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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수익성 확보 '이중고', 올레드 전환 너무 서둘렀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1-31 14: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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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다. 보급형 올레드패널의 수요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애플에 공급한 아이폰X용 올레드패널 물량도 예상보다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레드패널 수요가 올해도 크게 늘어나기 어렵고 그동안 대규모 생산투자를 벌인 데 따른 가동비 부담도 커지고 있어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절실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수익성 확보 '이중고', 올레드 전환 너무 서둘렀나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디스플레이사업에서 매출 11조1800억 원, 영업이익 1조4100억 원을 냈다고 31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사업부 실적은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을 반영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각각 2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유력했는데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을 낸 것이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신규고객사로 확보한 애플의 아이폰X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며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올레드패널 공급량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교적 사양이 낮은 중저가(리지드) 올레드패널의 출하량이 감소해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는데 하반기에도 상황이 거의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중저가 올레드패널의 주요고객사인 중화권 스마트폰업체들이 부품원가 상승에 부담을 안아 가격이 더 낮은 LCD패널 탑재비중을 확대하며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공급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중저가 올레드패널 재고가 늘어나자 일부 생산라인 가동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자료에서 “LCD패널과 경쟁이 치열해지며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공급처를 다변화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도 단기간에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지고 있다.

애플이 1분기 아이폰X 출하량 목표를 절반으로 낮추며 부품 수요를 줄이고 있다는 외국언론의 보도가 나온 데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시장침체에 대응해 일제히 부품원가를 낮추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업체에 집중됐던 올레드패널의 수요처가 다변화되고 있다”며 “일부 고객사의 물량감소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구조를 갖춰내고 있어 악영향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시설투자 계획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올레드패널 수요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전에 계획했던 대로 플렉서블 올레드의 대규모 증설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신축을 결정한 신규공장의 가동 시기와 생산할 제품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신규공장에 약 5조 원의 시설투자를 벌여 플렉서블 올레드패널 생산량을 현재보다 약 40%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증권가에서 나왔는데 다소 소극적 태도로 돌아선 것이다.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저가 올레드패널 생산라인을 고가의 플렉서블 올레드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공장 증설과 생산라인 전환이 동시에 이뤄지면 올레드패널 출하량이 급증해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약 2년 전부터 수익성이 떨어지는 LCD패널 생산라인을 대폭 축소하고 올레드패널의 생산비중을 단기간에 크게 끌어올리는 강도높은 사업체질 전환을 이뤄냈다.

이런 성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이어진 LCD패널 업황악화의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지만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계속 부진하면 대규모 시설투자의 역풍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수익성 확보 '이중고', 올레드 전환 너무 서둘렀나
▲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을 탑재한 애플 '아이폰X'.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도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수요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으로 매출처를 빠르게 다변화하거나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에 공급할 수 있는 차세대 패널 개발에 속도를 내 적기에 시장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IT전시회 ‘CES2018’에서 하만과 공동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하만이 개발해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전장부품에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등을 적용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이르면 올해 안에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을 마무리하고 출시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기존 제품보다 화면이 넓어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최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사의 수요에 맞추기 위해 폴더블 올레드패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기술 수준에 맞춰 적기에 공급기반을 갖춰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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