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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자율협약으로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성공할 수 있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7-09-28 15: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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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채권단 자율협약으로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에 성공할 수 있을까?

채권단의 융통성있는 지원 아래 빠른 회생을 이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경영정상화 여부는 불확실하다. 
 
이동걸, 자율협약으로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성공할 수 있나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9일 협의회를 열거나 서면결의 방식으로 금호타이어와 자율협약을 체결하는 여부를 확정한다.

산업은행이 자율협약을 제안했고 다른 주주협의회 구성원인 금융기관 7곳도 참여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가 아닌 채권금융기관도 자율협약 체결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1조3천억 원 규모 채권이 9월 말에 만기가 돌아와 채권자들이 29일까지 반드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로 가지 않으면 현실적인 대안이 자율협약인 만큼 채권단의 합의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기업의 동의를 얻어 재무구조 개선을 주도하는 방식이다. 채권단의 결정에 법적구속력이 없지만 채무유예와 신규자금 지원 등이 손쉬워 기업의 대외신뢰도와 영업에 타격을 덜 입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회생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자율협약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주, 채권단, 노동자, 지역사회 등 이해당사자들이 서로 협조해 고통을 분담하면 금호타이어가 충분히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자율협약을 체결할 경우 채권단의 판단에 따라 자금지원에 편의를 봐주는 등 더 융통성 있는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며 “법원의 결정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와 비교하면 회사 입장에서도 더욱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부채비율 347.8%로 집계됐는데 대우조선해양에서 구조조정을 시작했을 때의 부채비율 1557%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판매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매각 문제가 해소됐고 타이어 가격이 오르고 있는 반면 원자재인 고무 가격은 하락하고 있는 등 비교적 괜찮은 업황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와 자율협약을 체결할 경우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당장 쌓아야 할 충당금 부담을 덜 수 있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충당금은 기업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실적에 미리 반영하는 손실을 뜻한다.

은행은 자율협약을 체결한 기업의 위험여신(익스포저)을 보통 ‘요주의’ 등급으로 분류해 전체 금액의 7~20%를 충당금으로 쌓는다. 반면 워크아웃에 들어간 기업여신은 ‘고정’ 이하로 분류돼 20~49%를 쌓아야 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와 통상적인 자율협약을 체결할 경우 손실은 미미할 것”이라며 “금호타이어에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준 우리은행도 충당금을 300억 원 정도만 적립하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채권단이 자율협약 체결 전후로 금호타이어에 자금을 지원하는 문제를 놓고 내부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산매각에 차질을 빚거나 노사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은 현지 은행 등으로부터 3160억 원을 빌렸는데 2천억 원의 대출만기가 9월 말에 돌아온다. 현지은행이 상환을 유예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다 설령 만기를 늦춰줘도 남은 현지 차입금만 1160억 원 규모에 이르러 채권단의 지원이 불가피하다.

금호타이어 중국공장은 실적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는데 채권단에서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도 이 회장의 고통분담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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