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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 한일시멘트, 출혈경쟁 줄어 올해 실적 늘 듯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4-10 17: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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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 등 국내 시멘트기업들이 업계의 구도재편에 따라 출혈경쟁의 감소로 올해 실적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시멘트업계가 최근 출혈경쟁을 줄이고 있다”며 “치킨게임이 종식되면서 시멘트기업 실적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출혈경쟁 줄어 올해 실적 늘 듯  
▲ 황동철 쌍용양회 사장(왼쪽), 곽의영 한일시멘트 사장.
증권가는 올해 시멘트기업들이 주택분양 감소와 주택경기 둔화전망 등에 영향을 받아 실적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시멘트업계가 재편작업을 끝내면서 출혈경쟁이 줄어 오히려 실적이 늘어날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본 것이다.

시멘트기업들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위 7개 기업이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과점시장을 형성했다. 확실하게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기업이 없어 그동안 가격경쟁 등을 벌이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최근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이런 구도에 금이 갔다. 한일시멘트는 사모펀드인 LK투자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짜고 3월 말에 현대시멘트 지분 84.56%를 6300억 원가량에 인수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본 시멘트업계 시장점유율은 쌍용양회가 28.1%로 1위를 차지했다. 한일시멘트가 시장점유율 21.3%로 2위를 차지했고 성신양회(13%), 삼표시멘트(옛 동양시멘트, 12.3%), 한라시멘트(9.3%), 아세아시멘트(8.5%), 현대시멘트(7.6%)가 뒤를 이었다.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면서 합산 시장점유율은 28.9%가 됐다. 사실상 쌍용양회와 양강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시멘트업계가 다강 구도에서 2강5중 구도로 재편되면서 시멘트기업이 시멘트가격을 놓고 건설사들과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시멘트가격은 체계적인 가격의 산정없이 건설사들과 시멘트기업이 협상을 해 결정된다. 그동안 사실상 쌍용양회 홀로 건설사들과 협상을 진행한 뒤 다른 시멘트기업들이 이에 가격을 맞춰 공급했는데 양강체제가 되면서 건설사들과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시멘트기업들은 원재료 가격이 상승추세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건설사들에 시멘트가격을 올려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충분한 명분도 있다.

사모펀드들이 시멘트회사 인수합병을 주도하면서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기 위한 전략을 짜기 위해서라도 가격경쟁을 더이상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연구원도 “사모펀드가 주인인 시멘트기업 위주로 시멘트가격이 점차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부터 시멘트가격 출혈경쟁이 조금씩 완화되는 분위기”라고 파악했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발주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시멘트기업에 호재다.

이 연구원은 “주택공급이 부진하면 사회간접자본 사업을 활성화하며 일정 수준의 건설투자수요를 늘 유지해왔던 정책기조를 감안할 때 주택분양이 감소해도 시멘트 출하량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민자주도의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한 노선의 사업비만 3조6천억 원에 이르는 GTX(수도권 급행 광역철도)의 투자검토를 끝내고 2018년 말에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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