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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회담 연기, 북한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 문제삼아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5-16 08: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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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한국과 미국의 연합 공중훈련을 취소 이유로 들었지만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최근 발언에 불만을 보였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는 남한에서 무분별한 북침 전쟁소동과 대결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를 감안해 16일로 예정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 북한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 문제삼아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6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한미 공중연합훈련을 이유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선중앙TV 방송장면. <조선중앙TV 캡쳐>

남한이 미국과 함께 ‘2018 맥스선더’ 연합  공중전투훈련을 벌이고 있는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 훈련은 한국과 미국 공군이 1년에 두 차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11일 시작돼 25일까지 진행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훈련은 남한 전역에서 우리를 겨냥해 벌어지는 것으로 판문점 선언에 노골적으로 도전하는 것”이라며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남한과 북한이 연합 공중훈련 시작일 이후인 15일에 고위급회담 개최를 최종 합의한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국회 세미나 겸 기자간담회 내용에 불쾌함을 보였다는 시각도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보도에서 “남한 정부는 우리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 번영, 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면서도 그에 배치되는 온당하지 못한 행위에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천하의 인간쓰레기도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하고 중상하는 놀음을 감행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태 전 공사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서전 '3층 서기실의 암호' 출판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데 외신을 초청한 것은 쇼맨십”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자서전에서 김 위원장의 몇몇 일화를 소개하면서 “성격이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남북 고위급회담이 중단되고 첫 걸음을 뗀 남북관계에 난관과 장애가 생긴 것은 제정신 없이 놀아대는 남한 당국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며 “미국도 남한과 함께 벌이는 군사적 소동을 놓고 일정에 오른 북미 정상회담의 운명을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보도문에 “미국과 남한 정부의 차후 태도를 예리하게 지켜보겠다”며 관련 논의를 계속할 여지를 열어놓았다. 

북한은 16일 오전 0시30분경에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이름으로 한미 연합 공중훈련에 따른 남북 고위급회담의 무기한 연기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10시경에 이번 일에 관련된 정부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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