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 그룹이 마침내 ‘정기선 오너경영 시대’를 열었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맨 주먹으로 일궈낸 구 현대중공업 그룹(현재 HD현대 그룹)이 약 37년 간 이어진 전문경영인 체제를 마감하고, 그의 손자 정기선 회장의 3세 오너 경영 체제를 시작한다.
정 신임 회장이 조선, 정유·에너지,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의 핵심 사업이 직면한 글로벌 보호무역 위기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바꾸고, 그룹이 육성하고 있는 미래 신사업이 핵심 성장축으로 발돋움시킬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D현대그룹이 17일 실시한 사장단 인사에서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가 수석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회장은 200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2021년 사장 승진과 지주사 대표선임, 2023년 부회장, 2024년 수석부회장 등으로 고속 승진해 이번 회장 등극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게 재계 반응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책임경영을 위한 '정기선 원톱 체제' 구축이라는 성격이 짙어보인다.
지난 2014년부터 그룹을 진두 지휘했던 전문 경영인 권오갑 회장이 약 40년의 현대중공업 경력을 마치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것이 그 이유다. 정 신임 회장의 부친인 정몽준 전 회장은 1988년 정계 진출을 선언하며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그룹은 37년 간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룹은 이날 사장단 인사에서 정기선 회장이 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선 2021년 이후 그룹 핵심 계열사를 맡았던 HD현대중공업의 이상균 대표이사,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를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가장 높은 자리에서 그룹의 경영적 판단을 내리고, 성과에 책임을 짊어진 만큼 정 회장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조선협력, 중국 조선 업계와의 경쟁, 건설기계 부문 실적개선, 정유·석유화학 부문 신성장동력 발굴 등 핵심 사업의 현안과 로봇·수소·소형모듈원전 등 미래 신사업 육성 등에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조선 부문은 오는 12월1일을 합병기일로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과 해외조선사업을 총괄할 싱가포르 투자법인 설립이 예정돼 있다.
HD현대그룹은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발판삼에 중형선박·유조선·벌크선 등 상선 선종에서의 중국에 독주체제를 깨고, 미국 해군 함정 건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적극 수주해 2035년까지 특수선 사업 연간 매출을 현재보다 10배 늘린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미 조선협력의 핵심 파트너로서 HD현대그룹의 미국 내 조선소 인수, 현지 조선소와 생산협력 확대에 정 회장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정유·에너지 부문의 구조적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을 해법에도 관심이 모인다.
글로벌 정유 시장은 글로벌 전동화 트렌드로 구조적 시장축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역내 공급 증가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조정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사로 정 회장은 건설 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에 대해 HD현대그룹 측은 "최근 실적이 부진한 건설기계 사업의 위기 극복과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건설기계 수요 감소로 HD현대그룹 건설기계 부문의 실적은 2020년대 들어 낮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HD현대의 2025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건설장비 부문은 매출 5조9068억 원, 계속영업이익 3147억 원으로 1년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14.1% 감소했다.
정 회장의 주도로 HD현대그룹이 2021년 발표한 청사진 '2030 수소드림'도 반환점을 돈 만큼, 그룹 계열사의 수소 가치사슬 구축도 곧 구체적 성과로 이어져 '정기선 표' 핵심 사업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이밖에 테라파워와 협력해 추진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한 그룹의 사업 체질 개선에 기여할 로봇공학 사업(HD현대로보틱스) 등의 신사업의 향후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친인 정몽준 현대아산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지주사 HD현대 지분을 물려받는 경영승계 시나리오에는 재계의 관심이 모인다.
1951년 생인 정몽준 이사장의 HD현대 보유 지분율은 26.6%이며, 정기선 회장의 지분율은 6.12%이다.
정몽준 이사장의 보유 지분의 단순 지분 가치만 3조3600억 원으로, 지분 상속 증여시 납부해야 할 세금만 1조7천억 원이 넘는다.
정기선 회장은 그동안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계열사로부터 급여와 HD현대 주식 보유로 받는 현금배당 외에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 수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982년 생으로 서울 대일외국어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HD현대그룹에서는 2016년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 2021년 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2030 수소 사업 비전 발표 등을 주도했다. 신재희 기자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맨 주먹으로 일궈낸 구 현대중공업 그룹(현재 HD현대 그룹)이 약 37년 간 이어진 전문경영인 체제를 마감하고, 그의 손자 정기선 회장의 3세 오너 경영 체제를 시작한다.

