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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사장 |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은 왜 골프장을 사들였을까? 삼성에버랜드가 삼성물산과 공동으로 에버랜드 부근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을 사들였다. 골프장 사업의 확대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에버랜드와 묶어 더 큰 테마파크를 만들기 위한 것일까? 여러 관측들이 나오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 공동 인수 까닭은?
23일 삼성에버랜드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은 최근 레이크사이드CC를 지분 비율 8대 2로 공동 인수했다. 이 골프장의 인수 가격은 3500억 원이다. 하지만 부채와 회원권 반환금을 모두 합하면 6500억 원이 투입되는 거래다. 이 골프장은 한때 1조 원대까지 올라갔으나 최근 경기침체로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이번 인수로 삼성에버랜드는 1위인 신안그룹을 제치고 국내 최대 규모의 골프장을 거느리게 됐다. 삼성에버랜드는 그동안 ‘메이저급 골프장’인 안성베네스트 동래베네스트 가평베네스트 글렌로스 등을 포함해 모두 6개 골프장을 사들였다.
삼성에버랜드가 인수한 골프장들은 서비스와 질이 대폭 높아져 ‘명문’으로 탈바꿈했다. 실제로 안성베네스트의 경우 2007년 세븐힐스에서 골프장 명칭을 바꾼 지 1년 만에 106%의 시세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57억원을 달성한 레이크사이드도 삼성에버랜드의 인수와 함께 서비스 질이 좋아지면서 브랜드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크사이드는 경기 용인에 위치해 있어 서울과 접근성이 좋다. 또 에버랜드와 산을 가운데 두고 직선거리로 2km에 불과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총 면적이 127만평에 이르며 개발 가능한 유휴용지도 약 8만평 정도로 추산된다. 삼성에버랜드가 이미 인수한 글렌로스 골프장과도 가까워 고객들은 두 골프장을 손쉽게 모두 가능하다. 업계는 이런 장점을 부각시켜 향후 에버랜드를 잇는 테마파크나 레저시설을 조성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번 레이크사이드 인수에 삼성물산이 힘을 보탠 것을 업계에서는 주목한다. 삼성물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레이크사이드 인수를 통해 앞으로 골프장을 비롯한 레저시설에 대한 전반적 노하우를 확보해 해외 레저시설 프로젝트 공략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물산의 건설 능력을 통해 향후 에버랜드와 골프장 등을 연결해 테마파크를 세울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 앞으로 레이크사이드의 쓰임새는?
이부진 사장은 이전부터 고부가가치 사업인 레저산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 사장은 안양베네스트골프장을 리뉴얼할 당시에도 앞장섰다. ‘나무값만 수천억 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급화에 온 힘을 쏟았다. 안양베네스트는 삼성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쉼터이기도 해서 이 사장이 더욱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이 신라호텔과 골프장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텔과 골프장을 동시에 서비스함으로써 최고의 ‘비즈니스 서비스’를 제공해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레이크사이드도 인수한 것으로 해석한다.
일각에서 삼성에버랜드의 패션 사업과 관련해 대형 프리미엄 아울렛 조성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삼성에버랜드는 “골프장 용도로 허가가 난 만큼 당분간 용도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삼성의 후계구도와 연관해 바라보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에버랜드에 이건희 회장의 삼남매가 모두 사장으로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 이부진 사장은 호텔과 건설, 이서현 사장은 패션과 미디어 등을 맡도록 역할 분담이 진행되는데, 이부진 사장이 호텔과 건설의 결합력을 더욱 튼튼히 하기 위해 이번 레이크사이트도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공동으로 인수한 게 아니냐고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