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비' '아처' 미국 에어택시 상용화 앞두고 생산 설비 확충, 도심 인프라 구축으로 실효성도 높인다

▲ 조비에비에이션의 전기 헬기 S4가 2026년 4월 미국 뉴욕 맨해튼과 JFK공항을 오가며 시험 비행하고 있다. <조비에비에이션> 

[비즈니스포스트] 조비에비에이션과 아처에비에이션 등 미국 전기 헬기 생산업체가 공장을 짓거나 합작 생산 법인을 구성하며 올해 자국 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미국 주요 도시별로 전기 헬기 운용에 필요한 인프라 설비도 활발히 구축해 상용화 실효성에도 한걸음 더 가가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조비 아처 미국 도시에 에어택시 인프라 투자, 상용화 준비 속도

19일 블룸버그와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조비에비에이션과 아처에비에이션 등 미국 전기 헬기 업체가 도심 하늘을 나는 택시인 일명 ‘에어택시’ 인프라를 미국 내에 구축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조비에비에이션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센추리시티 구역 내 주거 단지인 파크 엘름에 버티포트를 구축하고 있다. 

버티포트는 수직 비행(vertical flight)과 공항(airport)의 영문 합성어로 전기 헬기와 같은 도심항공교통(UAM)을 이용하기 위한 이착륙장을 뜻한다. 

아처에비에이션 또한 미식축구 팀인 마이애미돌핀스의 스티븐 로스 구단주와 협업해 경기장인 하드록스타디움 인근에 버티포트를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또한 아처에비에이션은 지난해 11월6일 로스앤젤레스 호손 공항의 운영권을 1억2600만 달러(약 1878억 원)에 인수했다. 

아처에비에이션은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12곳의 이착륙 설비를 구축할 예정인데 호손 공항을 중심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 외에 뉴욕과 마이애미 및 캘리포니아 등 지역에서는 버티포트를 공항이나 경기장 및 부동산 개발과 연계한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이 투자한 전기 헬기 제조사인 베타테크놀로지스의 크리스틴 코스텔로 대관 업무 책임은 블룸버그를 통해 “전기항공 산업의 승부는 하늘이 아니라 지상에서 결판이 날 것이다”고 말했다.
 
'조비' '아처' 미국 에어택시 상용화 앞두고 생산 설비 확충, 도심 인프라 구축으로 실효성도 높인다

▲ 조비에비에이션과 아처에비에이션이 미국 FAA 인증 5단계 가운데 4단계 절차를 밟고 있다. <그래픽 챗GPT로 제작>

◆ 조비·아처 FAA 인증 기다리며 생산 설비도 확대

조비에비에이션과 아처에비에이션이 버티포트를 미리 확보하는 이유는 기체를 개발하더라도 이착륙 시설과 충전 설비, 승객 터미널이 갖춰지지 않으면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조비에비에이션과 아처에비에이션은 전기 헬기 기체 생산을 늘릴 준비도 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조비에비에이션은 지난 6월30일 투자사인 토요타와 전기 헬기 S4 모델의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토요타가 51% 지분을 보유하며 두 기업이 합해서 200만 달러(약 30억 원)를 출자한다. 합작법인은 S4 항공기의 독점 제조권을 갖고 본격적인 양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조비에비에이션은 캘리포니아주 마리나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 기체와 부품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생산 확대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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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에비에이션 또한 미국 조지아주 코빙턴에 2024년 12월19일 기체 제조 공장을 완공하고 지난해부터 생산에 돌입했다. 

이곳에서 전기 헬기 미드나이트를 2030년에 연간 650대까지 생산할 능력을 갖추려 한다. 

로이터는 “에어택시 업체들은 도심 교통수단에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전기 항공기의 승인을 확보하고 상용화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비' '아처' 미국 에어택시 상용화 앞두고 생산 설비 확충, 도심 인프라 구축으로 실효성도 높인다

▲ 관람객들이 15일 인천대학교 INU이노베이션센터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에서 UAM 기체를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미국 전기 헬길 상용화 시점 변수는 FAA 인증, 한국 상황은 다소 더뎌

전기 헬기는 기존 화석연료에 기반한 헬기보다 조용하고 운영비 절감 효과가 기대돼 도심 안팎에서 단거리를 이동하는 수단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기체이고 도심 항공을 날아다녀 안전과 관련한 우려가 있다. 이에 미국 등 각국에서는 인증 체계를 마련했지만 안전 인증 절차에 드는 시간이 상당하다. 

전기 헬기에 선두 주자로 꼽히는 조비에비에이션과 아처에비에이션도 올해 7월 기준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전체 5단계 인증 단계 가운데 4단계에 머물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르면 2027년에 FAA 허가가 떨어질 것이다”는 업계 전망을 전했다. 

일단 미국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6월6일에 발표한 행정명령을 통해 전기 헬기를 우선순위 사업에 두겠다고 명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FAA는 지난 3월9일 전기 헬기를 조비에비에이션과 아처에비에이션의 거점을 포함한 미국 8개 지역에서 시험 비행하는 사업(eIPP)을 도입해 관련 절차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도 전기 헬기 도입을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섰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사업 진행 속도는 다소 느린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2028년 도심항공교통 상용화를 목표로 시범 운용 사업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인증을 받은 기체도 시범 운용 대상에 들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한국에서 승인을 받지 않은 기체라도 미국 FAA 등에서 승인을 받으면 확인 절차를 거쳐 이번 시험 운항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기업은 전기 헬기 사업에서 다소 뒤처져 있거나 아예 발을 빼고 있다. SK텔레콤이 조비에비에이션의 지분을 처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SK텔레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에 보유하고 있던 조비에비에이션 지분 가운데 약 3분의 2를 처분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지분율은 기존 2.1%에서 0.7%로 낮아졌다. SK텔레콤은 전기 헬기 사업을 사실상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5월10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전기 헬기 기체를 함께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미국 UAM 법인 슈퍼널을 통해 전기 헬기 SA-2를 자체 개발을 추진했으나 진척이 더뎌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과 KAI는 2034년 상용화를 목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조비에비에이션과 아처에비에이션이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 헬기 개발과 버티포트 인프라 구축에 빠르게 나서는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같은 한국 업체가 이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뉴욕-뉴저지 항만청의 세스 웨이너 혁신 담당 이사는 블룸버그를 통해 “공군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전기 헬기를 대량으로 주문하고 있다”며 “전기 헬기는 도심 모빌리티 생태계에 유용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