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통한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추진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6일 주주협의회를 열어 채권단 자율협약에 따른 금호타이어의 향후 경영방안을 논의했다. 자율협약은 가장 낮은 단계의 구조조정으로 채권단과 기업의 자발적 협의 아래 자금지원과 구조조정 등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을 뜻한다.
이날 협의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대출시한 연장과 신규자금 지원 등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9월 말까지 채권단에 1조3천억 원을 갚고 중국 금융기관에도 3586억 원을 상환해야 한다.
이 회장은 25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만났는데 이때 자구계획안의 부실함을 지적하고 채권단 자율협약의 필요성을 강조해 박 회장의 경영퇴진과 우선매수청구권 포기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금호타이어에 가장 많은 자금을 빌려준 우리은행의 이광구 행장도 만나 채권단 자율협약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이 자율협약에 따른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데 뜻을 모았다”며 “모든 이해관계자가 적극 동참하고 협조해 금호타이어가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조만간 금호타이어에 외부실사를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채권단 자율협약에 따른 경영정상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추가적인 채무상환 유예와 신규자금 지원 외에 감자(자본감소)와 추가적인 출자전환, 보유자산 매각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인력구조조정을 포함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채권단, 주주, 노동자,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이 고통을 분담한다면 금호타이어가 독자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일자리의 단기간 유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지될지 살펴보기 위해 구조조정을 받는 기업의 독자생존이 필요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약간의 인력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25일 “이 회장의 고통분담 요구는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으로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