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몽익 KCC글라스 대표이사 회장이 분할 설립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연간 영업 적자를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KCC글라스가 사업 전반에 걸쳐 건설경기에 예민한 특성을 지닌 만큼 당분간 실적 회복을 이루기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KCC글라스 안팎에 따르면 정몽익 회장이 올해 남은 4분기 의미 있는 수준의 KCC글라스 수익성 반등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 연결기준 매출 9999억 원, 영업이익 14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5%까지 떨어졌던 KCC글라스는 올해 들어 매분기 영업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KCC글라스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6억 원을 기록했고 이어 2분기와 3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각각 354억 원, 142억 원을 냈다.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553억 원에 이른 것이다.
4분기에도 극적 반전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누적된 영업손실의 규모가 적지 않아서다. 게다가 그간 부진한 수익성의 원인이 특수한 일회성 비용보다 전반적으로 건설경기가 침체한 점에 있기 때문이다.
KCC글라스의 유리사업 부문과 인테리어 및 유통사업(인테리어) 부문은 건설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유리사업(51.1%)과 인테리어 및 유통사업(46.6%)은 KCC글라스 전체 매출의 97% 이상을 차지한다.
정 회장으로서는 건설경기 변동성을 극복하기 쉽지 않은 구조인 셈이다.
KCC글라스는 올해 내내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B2B(기업간 매출) 대형 현장이 감소함에 따라 유리와 인테리어 두 사업 부문의 수익성에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3분기에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현장과 관련한 납품지연이 매출에 부정적으로 반영돼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주택경기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들을 보면 올해 들어 대부분의 지표가 더욱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의 월별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1~9월 착공 물량은 17만1천 호, 분양 물량은 13만 호로 집계됐다. 지난해 1~9월과 비교해 각각 11.4%, 19.8% 감소한 것이다.
최근 착공 및 분양 수준이 낮아져 온 만큼 준공 수치도 감소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준공 물량은 1년 전보다 5.5% 축소된 27만3천 호를 나타냈다.
KCC글라스도 올해 하반기 위축된 착공 및 분양실적, 쌓여 있는 미분양 물량, 입주물량 감소 등을 근거로 건설경기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주력인 유리 부문에서는 중국 등 저가 제품 유입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도 맞물려 수익성이 크게 저하한 상황이다.
KCC글라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건축용 유리의 평균 판매가격은 2024년에 1년 전보다 14.6% 하락했고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보다 17.1% 낮아졌다.
이처럼 현재까지 KCC글라스를 둘러싼 경영환경을 보면 정 회장이 4분기 550억여 원의 적자를 뒤집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이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KCC글라스가 KCC에서 유리, 홈씨씨(인테리어) 등의 사업부문을 분리해 신설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 적자를 눈앞에 두게 된 셈이다.
정 회장은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이 점차 구체화하면서 건설경기가 점차 살아나는 데 기대를 걸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9월7일 2030년까지 수도권에 5년 동안 매년 27만 호, 모두 135만 호를 착공하겠다는 ‘주택공급 확대방안(9.7대책)’을 내놓은 뒤 점차 세부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정부는 135만 호 착공을 차질 없이 달성하기 위해 입법과제 20개를 포함한 9.7대책 후속조치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 도심공급 물량 확대 및 속도 제고를 위해 국토부-한국토지주택공사(LH)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는 등 주택공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국토부-LH 합동TF 및 LH 주택공급특별추진본부 현판식’에 참석해 “가능하면 올해 안에 추가 공급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노후 청사 재건축, 도시정비,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토부가 연내 추가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주택 착공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부가 공급 확대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바라봤다.
정 회장에게는 건설경기 회복에 따라 더 가파르게 증가할 고수익 유리 제품 수요도 실적 회복을 이루는데 돌파구로 여겨진다.
건설업계에서는 강화한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에 따라 고기능성 코팅유리(로이유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ZEB 인증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을 대상으로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2020년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의무화가 시작된 이 제도는 올해 6월 1천㎡ 이상, 30세대 이상 공공주택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제로에너지건축물 통합 인증시스템에 따르면 ZEB 예비인증 또는 본인증을 받은 건축물은 2021년 1104개에서 2024년 2243개로 확대됐다.
KCC글라스는 ‘커튼월룩(통유리로 보이는 외벽)’ 전용 코팅유리를 출시하는 등 친환경 건축용 유리제품을 개발해 상업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현재 건설·부동산 경기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쉽지 않다 보니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술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판매에 주력하고 해외 거점인 인도네시아 공장을 활용해 수익성을 제고하면서 불황에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정 회장은 KCC글라스가 사업 전반에 걸쳐 건설경기에 예민한 특성을 지닌 만큼 당분간 실적 회복을 이루기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 정몽익 KCC글라스 대표이사 회장이 실적 회복에 고전하고 있다.
