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초 시제품으로 선보였던 마이크로LED 기반 초대형 TV '더월' 시리즈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시장에서 마이크로LED기술을 주류로 자리잡도록 해 올레드TV와 경쟁한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더월 TV의 초반 시장의 반응과 평가가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8일 전 세계에서 동시에 '더월 프로페셔널' TV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가정용 제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아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공급된다.
▲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
더월 시리즈 TV는 삼성전자가 올해 초 미국 IT전시회 CES2018에서 처음 선보였던 제품으로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기술이 처음 상용화돼 적용됐다.
마이크로LED는 미세한 발광 소자를 디스플레이 전체에 입히는 기술로 LCD와 올레드 등 현재 TV에 활용되는 패널보다 화질과 전력 효율 등이 뛰어난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다. 화면 크기에도 제약이 거의 없다.
삼성전자는 초반에 더월TV를 예약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3분기부터 실제 제품 출하를 시작할 계획을 밝혔다. 주로 고급 호텔과 박물관 등에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LED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에 생소한 기술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기존 디스플레이와 차별화되는 장점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TV를 146인치의 초대형 제품으로 선보인 뒤 여러 개의 화면을 붙이거나 분할해 다양한 크기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우고 있는 점도 이런 맥락으로 분석된다.
과거 올레드패널이 등장했던 초기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업체가 투명한 패널, 접거나 말아서 보관할 수 있는 특수형 패널 등을 선보인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더월TV는 고객사의 주문에 따라 맞춤형으로 생산돼 공급되는 만큼 정확한 판매가격을 책정하기 어렵지만 최소 1억5천만 원에서 3억 원 사이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더월TV 출시 초반부터 판매량을 늘려 실제 TV사업 실적에 기여하는 목표를 두기보다 마이크로LED 기술 자체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의 눈길을 끄는 전략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TV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고 있다. LG전자와 소니, 파나소닉 등 프리미엄TV 경쟁사의 올레드TV에 밀려 QLEDTV 수요 확보에 걸림돌을 만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뒤늦게라도 올레드TV 개발과 출시를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국내외 증권가를 중심으로 계속 나올 정도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TV사업을 LCD와 마이크로LED 기술 두 가지로 들고 간다는 전략에 변함이 없다"며 이런 가능성을 일축했다.
▲ 삼성전자가 예약판매를 시작한 '더월 프로페셔널' TV. |
마이크로LED가 아직 사업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올레드나 LCD와 같은 주류 기술로 TV시장에서 충분히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자신을 보인 셈이다.
하반기부터 고객사에 공급되는 더월TV의 시장 반응과 평가가 마이크로LED 기반 TV의 시장 가능성을 점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기반 TV의 가격을 대중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낮추고 화질 등 사용경험에서 기존 TV와 차별화되는 장점을 보여주는 것도 다음 과제로 꼽힌다.
더월TV가 긍정적 반응을 얻고 삼성전자가 생산원가를 낮추는 기술 개발에더 성과를 낸다면 마이크로LED 기반의 TV가 본격적으로 가정용 제품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더월TV의 가정용 제품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