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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재벌·검찰·언론 등 3대 개혁과 함께 민생현안 개혁법안을 제시했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대선 앞두고 소득향상 3법과 생활비절감 3법 제시
우상호 원내대표는 2일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원내 1당으로 막중한 책임감으로 당면한 민생현안 해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가 “소득은 올리고 생활비는 줄이겠다”며 소득향상 3법과 생활비절감 3법을 제시했다.
소득향상 3법은 최저임금법 개정안, 근로기준법 개정안,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다. 이 가운데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최저임금을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의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으로 지난해 7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최저임금은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의 42.7%이고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평균임금의 33.4%에 그친다. 이를 끌어올려 임금 불평등을 막고 실질적인 최저 생활수준을 보장하자는 내용이다.
윤후덕 의원 외에 송옥주 의원과 민병두 의원은 최저임금 하한선을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평균임금의 50%로 하는 안을 내놓았고 이인영 의원은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의 60%로 더 높은 기준을 제시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지난해 7월 강병원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현행법에 상시적 업무에 대한 직접고용 원칙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명문화하는 내용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차별 등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법안이다.
이 외에 통상임금 산입범위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새누리당이 5월 당론으로 발의했다. 통상임금의 범위를 명칭과 관계없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근로에 대해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사전에 정한 일체의 금품으로 정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지난해 5월 백재현 의원이 발의했다. 현행법이 규정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전통시장 영세상인들이 권리금 적용 제외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해 권리금이 떼이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것이다. 12월 윤호중 의원은 대형마트·지하도상가 등 상인들도 권리금을 보호받도록 법안을 냈다.
생활비절감 3법 중 첫번째 법안은 가계비용에서 가장 비중이 큰 주거비를 절감하기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다.
지난해 5월 박영선 의원이 주택임대차 계약기간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1회에 한해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를 한 번에 5% 이상 증액할 수 없는 전월세상한제 등을 담은 개정안을 처음 발의했다.
그 뒤로도 정성호·윤호중·박홍근·김상희·박주민 의원 등이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입법안을 꾸준히 제출해 다수의 법안이 계류 중이다.
또 지역과 직장가입자간 불공평하게 부과되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도 생활비절감 3법에 포함됐다. 양승조 의원은 지난해 7월 건보료 부과체계 이원화를 없애고 소득 중심으로 모든 가입자에게 동일한 부과기준을 적용하는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또 피부양자 제도도 폐지하도록 했다.
소멸시효가 이미 끝난 채권으로부터 서민들이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발의한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이른바 ‘죽은 채권 부활 금지법안’이다.
이 법안은 소멸시효가 끝난 채권의 추심을 금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금융회사가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을 대부업체에 매각해 악의적인 채권 추심이 이어지는 일을 막으려는 것이다.
◆ 재벌·검찰·언론 향한 칼날 세워
우 원내대표는 대표연설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를 향한 비판으로 시작했다. 우 원내대표의 비판은 우리나라의 무너진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한 재벌·검찰·언론의 3대 개혁으로 이어졌다.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 재벌, 검찰, 관료, 언론 어느 한 군데에서라도 견제와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됐다면 대통령 탄핵 같은 헌정사의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며 “민주주의 원리인 견제와 감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형성돼 온 재벌, 검찰, 언론의 부패한 결탁과 담합구조를 청산해야 한다”며 “민주적 감시와 견제장치를 도입하는 것이 2월 국회의 핵심과제”라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재벌개혁 방안으로 소액주주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전자투표제와 집중투표제의 도입, 총수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 감사위원회 위원의 독립성 확보, 총수일가의 방만한 자회사 운영을 막기 위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 통과를 꼽았다.
또 시장경제의 공정성 확립을 위한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가기관이나 피해자들이 업체를 고발할 수 있었다면 가습기살균제처럼 큰 재앙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개혁을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무소불위의 검찰에 대한 견제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검찰이 제대로 된 사법기관으로 거듭나도록 2월 국회에서 공수처법을 반드시 통과해 달라”고 요청했다.
비리검사를 퇴출하고 법조비리와 스폰서검사 근절을 위한 검사징계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검사징계법 강화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언론이 바로서야 특권층의 부정과 반칙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다”며 “언론개혁은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공영방송 사장은 여야가 인정할 수 있는 중립적 인사로 선임하고, 노사동수로 편성위원회를 구성해 방송이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3대 개혁과 민생과제 해결에 이어 현안으로 떠오른 사회개혁과제들도 정리할 것을 촉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정교과서 금지법 제정 △세월호 특조위 2기 구성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특검 도입 △국회 내 성과연봉제 논의 기구 설치 △AI 피해 구제책 마련 △5.18 특별법 개정 △사드배치·위안부합의 등 주변국과 갈등관리를 처리가 시급한 사회현안으로 꼽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