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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박스권에서 맴돌아, 액면분할 뒤 반전 계기 만들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4-23 14: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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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내놓고 있는 긍정적 실적 전망과 삼성전자의 주가 부양정책이 모두 힘을 못 쓰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박스권에서 맴돌아, 액면분할 뒤 반전 계기 만들까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삼성전자가 5월 초 주식 분할을 주가 반등의 기회로 삼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겨냥해 더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이나 주요사업 추진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23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등 한국 IT기업의 주가는 곧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 주식 분할이 주가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주식은 4월30일부터 5월3일까지 거래가 중지된 뒤 5월4일부터 현재 가격의 50분의 1로 분할돼 거래된다. 현재 주가 기준 1주당 250만 원대에서 5만 원대로 크게 낮아지는 것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의 접근성을 높이고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코스피 주가 평균인 5만 원대로 정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그동안 삼성전자 주식 대부분을 기관투자자가 들고 있어 소액주주들의 불평이 컸다고 설명했다. 주식 액면 분할의 목적이 소액주주 비중 확대라는 점을 확실히 한 셈이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액면 분할로 현재 코스피 하루 평균 전체 거래량의 0.1%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거래량 비중이 4%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주식 거래가 활성화되면 시세 차익을 노린 소액주주의 투자심리를 자극해 주가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현금배당 등 주주 환원을 대폭 확대하며 주가 부양을 시도했지만 1년이 넘은 지금까지 성과는 미미하다.

현재 주가는 1년 전보다 약 25% 올랐다. 하지만 이는 반도체업황 호조에 따른 외부적 영향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최근 약 5개월 동안 주가는 계속 250만 원대의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다.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공백과 지배구조 개편 문제, 실적 불확실성 등도 최근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평가되지만 주가 상승에 거의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삼성전자의 주식 분할 결정은 주가 상승을 이끌 확실한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주주들의 꾸준한 요구에도 수년 째 주식 분할을 미뤄왔다.

하지만 주식 분할이 주가 상승에 실제로 기여할 지는 미지수다. 소액주주들의 관심이 단기 상승률이 큰 바이오 관련주 등으로 쏠리고 있어 삼성전자 주식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사업부문을 통해 안정적 실적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이는 단기간에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만한 계기를 만들기 어렵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주가 박스권에서 맴돌아, 액면분할 뒤 반전 계기 만들까
▲ 3월23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뉴시스>

삼성전자가 주가 반등에 효과를 보려면 액면분할을 앞두고 더 강력한 주주환원정책 또는 대규모 인수합병 등 사업계획을 발표해 소액주주의 활발한 투자를 자극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6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1분기 실적과 올해 사업전략 등을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 주주환원 정책 방향 등을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컨퍼런스콜에서도 지주사 전환을 완전히 포기하는 대신 2020년까지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주주 환원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발표를 내놓은 적이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컨퍼런스콜은 이사회가 이상훈 의장 체제로 바뀌고 난 뒤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주주 환원정책울 놓고 이 의장의 생각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3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1% 이상 급락했다 반등해 보합권인 259만 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보다 약 28% 낮은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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