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한국 증시 변동성을 키우며 정부와 금융당국이 비판을 받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금융위원회 로고 사진.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대응에 나섰지만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고 해외로 자금이 유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해외 투자기관들의 전망도 제시됐다.
블룸버그는 20일 “한국의 증시 ‘혁신’은 이재명 대통령의 골칫거리로 바뀌고 있다”며 “이는 이재명 정부의 정치적 이미지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출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한국 증시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며 투자보다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 대통령이 한국 증시의 활성화와 외국인 투자자 유입, 주주가치 제고를 공약으로 앞세웠지만 이제는 한국 증시가 카지노에 가까워졌다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특정 종목의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특성상 주가가 크게 상승하거나 떨어지면 주식 매수와 매도 규모가 증폭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레버리지 상품이 증시 변동성을 키웠고 글로벌 반도체주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동안 반도체 업종 비중이 높은 한국에는 더 큰 타격이 미칠 가능성도 유력해졌다.
실제로 20일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최대 4%를 넘는 하락폭을 보였다.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문샷에서 최근 공개한 새 AI 모델이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뒤늦게 반영된 영향을 받았다.
▲ 7월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코스피 지수가 4%대 하락폭을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 원인으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지목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와 금융당국으로 화살이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기관 올스프링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개리 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의 AI 산업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증시 급등락을 피하도록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투자자 심리가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뒤늦게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ETF 매수를 위한 최소 예탁금 기준을 높이고 투자자 교육을 강화한 데 이어 추가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을 근거로 들었다.
증권사 모간스탠리는 이와 관련해 한국의 예탁금 기준 상향이 개인투자자 진입 장벽을 높여 투자 수요를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를 전했다.
하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간스탠리는 새 규정이 시행되기까지 필요한 시간과 자금 흐름 변동성을 고려하면 시장 안정 효과는 당분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리 탄 매니저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해외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해외에서 출시된 유사한 레버리지 ETF 상품에는 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윌리엄 브래튼 BNP파리바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 금융당국의 즉각적 대응은 제도적 장치를 조정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