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장겸 MBC사장에게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방송개혁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적폐청산 중 언론개혁 빼놓을 수 없어”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적폐청산이 중요한데 검찰개혁, 재벌개혁도 있지만 언론개혁을 빼놓을 수 없다”고 밝혔다.
|
|
|
▲ 김장겸 MBC 사장. |
홍 수석부의장은 투병 중인 MBC 이용마 해직기자를 언급하며 “해직기자를 복직하는 것부터 방송언론 개혁이 시작돼야 한다”며 “정부여당이 해직기자 복직과 함께 방송 정상화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장겸 MBC사장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은 왜 그 자리에 있는지 곰곰히 생각하고 후배 기자를 생각해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며 “문제가 되는 인사들은 스스로 물러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들어 특정언론사의 최고경영진을 향해 사퇴하라고 압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BC는 2012년 12월 당시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해 시작된 파업투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기자들은 1,2심에서 복직판결을 받았지만 MBC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며 해직기자들을 복직하지 않고 있다.
본업인 보도나 방송이 아니라 엉뚱한 분야로 좌천된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용마 기자도 이 과정에서 해직된 경우인데 그는 지난해 복막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고 있다.
홍 수석부의장은 “이용마 기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이 기자도 복귀해서 그가 가장 사랑했던 방송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문재인과 MBC의 ‘악연’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인 3월21일 MBC에서 열린 6차 합동토론회에서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 옛날에 자랑스러웠던 MBC의 모습이 어디갔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공영방송의 공공성, 언론의 자유회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
|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언론적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6일 경기도 남양주시 오덕훈련원에서 암투병 중인 이용마 기자를 직접 찾아가 위로하기도 했다.
사퇴요구를 받고 있는 김장겸 사장은 MBC대주주인 방문진으로부터 올해 2월 임명됐는데 노조와 시민단체로부터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자율성을 망가뜨린 주역이라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그는 보도국장 시절인 2014년 4월 25일 세월호 유족들을 향해 “완전 깡패네, 유족 맞아요?”“라며 유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큰 물의를 빚기도 했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으로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고 이사장은 18대 대선 직후인 2013년 1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애국시민 사회진영 신년하례회에서’에서 “문재인 후보는 공산주의자”라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는데 2015년 9월16일 고 이사장을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고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함께 냈다.
검찰은 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올해 5월에야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박광온 대변인도 MBC 기자 출신인데 그는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방송의 국민의 것이며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다”며 “지금 방송을 경영하는 사람들이나 정치권력이 더 이상 방송을 사유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