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6 보험연구원 국제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6 보험연구원 국제세미나’에서 “AI는 새로운 사이버 취약성을 만들어 내는 만큼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AI, 기후변화 등 새로운 리스크에 대응할 보험 혁신 방안 논의'를 주제로 열렸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업의 AI활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보험사 내부 활용, 소비자 인식, 새로 발생하는 위험 관련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다.
김 원장은 “세계 보험산업은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기술 혁신과 급격한 환경 변화로 기존 위험 관리 패러다임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오 알렉스 지아 베이징대학교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생성형 AI 활용이 보편화하면서 소비자들이 보험사에 오기 전부터 상품을 비교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보험사도 이에 맞춰 AI를 활용한 상담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마오차오 쉬 일리노이주립대학교 교수가 2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6 보험연구원 국제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쉬 교수는 사이버 사고가 지금까지 보험이 보장한 일반 사고와 다르게 △사고 사실을 발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피해를 통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등이 길다고 짚었다.
예를 들어 화재가 발생하면 발견 즉시 통제가 이뤄지고 진압이 완료되면 피해 규모를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 침해 사고 등은 발견 자체가 늦고 특정 시점에 이를 완전히 마무리 지었다고 규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AI 활용 확대가 새로운 사이버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쉬 교수는 “AI 사용 확대는 AI 모델이 학습한 민감정보를 추론하거나 오염된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등 여러 새로운 사이버 위험을 만들고 있다”며 “AI 관련 사고는 회사 업무 중단, 평판 훼손, 재무적 손실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오차오 쉬 교수는 AI 활용이 확산하며 클라우드 사용 증가로 기업과 기업 사이 위험이 연결되고, 해킹 공격이 쉬워지는 등 사이버 보안 취약점은 두드러지고 있지만 사이버보험료 산정이 여전히 어려운 점을 과제로 짚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도 사이버보험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보험사의 공급 의지와 기업의 가입 수요는 있지만, 위험 노출 범위와 피해 규모를 정량화하기 어려워 적정 보험료 산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 2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6 보험연구원 국제세미나’에서 ‘AI 혁명과 사이버 리스크’ 세션 종료 뒤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용민 프로시스언더라이팅솔루션즈 부대표는 “사이버보험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경제적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이버보험에 가입하는 수요자인 일반 회사들은 보안투자가 일종의 매몰 비용으로 인식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사이버보험을 공급해야 하는 보험사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데 리스크가 있다 보니 적극적 마케팅이나 위험 인수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분석됐다.
최용민 부대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일정 규모 이상이고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기업체나 정보통신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사이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선별적 의무화’ 제도 등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기술이 발전하는 상황에서도 보험이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사회적 위험을 분담하는 제도라는 점도 재차 강조됐다.
아르튀르 샤르팡티에 퀘벡대학교 몬트리올캠퍼스 교수는“ AI 시대에도 보험은 단순 상품이 아니라 위험을 함께 나누는 제도다”며 “보험은 여전히 사회적 연대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 2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6 보험연구원 국제세미나’ 참여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외에서 학계 연구자, 보험업계 관계자, 정책 전문가 등이 모여 보험산업이 마주한 새로운 위험을 평가하고 대응하는 방안과 이를 보험상품 및 서비스에 반영하는 방향, 국제 협력의 중요성 등을 논의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