25일 KCC글라스 안팎에 따르면 정몽익 회장이 올해 남은 4분기 의미 있는 수준의 KCC글라스 수익성 반등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 연결기준 매출 9999억 원, 영업이익 14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5%까지 떨어졌던 KCC글라스는 올해 들어 매분기 영업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KCC글라스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6억 원을 기록했고 이어 2분기와 3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각각 354억 원, 142억 원을 냈다.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553억 원에 이른 것이다.
4분기에도 극적 반전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누적된 영업손실의 규모가 적지 않아서다. 게다가 그간 부진한 수익성의 원인이 특수한 일회성 비용보다 전반적으로 건설경기가 침체한 점에 있기 때문이다.
KCC글라스의 유리사업 부문과 인테리어 및 유통사업(인테리어) 부문은 건설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유리사업(51.1%)과 인테리어 및 유통사업(46.6%)은 KCC글라스 전체 매출의 97% 이상을 차지한다.
정 회장으로서는 건설경기 변동성을 극복하기 쉽지 않은 구조인 셈이다.
KCC글라스는 올해 내내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B2B(기업간 매출) 대형 현장이 감소함에 따라 유리와 인테리어 두 사업 부문의 수익성에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3분기에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현장과 관련한 납품지연이 매출에 부정적으로 반영돼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주택경기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들을 보면 올해 들어 대부분의 지표가 더욱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의 월별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1~9월 착공 물량은 17만1천 호, 분양 물량은 13만 호로 집계됐다. 지난해 1~9월과 비교해 각각 11.4%, 19.8% 감소한 것이다.
최근 착공 및 분양 수준이 낮아져 온 만큼 준공 수치도 감소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준공 물량은 1년 전보다 5.5% 축소된 27만3천 호를 나타냈다.
KCC글라스도 올해 하반기 위축된 착공 및 분양실적, 쌓여 있는 미분양 물량, 입주물량 감소 등을 근거로 건설경기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주력인 유리 부문에서는 중국 등 저가 제품 유입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도 맞물려 수익성이 크게 저하한 상황이다.
KCC글라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건축용 유리의 평균 판매가격은 2024년에 1년 전보다 14.6% 하락했고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보다 17.1% 낮아졌다.
이처럼 현재까지 KCC글라스를 둘러싼 경영환경을 보면 정 회장이 4분기 550억여 원의 적자를 뒤집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이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KCC글라스가 KCC에서 유리, 홈씨씨(인테리어) 등의 사업부문을 분리해 신설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 적자를 눈앞에 두게 된 셈이다.
정 회장은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이 점차 구체화하면서 건설경기가 점차 살아나는 데 기대를 걸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9월7일 2030년까지 수도권에 5년 동안 매년 27만 호, 모두 135만 호를 착공하겠다는 ‘주택공급 확대방안(9.7대책)’을 내놓은 뒤 점차 세부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정부는 135만 호 착공을 차질 없이 달성하기 위해 입법과제 20개를 포함한 9.7대책 후속조치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 도심공급 물량 확대 및 속도 제고를 위해 국토부-한국토지주택공사(LH)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는 등 주택공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서울 용산구 HJ중공업 건설부문 본사에서 열린 ‘국토부-LH 합동TF 및 LH 주택공급특별추진본부 현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김 장관은 올해 안에 추가 주택공급 대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국토부-LH 합동TF 및 LH 주택공급특별추진본부 현판식’에 참석해 “가능하면 올해 안에 추가 공급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노후 청사 재건축, 도시정비,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토부가 연내 추가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주택 착공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부가 공급 확대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바라봤다.
정 회장에게는 건설경기 회복에 따라 더 가파르게 증가할 고수익 유리 제품 수요도 실적 회복을 이루는데 돌파구로 여겨진다.
건설업계에서는 강화한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에 따라 고기능성 코팅유리(로이유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ZEB 인증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을 대상으로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2020년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의무화가 시작된 이 제도는 올해 6월 1천㎡ 이상, 30세대 이상 공공주택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제로에너지건축물 통합 인증시스템에 따르면 ZEB 예비인증 또는 본인증을 받은 건축물은 2021년 1104개에서 2024년 2243개로 확대됐다.
KCC글라스는 ‘커튼월룩(통유리로 보이는 외벽)’ 전용 코팅유리를 출시하는 등 친환경 건축용 유리제품을 개발해 상업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현재 건설·부동산 경기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쉽지 않다 보니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술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판매에 주력하고 해외 거점인 인도네시아 공장을 활용해 수익성을 제고하면서 불황에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