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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S8 음성서비스 '빅스비' 갈 길 너무 멀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7-20 15: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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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갤럭시S8 음성서비스 ‘빅스비’의 영어 지원을 뒤늦게 시작했지만 외국언론들은 기술력과 활용성 부족을 이유로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에서 삼성전자가 애플과 구글 등 기존 IT기업들에 맞서기 쉽지 않다는 점을 증명한 만큼 경쟁력을 확보한 가전제품 등으로 빅스비 적용확대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삼성전자 갤럭시S8 음성서비스 '빅스비' 갈 길 너무 멀다  
▲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0일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빅스비를 아직 절반만 완성된 상태로 내놓았다”며 “출시가 너무 늦은데다 인식능력과 활용성도 크게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기술강화를 이유로 5월 말 예정됐던 빅스비의 영어 서비스 출시를 미뤄오다 19일 한국과 미국에 마침내 내놓았다. 하지만 외국언론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폭스뉴스는 “빅스비는 삼성전자의 야심찬 계획과 달리 기대 이하의 기능을 제공한다”며 “음성인식률이 떨어지고 대부분의 주요 앱을 동작할 수 없어 경쟁력 확보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외국언론들이 가장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아직 빅스비 음성명령으로 동작할 수 있는 기능이 대부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자체개발해 탑재하는 앱에 그친다는 점이다.

음량조절과 밝기조절 등 기본기능을 굳이 음성명령으로 할 이유가 적은데다 삼성전자의 자체 앱 종류도 20개 안팎에 불과하다는 약점이 부정적인 평가를 주로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지도앱 등을 빅스비로 동작할 수 있도록 협력했지만 갤럭시S8 사용자들이 구글의 음성서비스를 통해 이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빅스비를 선택할 이유로는 부족하다.

일부 사용자들이 갤럭시S8의 빅스비 전용버튼을 구글 음성서비스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자 삼성전자는 수차례에 걸쳐 이를 막는 업데이트를 내놓는 등 경쟁을 의식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자전문매체 더버지는 “빅스비는 아직 속도가 느리고 활용성이 낮으며 오류도 잦다”며 “삼성전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체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는 예전의 관행을 고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구글 등 음성인식서비스 개발에 앞서나간 기업들과 초반부터 빅스비의 맞경쟁을 노리기는 당연히 역부족일 것이라는 관측은 출시 전부터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빅스비를 갤럭시S8의 특장점으로 출시행사 때부터 강조하고 지난해 인수한 인공지능업체 비브랩스의 기술을 통한 큰 발전을 약속해 기대를 품게 한 만큼 부정적인 반응도 강도가 세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빅스비에 인공지능기술을 적용하고 정보를 축적할수록 인식능력은 더욱 발전할 수 있다. 외부 개발자의 앱을 지원하는 협력도 시간이 갈수록 확대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개발자들이 지원기기와 출시국가가 적은 빅스비를 지원하려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아무리 발전해도 주요 경쟁사들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비슷한 이유로 갤럭시 스마트폰의 ‘엣지 인터페이스’와 갤럭시S8을 PC처럼 사용하는 ‘덱스’ 기능을 지원하는 외부 앱 개발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사실상 실패해왔다. 빅스비 역시 이런 근본적인 약점을 해결하지 못한 채 출시돼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셈이다.

더버지는 사용자들이 빅스비의 초기 성능에 실망해 이용을 중단하면 기술발전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구글이나 애플과 같이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음성서비스 적용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확대에 나서야 빅스비의 경쟁력 확보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갤럭시S8 음성서비스 '빅스비' 갈 길 너무 멀다  
▲ 갤럭시S8의 음성인식서비스 '빅스비'.
이런 관점에서 볼때 삼성전자가 이미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 분야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가전제품까지 빅스비 적용을 확대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기기 외 분야에서는 음성서비스 영역확대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삼성전자는 TV와 생활가전 등 다양한 제품에서도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스비 음성명령으로 스마트폰 앱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을 동작할 수 있거나 TV와 음향기기에 스마트폰 콘텐츠의 편리한 연동 등을 지원할 경우 활용성이 크게 발전할 수 있다. 이를 다른 IT기업들이 따라하기 어려운 삼성전자만의 독보적인 기능으로 앞세울 수도 있다.

폭스뉴스는 “삼성전자는 폭넓은 사업분야와 막대한 자금여력을 갖추고 있다”며 “빅스비의 영역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선다면 언제든 큰폭의 발전을 이뤄낼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도 빅스비의 적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목표를 이뤄내려면 우선 빅스비 음성서비스 자체의 기술확보가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자전문매체 톰스가이드는 “지금의 빅스비는 사용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생태계 확대를 노리는 삼성전자 스스로를 위한 기술”이라며 “실제 사용자의 반응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빅스비 영어 서비스가 출시 초반이기 때문에 평가하기 이른 측면이 있다”며 “정보가 축적될수록 발전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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