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올해 중순에 고점을 지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실적 및 주가에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경쟁사의 투자 확대와 고객사 수요 감소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SK하이닉스의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전시장 홍보용 사진. < SK하이닉스 >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례 없는 속도로 상승하자 수요도 급감하는 반작용이 나타나면서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계열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투자자들이 메모리반도체 업황 사이클에 ‘피크’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일반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사이클 효과를 나타낸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이번 호황기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력하게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유력했다.
배런스는 월스트리트 증권사들이 대부분 2027년 중반까지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을 제시해 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이제는 호황기가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될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주가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가 2026년 중반에 끝을 맺을 수 있다는 투자기관 레이먼드제임스의 예측이 근거로 제시됐다.
레이먼드제임스의 칼 에커만 연구원은 공급과 수요 측면의 변수를 모두 이유로 들었다.
공급 측면에서는 중국 D램 제조사인 CXMT와 낸드플래시 업체인 YMTC의 공격적 설비 투자가 메모리반도체 호황을 조기에 종료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 중국 CXMT의 반도체 전시장 홍보용 사진. < CXMT >
CXMT와 YMTC는 모두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메모리반도체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공급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자 생산 증설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에커만 연구원은 수요 측면에서 스마트폰 제조사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고객사들의 탑재량 축소 및 원가 상승에 따른 전자제품 판매 부진 전망을 배경으로 들었다.
이는 2026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2025년 대비 14%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다.
메모리반도체 원가 상승이 결국 스마트폰과 같은 제품의 가격 인상이나 사양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수요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배런스는 “이러한 정황을 종합하면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결국 이른 시일에 정점을 맞아 불황 사이클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점을 뜻한다”고 바라봤다.
에커만 연구원은 앞으로 1~2년 안에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공급 과잉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실적 및 주가에 자연히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에커만 연구원은 다만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고객사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업황 악화에 따른 타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당분간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티모시 모 연구원은 4일 “인공지능 분야의 수요가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을 이끌어 나가면서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강세에 기여할 것”이라는 예측을 제시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