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회생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다만 금호타이어가 살아날 수 있다는 판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내놓은 자구계획안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금호타이어는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협조해 고통을 분담한다면 충분히 회생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기업구조조정 기준으로 독자생존 여부와 일자리 유지를 제시했다. 이 기준에 따라 금호타이어가 2015년 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경영상태가 악화된 때부터 매각에 실패한 시기까지 검토하고 있는데 회생 가능성이 엿보였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주주, 노동자, 채권단, 크게 보면 지역사회까지 모두 이해당사자”라며 “이 모든 당사자들이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위해 동참하면 회생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자구계획안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냐는 질문을 받자 “자구계획안과 별개로 금호타이어의 상황을 내가 독자적으로 생각한 것”이라며 “금호타이어의 자구계획안이 실행할 수 있고 성공 가능성도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대답했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 등 금호타이어 경영진으로부터 받은 금호타이어 자구계획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채권단 주주협의회를 열어 이르면 25~26일경에 자구계획안의 수용 여부를 밝히기로 했다.
이 회장은 “자구계획안의 수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실현 가능성과 실제로 실행됐을 때 금호타이어가 살아날 수 있는지다”며 “채권단과 면밀하게 협의해 이르면 다음주 초에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회장과 만날 가능성을 놓고 “업무적으로 필요하다면 만날 수 있지만 의례적 면담은 의미가 없다”며 “자구계획안 평가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2018년 초까지 매각절차를 끝낼 방침을 세웠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 매각은 취임 전부터 진행됐던 상황”이라며 “새 주인을 빨리 찾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에 관련해 “위험한 고비는 일단 넘겼다고 생각하지만 조선업황과 맞물려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필요한 경우 기업 규모를 더 줄이거나 내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할 수 있고 매각도 회생 가능성을 확보한 뒤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중요한 경영목표로 중소기업 육성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이 혁신적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한국경제의 활력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벤처투자와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의 지원을 늘릴 방침도 세웠다. 이 회장은 “대기업 지원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혁신적인 스타트업기업이나 벤처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대출은 물론 직간접투자, 플랫폼투자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될 가능성을 질문받자 “문재인 정부가 원칙에 어긋나는 요구를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런 요구를 한다면) 기관장으로서 내 의견을 전달하고 잘 협의하면 관련된 사안도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회장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기업구조조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옛 실패사례까지 모두 살펴 보완대책을 철저하게 마련하겠다”며 “정책금융과 4차산업혁명 대비, 일자리창출과 산업구조 재편 등은 물론 기업금융 강화와 중소기업 지원 등도 충실히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