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카이스트의 ‘핀펫(FinFet)’ 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미국에서 4400억 원 규모의 배상 평결을 받았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마셜에 있는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연방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카이스트의 핀펫 관련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 침해 혐의로 4억 달러(약 4400억 원)을 배상해야한다고 평결했다.
핀펫은 반도체 칩을 계속 소형화하기 위해 기능을 높이고 전력소비를 줄이는 트랜지스터의 한 종류다.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모바일 처리장치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와 함께 피소된 퀄컴과 글로벌파운드리스의 특허 침해를 인정했지만 배상을 결정하진 않았다.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스는 핀펫 기술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퀄컴은 삼성과 글로벌파운드리스의 고객회사다.
삼성은 성명을 내고 “항소를 포함해 합리적 결과를 얻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스트의 지식재산 관리회사인 카이스트IP의 미국 지사는 앞서 소송을 내면서 “삼성전자가 애초에 핀펫 연구가 일시적 유행일 것이라고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경쟁기업인 인텔이 핀펫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하고 자체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삼성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카이스트IP 미국 지사는 “삼성전자가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이종호 서울대 교수의 발명을 복제함으로써 개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며 “권한이나 정당한 보상 없이 이 교수의 업적을 도용하는 행태를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카이스트와 협력했다며 특허 침해가 아니라고 항변하고 또 특허가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