▲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가 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다. < HD현대 >
정 신임 회장이 조선, 정유·에너지,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의 핵심 사업이 직면한 글로벌 보호무역 위기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바꾸고, 그룹이 육성하고 있는 미래 신사업이 핵심 성장축으로 발돋움시킬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D현대그룹이 17일 실시한 사장단 인사에서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가 수석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회장은 200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2021년 사장 승진과 지주사 대표선임, 2023년 부회장, 2024년 수석부회장 등으로 고속 승진해 이번 회장 등극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게 재계 반응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책임경영을 위한 '정기선 원톱 체제' 구축이라는 성격이 짙어보인다.
지난 2014년부터 그룹을 진두 지휘했던 전문 경영인 권오갑 회장이 약 40년의 현대중공업 경력을 마치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것이 그 이유다. 정 신임 회장의 부친인 정몽준 전 회장은 1988년 정계 진출을 선언하며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그룹은 37년 간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룹은 이날 사장단 인사에서 정기선 회장이 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선 2021년 이후 그룹 핵심 계열사를 맡았던 HD현대중공업의 이상균 대표이사,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를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가장 높은 자리에서 그룹의 경영적 판단을 내리고, 성과에 책임을 짊어진 만큼 정 회장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조선협력, 중국 조선 업계와의 경쟁, 건설기계 부문 실적개선, 정유·석유화학 부문 신성장동력 발굴 등 핵심 사업의 현안과 로봇·수소·소형모듈원전 등 미래 신사업 육성 등에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조선 부문은 오는 12월1일을 합병기일로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과 해외조선사업을 총괄할 싱가포르 투자법인 설립이 예정돼 있다.
HD현대그룹은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발판삼에 중형선박·유조선·벌크선 등 상선 선종에서의 중국에 독주체제를 깨고, 미국 해군 함정 건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적극 수주해 2035년까지 특수선 사업 연간 매출을 현재보다 10배 늘린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미 조선협력의 핵심 파트너로서 HD현대그룹의 미국 내 조선소 인수, 현지 조선소와 생산협력 확대에 정 회장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정유·에너지 부문의 구조적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을 해법에도 관심이 모인다.
글로벌 정유 시장은 글로벌 전동화 트렌드로 구조적 시장축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역내 공급 증가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조정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사로 정 회장은 건설 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에 대해 HD현대그룹 측은 "최근 실적이 부진한 건설기계 사업의 위기 극복과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건설기계 수요 감소로 HD현대그룹 건설기계 부문의 실적은 2020년대 들어 낮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HD현대의 2025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건설장비 부문은 매출 5조9068억 원, 계속영업이익 3147억 원으로 1년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14.1% 감소했다.
정 회장의 주도로 HD현대그룹이 2021년 발표한 청사진 '2030 수소드림'도 반환점을 돈 만큼, 그룹 계열사의 수소 가치사슬 구축도 곧 구체적 성과로 이어져 '정기선 표' 핵심 사업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이밖에 테라파워와 협력해 추진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한 그룹의 사업 체질 개선에 기여할 로봇공학 사업(HD현대로보틱스) 등의 신사업의 향후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친인 정몽준 현대아산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지주사 HD현대 지분을 물려받는 경영승계 시나리오에는 재계의 관심이 모인다.
1951년 생인 정몽준 이사장의 HD현대 보유 지분율은 26.6%이며, 정기선 회장의 지분율은 6.12%이다.
정몽준 이사장의 보유 지분의 단순 지분 가치만 3조3600억 원으로, 지분 상속 증여시 납부해야 할 세금만 1조7천억 원이 넘는다.
정기선 회장은 그동안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계열사로부터 급여와 HD현대 주식 보유로 받는 현금배당 외에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 수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982년 생으로 서울 대일외국어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HD현대그룹에서는 2016년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 2021년 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2030 수소 사업 비전 발표 등을 주도했다. 신재희 기자