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개편안이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기후에너지환경부 현판. <연합뉴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회에 법 개정안이 최근 올라왔는데 기후 전문가들은 이를 놓고 법안이 허점으로 가득해 손봐야 할 곳이 많다고 지적한다.
12일 국내 기후 싱크탱크 발표를 종합하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제도) 개편안이 실질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보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RPS제도는 500MW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가 일정 비율 이상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정책으로 2012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현행 제도는 시장에서 민간 발전사에게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야 하는 한국전력의 부담 가중, 설비 확대로 인한 계통포화, 복잡한 거래방식으로 인한 불투명성 등 문제들이 있어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100GW를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발표되면서 RPS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100GW는 재래식 원자력발전소 100기가 발전하는 양과 맞먹으며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3배까지 늘려야 하는 수준이다.
이런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1월 국회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을 보면 REC 현물시장을 일몰하고 재생에너지 보급 이행 수단을 정부 주도의 경쟁입찰 방식으로 일원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정부가 대형 발전소들에 특정 비중만큼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라고 명령하는 방식이었다. 앞으로는 정부가 필요한 재생에너지 물량을 정한 뒤 물량을 가장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사업자를 낙찰해 공급하게 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발전사업자간 경쟁을 유도해 전력 소비자에 더 낮은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사업자 입장에서도 입찰에 선정되면 장기간 고정 가격에 전기를 팔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내 기후 싱크탱크 '플랜1.5'는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새로운 제도를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허점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
▲ 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플랜1.5는 "민간발전사가 RPS 의무공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19%에서 올해 24.2%로 증가했다"며 "민간발전사를 제외하게 되면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를 구입해가는 구매의무자 관련 조항에도 구멍이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당초 구매의무자는 입찰시장에서 낙찰된 물량에 대해 의무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했으나 실제로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을 보면 이런 내용이 빠졌다.
플랜1.5는 제도 실효성을 보장하려면 구매의무자가 이를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계약 체결에 예외조건을 삭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제도 개편안으로 특정 재생에너지쪽으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기후 싱크탱크 '넥스트'는 최근 RPS 제도 개정안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개정안대로 진행한다면 발전사업자들이 패찰을 피하기 위해 인허가가 어려운 해상풍력보다는 태양광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해상풍력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넥스트는 쏠림 현상이 심각해질수록 정부가 가장 크게 강조해온 재생에너지 발전단가 인하는 달성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은성 넥스트 부대표는 "정부는 정책목표 사이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정책목표가 상충하지 않고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정교하게 정책 포트폴리오를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연 플랜1.5 정책활동가도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100GW로 확대하고 2035년까지 발전 비중의 최소 30%를 재생에너지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할 수단으로 RPS 제도 개편이 필요한데 향후 입법 논의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들을 보완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