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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가석방, 군불때는 정재계, 초조한 SK그룹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12-26 15: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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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가석방, 군불때는 정재계, 초조한 SK그룹  
▲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가석방될 수 있을까?

정치권의 잇단 기업인 가석방 옹호 발언으로 최태원 회장 가석방에 대한 SK그룹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높아진 반기업 정서가 불리하게 작용할까 SK그룹은 노심초사한다.

청와대에서 가석방이 법무부의 고유권한이라고 말한 대목을 놓고도 최 회장의 가석방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대와 청와대가 한 발 빼는 것이라는 염려가 SK그룹 내부에서 엇갈리고 있다.

◆ 정치권, 기업인 가석방 공방 벌어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의 고유권한”이라며 말했다. 민 대변인은 사면에 대해서도 “사면에 대해서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기업인 사면·가석방 관련 여론에 대해서 정재계 관계자들은 가석방은 몰라도 사면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기업인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박 대통령은 공약대로 취임 뒤 2년 가까이 특별사면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가 가석방은 법무부의 고유권한이라고 말한 것은 사실상 가석방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면은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이 포함된 것이지만 가석방은 사법적 절차에 따라 법무부장관 권한으로 가능하다.

정치권에서 연말을 맞아 기업인 가석방 논란이 뜨겁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장 적극적이다. 최 부총리는 25일 “기업인이라고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대통령에게 기업인 가석방을 여러 차례 건의했다”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지금은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라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기회를 줘서 일해야 하는 사람은 일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고위공직자든 기업인이든 가석방은 평등해야 한다”며 “형량의 70~80%를 살면 해주는 것을 그 사람들은 왜 안해주느냐”며 “그것이 재벌 편드는 것이라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인 사면·가석방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론으로 기업인 가석방에 반대의견을 냈고 여당에서도 가석방에 부정적 의견이 나온다.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26일 “법과 원칙을 위반한 기업총수를 경제활성화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가석방하는 것은 오히려 일반인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경제활성화 명목의 기업인 가석방은 국민정서와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SNS에서 “대통령 공약에 범죄를 저지른 기업대표들에 대해 관용은 없다고 한 것이 어제 같은데 굳이 재벌옹호당이라는 오해를 받는 새누리당이 전면에 나서 재벌총수 가석방을 주장할 필요가 있을까”라며 “재벌 봐주기를 경제살리기로 포장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기업인 가석방에 반대했다.

◆ 기업인 가석방 1순위 최태원

현재 형기의 3분의 1이상을 복역해 가석방 요건을 충족한 기업인은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SK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이 있다.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도 내년 초 가석방 요건을 채운다.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이 최 회장이다. 최 회장은 옥중에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란 제목으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책을 내기도 하고 지난해 보수 301억 원을 공익목적에 사용하도록 반납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여론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 최 회장의 차녀 최민정 소위가 해군 장교로 임관하면서 최 회장이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최 회장은 기업인 사면 또는 가석방 말이 나올 때마다 우선적 인물로 떠오른다. 김무성 대표도 기업인 가석방 관련 인터뷰를 하면서 “최 회장은 요건을 채웠느냐”고 언급할 정도다. 특히 정치권에서 기업인 사면에서 가석방으로 대상을 좁힌 것은 최 회장을 염두에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가석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 회장의 가석방은 SK그룹을 넘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주장한다. 위축된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도 가세했다. 그는 26일 “최 회장은 법 위반이 인정됐지만 경영을 잘 해보려다 범법을 저지른 경우”라며 “형기의 반을 모범수로 마쳐 법 정의실현에도 앞장섰다”고 옹호했다.

이 부회장은 “SK그룹의 사업은 대규모 시설투자산업으로 전문경영인은 한계가 있다”며 “최 회장은 국제 에너지분야 이너서클에 들어간 몇 안 되는 사람으로 유가가 폭락한 지금이 최 회장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에너지 분야의 경우 국가 원수나 최고 지도자와 하는 사업도 많은데 가석방 상황에서 비즈니스는 어렵다”며 “경제활동에 전념하기 위해서 가석방보다 사면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섣부른 가석방 또는 사면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반기업 정서가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며 “특히 조현아 땅콩회항 사건으로 오너일가에 대한 반감은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정도인데 가석방으로 나오자마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했다가 여론의 눈 밖에 나면 경영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경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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