개가 어떤 일자리인지 설명해 보라”고 물었고 김 회장은 “내용이 머릿속에 없어 자료를 보고 답변하겠다”며 자료를 찾았다.
이에 김 의원은 “정부가 그렇게 일자리를 강조하는데도 김 회장은 일자리 문제가 머릿속에 있지 않고 다 보고 받아서 하고 있다”며 “국장감에 나오면서 아무것도 파악하지 않고 구름 위에서 답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김 회장이 알지 못하면 뒤에 잘 아는 사람이 답변하라고 했으나 마사회 간부 가운데 누구도 대답하지 못했다.
김 회장은 계속해서 “파악해서 보고하겠다”고 답변했고 김 의원은 “어떻게 보고한 내용도 파악하지 않고 국감장에 올 수 있느냐”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질타했다.
황주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도 “회장이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는 만큼 구체적 사안을 모를 수 있는데 뒤에서 보좌하는 배석자들 모두 침묵을 지킨 상황은 놀랍다”며 김 회장의 상황을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마사회의 업무환경 등을 지적하며 일자리 문제에서 김 회장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했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사회는 왜 다른 공공기관보다 유독 자살하는 직원이 많은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자살을 막기 위한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마사회에서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마필관리사 5명, 2급 이상 고위간부 3명 등이 열악한 업무환경, 비리 감사 등에 따른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사회는 '2018년 직원 성희롱 및 부적절 언행과 관련한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성희롱 등이 다른 조직보다 많이 드러났다”며 “최고경영자가 이런 부분을 더 적극적으로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적 받은 문제들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김 회장은 국감 업무보고에서 “마사회는 과거 장외발매소에 따른 지역사회 갈등 등 경마와 관련한 부정적 인식으로 아직도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냉험한 반성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공성과 공익성을 우선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마사회는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며 위상이 크게 하락했고 2017년 열악한 업무환경에 따른 마필관리사의 잇따른 자살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 회장은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으로 2018년 1월 마사회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