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지방선거를 불과 100일여 앞두고 사실상 무산되면서 정치적 파장이 주목된다. 

광주·전남 지역에 이재명 정부가 약속한 약 20조 원이 지원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행정통합 무산 ‘책임론’이 대전·충남과 대구·경북에서 지방선거 이슈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보통 인물과 정당 지지도 수준에서 경쟁하는데 새로운 대형 정치 쟁점이 등장하는 셈이다.  
 
국힘 '막판 뒤집기'로 대전·충남 대구·경북 통합 무산, 지방선거 파장은?

▲ 국민의힘 곽규택(앞 부터), 나경원 의원 등 법사위원들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행정통합 통합법을 여당 주도로 처리를 하려하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에는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한과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안도 상정됐지만, 국민의힘의 강경한 반대에 처리가 보류됐다. <연합뉴스>


25일 국회 움직임을 종합하면 국회는 전날부터 본회의를 열어 법원개혁 3법과 함께 광주·전남 행정통합 법안(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처리하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무제한 반대토론(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권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쟁점 법안의 본회의 처리를 밀어붙이려 한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법안은 3월 초에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행정통합 법안은 대전·충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세 지역을 두고 추진됐으나 대전·충남과 대구·경북이 막판에 제외됐다. 두 법안은 국민의힘과 해당 지역 시·도 의회의 반대 등에 부딪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전날인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대전·충남은 시민 찬성 여론이 높지 않고 대구시의회가 (대구·경북) 통합 추진을 말아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전남·광주를 먼저 통합하고, 시간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전·충남과 대구·경북의 행정통합이 무산되면서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무산의 책임론이 새로운 선거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전·충남 발전에 훼방을 놓은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혹독한 심판을 받을 것이고, 대구·경북 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것 역시 대구·경북의 성남 민심의 철저한 심판이 따를 것”이라며 “민주당은 대전·충남, 대구·경북 통합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전·충남에서 통합을 둘러싼 지역 내 여론이 팽팽하게 엇갈리는 만큼 통합 무산의 ‘책임 공방’이 표심을 흔들지 불확실하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대전시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대전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일상 시민 215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전화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행정통합에 대해 '반대'는 41.5%, '찬성'은 33.7%로 집계됐다. 아울러 주민투표 필요성에 대해서는 71.6%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와 별도로 여권 내에서는 이번 통합 무산으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강 비서실장은 당초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전제로 ‘충남대전통합특별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충남도지사나 대전시장 자리는 청와대 비서실장직을 내려놓고 도전하기에는 체급상 애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비서실장은 최근까지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전제로 한 여론조사에서 현직에 있는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에 앞서고 있었다. 이에 행정통합이 무산된 대전·충남 지역에서 선거판이 어떻게 새로 짜여질지에 이목이 쏠린다.

대전일보가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6-7일 이틀간 대전시와 충남도 만 18세 이상 남녀 2004명을 대상으로 6·3 지방선거 대전충남 통합단체장 여야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강 비서실장이 26.7%로 1위에 올랐다. 김태흠 충남지사(15.6%), 이장우 대전시장(11.6%)이 뒤를 이었다.

이번 행정통합 무산으로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 지역 선거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국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반대 책임을 둘러싸고 언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 과정에서 송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 사의를 표명하기까지 했다.

대구·경북 통합에 찬성해 온 주 의원은 “내 거취까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라며 “지도부에서 누가 대구·경북 통합에 반대했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송 원내대표는 주 의원에게 “저를 지칭하시는 것 같은데, 제가 반대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주 의원 등과 송 원내대표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송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겠다”며 의원 총회 현장을 박차고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힘 '막판 뒤집기'로 대전·충남 대구·경북 통합 무산, 지방선거 파장은?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국민의힘 대구시장은 이른바 ‘8파전’으로 불릴 만큼 후보군이 난립한 상황이다. 그 가운데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이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SBS라디오 '주영진의 뉴스직격'에 출연해 “대구 경북 통합을 하면 주호영 의원님한테 약간 유리하시고 분리를 하면 추경호 의원님한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김부겸 총리의 존재도 국민의힘에게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김 총리는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으나 40%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2016년 치러진 제20대 총선에서는 진보 정당 소속으로 대구 수성갑 지역구 의원에 출마해 6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된 바 있다. 대구와 경북도가 분리된 채 지방선거를 치른다면 대구 지역에서 지명도가 높은 김 전 총리가 출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진다는 평가가 많다. 

이와 별도로 주호영 또는 추경호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가 확정된다면 그 빈자리를 두고 치뤄질 보궐선거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출마 여부도 새로운 관심거리로 등장할 수 있다. 대구와 경북도가 행정통합이 된다면 주호영 또는 추경호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더 떨어진다는 관측이 많았다. 

한편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이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SBS라디오 '주영진의 뉴스직격'에서 “만약 지방 선거 이후에 이것(행정 통합)을 추진하겠다라고 한다면 저는 더 요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이미 지방선거를 통해서 양쪽에 지자체장들이 선 마당에 그 지자체장들이 자신의 자리를 내놓고 통합을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내봤다.

기사에 첫 번째로 인용된 여론조사는 대전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2월 20일부터 22일까지 대전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시민 2,15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전화(자동응답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1%포인트다.

기사에 두 번째로 인용된 여론조사는 대전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ARS 조사(무선 전화 가상번호 100%) 방식을 통해 실시됐다. 지난해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권역별 가중치를 부여(림가중)한 결과로, 표본 수는 2004명(응답률 6.7%)이다.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2.2%포인트(대전·충남 각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