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자동차기업에 올레드 패널 공급계약을 따내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TV와 스마트폰 패널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고 기술 차별화도 어려워지면서 자동차분야에서 새 먹거리를 찾는 일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중요해지고 있다.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
19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분야의 기술 발전에 맞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투자가 내놓은 분석자료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디스플레이시장은 올해 약 7조 원에서 2024년 24조 원 규모로 늘어 연 평균 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미디어, 자율주행 기술 등의 발전으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의 평균 면적이 늘고 품질이 높아지면서 고가의 패널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의 자동차용 LCD 패널이 고가의 올레드로 빠르게 전환되며 시장 성장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올레드 패널 특성상 내구성과 안정성이 높아 자동차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올레드 기술력에서 우위를 갖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수혜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벤츠가 2020년 상반기 출시를 앞둔 신차에 자동차용 올레드 패널 공급을 업계 최초로 확정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사업 진출 계획을 처음 내놓을 때부터 자동차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스마트폰 올레드시장에서 후발주자에 그쳤지만 자동차 디스플레이시장은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동차 부품산업 특성상 먼저 시장 진출 사례를 만드는 기업이 유리하다"며 "LG디스플레이가 자동차용 올레드의 실적 성장에 유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에 사이드미러를 대체할 수 있는 형태의 올레드 패널 공급을 확정지었다. 카메라가 받아들인 차량 주변 영상을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8일 중국 심천에서 주요 고객사를 초청해 기술설명회를 열고 자동차용 롤러블 올레드 패널과 투명 올레드 등 디스플레이 솔루션도 대거 선보였다.
형태 변화가 자유로운 올레드 패널의 특성상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등 기존에 디스플레이가 쓰이던 분야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패널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우디에 디스플레이 공급은 자동차의 최신 시스템에 최적화된 올레드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의미가 있다"며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올레드를 중요한 새 성장동력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패널의 최대 수요처였던 TV와 스마트폰시장이 모두 침체기에 접어들어 실적 성장이 점차 한계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자동차용 올레드. |
중국 패널업체들이 TV용 대형패널과 스마트폰용 중소형 패널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생산 투자를 확대해 업황이 나빠지고 있는 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 패널 기술력을 통해 우위를 지키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 중국업체들이 올레드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며 경쟁력을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자동차용 올레드는 특성상 일반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와 달리 안정성과 내구성이 사용자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고객사들이 품질과 기술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미 주요 자동차기업의 수주 실적을 확보해 기술을 검증받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우위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송 연구원은 "자동차용 올레드는 정체되고 있는 디스플레이시장에서 유일한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과 투자여력을 앞세워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